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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기만하는 통계 다섯 가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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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관관계는 인과관계가 아닙니다. (Correlation Does Not Equal Causation)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상관관계만 갖고 인과관계를 끌어낼 수 없습니다. 이 문제를 한 번 보시죠.

언론매체들은 틈만 나면 우리의 목숨을 위협하는 수많은 것들에 대해 ‘과학적 연구 결과’라며 대서특필하곤 합니다. 텔레비전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를 보도한 기사에 따르면, 25세 이후에 TV를 보는 30분마다 수명이 11분씩 줄어든다는 것이 밝혀진 뒤 과학자들은 TV 시청이 담배를 피우는 것만큼 나쁘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케이크를 굽는 것을 다룬 ‘먹방’만 줄잡아 여섯 개가 있는데 어떻게 TV 보는 시간을 줄이라는 겁니까?

아니면 주변에 여전히 백신 접종이 어린이에게 자폐증을 일으킨다는 엉터리 주장을 여전히 믿고 있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심지어 그들은 백신 접종률이 늘어날 때 자폐 진단률이 늘어나는 것을 보여주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설득력 있는 그래프를 당신에게 들이밀지도 모릅니다. 그 그래프를 보면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자초지종은 이렇습니다.

텔레비전의 원리가 “주술”과 아무런 연관이 없다는 것을 아는 당신은 텔레비전이 단지 전구와 전선이 가득한 상자라는 것도 아실 겁니다. 그렇다면 전자공학의 양성 전지가 어떻게 방의 건너편에 있는 여러분의 몸속에서 생명력을 빨아들이고 있는 걸까요? 이를 과학적으로 이해하거나 설명하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사실 바로 그게 문제입니다. 문제의 기사는 상관관계를 인과관계로 오해해 보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아는 것은 엄밀히 말해 텔레비전과 죽음이 어느 정도 관련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뿐입니다. 텔레비전을 많이 보는 것과 조금 일찍 죽는 것을 두고 한쪽이 다른 쪽을 일으키는 원인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지금 여기서 일어나고 있는 일도 똑같습니다. 운동하기 싫어하는 사람들이 정적인 취미(예를 들면 TV 시청)를 갖는 경향이 있고, 운동하지 않으면 건강이 나빠져 수명이 짧아진다는 건 잘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이를 토대로 정적인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수명이 짧다고 한다면, 이는 독서가 수명에 해롭다는 말이 됩니다.

잘 알려진 또 다른 예로 아침을 먹는 아이들의 학교 성적이 좋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통계를 보면 아침을 먹는 것과 준수한 학업 성적 사이의 상관관계는 분명합니다. 이를 본 학부모들은 아이를 좋은 대학에 보내겠다는 일념으로 잠도 덜 깬 아이들의 목구멍에 아침밥을 밀어 넣었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과학 연구’ 결과, 아침을 먹는 것과 아이들의 지능 사이에는 실제로 아무런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단지 생활환경에 문제가 있어서 아침을 못 먹는 아이들이 학교생활도 원활하지 못하고 그래서 학업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인 경우가 많았던 것이죠.

이 문제가 왜 중요하냐고요?

만약 그저 학기 중에 와플 판매가 좀 늘어나는 것으로 그치고 말았으면 별로 문제가 될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온 사회가 각종 문제의 원인을 잘못 인식하게 되면 그때는 정말 문제가 심각해집니다. 예를 들어, 자폐증 진단을 받는 아이들의 숫자가 실제로는 백신 접종률과 같이 증가하지 않고, 단지 우리가 자폐증을 진단하는 기술이 향상한 덕분에 증가한 것인데도 아이들의 생명을 구하는 백신 접종이 자폐증을 일으킨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생각해보세요. 백신에 경기를 일으키는 사람들의 반대편에 선 백신 옹호자들은 이를 증명하기 위해 또 다른 그래프를 준비했습니다. 몸에 좋다는 유기농 식품의 판매와 자폐증 환자 사이에는 거의 완벽한 양의 상관관계가 발견됩니다. 그렇다면 이걸 보고 유기농 식품이 자폐증을 일으켰다고 주장할 건가요? 아니면, 자폐증 환자가 늘어났는데 이들이 유기농 식품을 특히 좋아하기라도 해서 유기농 식품 판매가 늘어난 거라고 우길 건가요? 있지도 않은 인과관계를 억지로 찾아내려 하는 데서 수많은 오해와 오판이 생기는 겁니다. (Cracked)

* “당신을 기만하는 통계 다섯 가지” 글은 하버드대학 통계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탁형석 님이 초고 번역 작업과 감수를 맡아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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