오해: 지금 인류 가운데 상당수는 죽기 전에 기계가 인간의 능력을 앞지르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사실: 대부분 과학자는 인간이 필요 없어질 시기가 설사 온다 하더라도 이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흐른 뒤일 것으로 생각한다.
지난 3월 구글의 딥마인드가 만든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는 인간 바둑 챔피언인 이세돌을 물리쳤고, 실리콘밸리 일각에서는 이것이 진짜 인공지능의 도래가 임박했음을 알리는 전조라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이번 알파고의 성공은 최근의 음성인식과 이미지 인식 등에서 놀라운 진전을 가져온 기계학습 분야의 발달 덕분입니다. 인공지능 분야의 획기적 진보를 알려준 이번 사건은 우리를 점점 더 둘러싸고 있는 영리한 기계들에 대한 우리의 공포감을 자극하는 발화점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인공지능 연구자 대부분은 여전히 “지능 폭발”이라는 아이디어를 크게 지지하지 않습니다.
이 아이디어는 1993년 컴퓨터과학자이자 SF 소설가인 베너 빈지가 처음 고안한 것으로, 기술의 발전이 점점 더 빨라지므로 결국 인간의 지능을 넘어설 기계 지능이 탄생할 것이며, 이때를 “특이점(Singularity)”이라는 단어로 표현하면서 등장한 것입니다. 빈지 박사는 기계가 초인간지능을 얻어낼 시기를 2005년에서 2030년 사이로 예측했습니다.
인공지능 연구자인 레이 커즈와일은 빈지의 아이디어를 더욱 확장해 2006년 펴낸 책 “특이점이 온다(The Singularity Is Near: When Humans Transcend Biology)”에서 기계가 인간의 능력을 앞서는 때를 2045년으로 잡았습니다. 그의 주장은 할리우드 영화인 “트랜센던스(Transcendence)”와 “그녀(Her)”의 모티브가 될 만큼 인기를 얻었습니다.
또한, 최근 스티븐 호킹, 엘론 머스크, 빌 게이츠 등의 유명인들은 무작정 앞을 보고 달려가는 기술의 발전이 인간성을 위협할 수 있는 초지능 기계를 만들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주장에서 하나같이 빠진 것은 바로 그러한 변화가 실제로 가능하다는 과학적인 증거입니다. 실제 뇌과학자와 인공지능 연구자들은 그들의 주장에 회의적입니다.
우선 생물학자들은 생물학적 지능의 원리를 완전히 이해하고 있지 못합니다. 이는 인간의 지능을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모델이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또한, 인공지능 분야의 역사는 그 자체로 과도한 희망과 미흡한 현실의 반복으로 점철되어 있습니다. 인공지능이라는 단어를 처음 만들어낸 수학자이자 컴퓨터과학자 존 매카시는 1960년대 초반, 그를 재정적으로 지원한 미국 국방성 관료들에게 인간 수준의 지능을 가진 기계를 10년 안에 만들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1958년 뉴욕타임스는 해군이 심리학자 프랭크 로센블라트의 신경망 연구에 바탕을 둔 생각하는 기계를 만들 계획임을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그 기사는 10만 달러를 들여 1년 정도 개발하면 생각하는 기계를 만들 수 있다는 예상을 소개했습니다.
특이점이라는 아이디어는 1965년 인텔의 공동창업자인 고든 무어가 이야기한, 집적 소자에 올라가는 트랜지스터의 수가 2년마다 두 배로 늘어난다는 무어의 법칙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이는 곧 기술적 변화의 속도가 초기에는 느리지만, 세대를 거듭할수록 점점 더 빨라지는 기하급수적인 속도라는 뜻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이 무어의 법칙은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보입니다. 트랜지스터의 크기는 원자의 크기에 의해 곧 물리적 한계에 부딪힐 것입니다. 이는 생각하는 기계가 쉽게 등장할 수 없음을 알려주는 더 확실한 증거입니다.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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