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옮긴이 : 프랑스 노동법 개정안에 대한 반대 시위가 3월 9일, 프랑스 전국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습니다. 리베라시옹에서는 노동시간 및 급여의 조정, 기업의 경제적 이유로 인한 해고 등 친 기업적인 안이라 평가되는 소위 엘 콤리(El Khomri, 프랑스 노동부장관)안에 대한 정부 및 반대 측에서 주장하는 기만적인 허풍들과 그 실상에 대해 검토하였습니다.
경제적 이유로 인한 해고와 관련해서는 아무런 변화도 없을 것이라고요? 총리의 엄청난 거짓말!
이번 노동법으로 해고가 쉬워진다고요? 절대 아닙니다! ‘경제적 이유로 인한 해고’에 대한 설명 과정에서 있었던 지난 일요신문(JDD) 인터뷰에서의 총리의 말입니다. 총리는 “일각에서는 이번 법안을 통해 경영자들이 원하는대로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게 된다고 하는데, 이는 틀린 말입니다. 이번 법안은 새로운 해고의 사유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전부터 적용되고 있었던 해고 사유를 더욱 분명하게 고친 것일 뿐입니다.”
실상 : 이번 법안은 새로운 해고 사유를 하나도 만들지 않는 것일까요? 이는 총리의 말장난입니다. 물론 “경제적 이유로 인한 해고”는 이전부터 존재했던 “경제적인 어려움”, “기술적인 변화”, “경쟁력 유지와 기업의 존속을 위해 필요한 기업의 재조직”의 사유에서 이어진 것입니다. 그러나 이전에는 “경제적인 어려움”의 판단이 법원에 달려있었는데 비해, 개정안은 해고 사유를 정당화할 수 있는 기준을 추가하고 있습니다.
이번 개정안은 해고에 대한 법률적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고 사회적 권리 전문 변호사인 에마뉘엘 모제(Emmanuel Mauger)가 설명합니다. 엘 콤리 개정안은 예를 들어 경제적인 어려움을 “주문량 감소 혹은 적자”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일부 수치의 저하가 절대 해고를 정당화할 수 없었습니다. 이를 통해 기업의 적자라는 요소만으로도 원칙적으로는 지극히 현실적이고도 중대한 판단을 요하는 해고에 대한 법원의 결정을 요구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또 다른 변화로 기업의 경제적 상황이 전국적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고려 대상이 됩니다. 지금까지 법원은 경제적 어려움을 판단할 때 해당 기업이 속하는 산업 분야의 상황을 고려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은 앞으로 전체 산업 분야가 아닌 국내 상황만을 놓고 이를 판단하게 되는 것입니다.
임금이 낮아지는 일은 없습니다. 총리의 기만.
마누엘 발스(Manuel Valls)는 일요신문와의 인터뷰에서 임금이 낮아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초과근무수당이 더이상 할증되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하시는데, 그것도 틀린 말입니다. 초과 근무시간에 대해서는 언제나처럼 법정근로시간보다 더 많은 수당이 지급될 것이며, 어떠한 경우에도 임금을 낮출 수는 없을 것입니다.”
실상 : 이는 최소한 성급한 단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엘 콤리안은 기업이 초과근무수당의 할증률을 최소 10% 이상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이는 기존에 비해 10% 이상 초과근무수당이 삭감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기존 노동법에는 초과근무시 최소 25%의 할증률을 적용하도록 되어 있음). 기존에도 일부 분야별 협의를 통해 25% 이내의 초과근무수당 할증률을 허용한 경우가 있었으나, 개정안이 예고하는 내용대로면 기업의 협의를 통해서도 분야별 협의보다 더 낮은 할증률을 적용할 수 있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단순한 기업의 합의를 통해 초과근무수당을 낮출 수 있는 것이며, 이는 총리가 의도하건 그렇지 않았건 결국 수입의 감소로 이어집니다. 물론 초과근무시간에 대한 할증률은 적용되는 것입니다.
현재 85%의 근로 계약이 CDD(특정기간계약)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정부)
이는 이미 잘 알려져 있으며, 정부가 수 주 전부터 주기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주장입니다. 즉 신규 근로 계약에서 CDD의 증가로 나타나는 사회의 불안정화는 새로운 법안을 필요로 한다는 것입니다. 지난 화요일 오전, 라디오 프랑스 Info에서 나자 발로-벨카셈(Najat Vallaud-Belkacem)은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머릿속에 예를 들어 80% 이상의 새로운 신규 계약이 CDI(불특정기간계약)이 아니라는 사실을 생각하고 있나요? 특정 시점을 지나면서 우리는 새롭게 진화한 노동시장을 마주하게 되었으며, 이에 우리의 법안도 적응해야 합니다.”
실상 : 사실입니다. 오늘날 80% 이상의 근로 계약이 CDD(특정기간계약)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노동부에서 제공하는 가장 최신 자료를 따르면, CDD는 2015년 1분기의 85.3%를 차지하였으며, 심지어 2008년 이래로 CDD 계약의 비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러나 이는 결코 근로자들 사이에서 CDD가 제도화되었음을 나타내지 않습니다. 직업을 가지고 있는 근로자들 전체를 살펴보면 CDD/CDI(불특정근로계약)의 비율은 정확히 반대의 양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약 87%의 근로자들이 CDI 계약 상태이며 CDD는 10%, 임시근로는 3% 정도의 비율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 비율은 15년 전부터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즉 임금노동자들의 대부분은 여전히 CDI로 남아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신규 계약은 대부분 CDD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순은 어떻게 설명될 수 있을까요? 먼저 이는 특정기간계약의 증가는 최근에 시작된 현상이라는 점이기 때문입니다. 80년대 CDD는 전체 계약의 5% 이하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는 최근 들어 계약 기간이 매우 짧은 CDD가 급증하여 수치를 부풀렸기 때문입니다. 21세기 초부터 1개월 이상의 CDD의 수는 비교적 안정되고 있지만, 1개월 미만의 CDD는 급증하였습니다(230% 이상 증가). 특히 1주 미만의 CDD가 크게 증가하였습니다. 같은 직책에 대해 계속해서 CDD를 이용하는 등 부분적으로는 실패를 허용하는 CDD 사용 방식의 발전으로 인한 것이기도 합니다. 즉 수치에 나타난 근로계약의 많은 경우는 재계약에 해당하며, 같은 직책에 대한 같은 근로자의 계약인 경우도 있습니다.
즉 현재 전체 근로자의 87%는 여전히 CDI에 해당하며, 이 수치는 지난 15년 동안 크게 바뀌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러한 방식의 통계치 이용은 다분히 의도적인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노동법 개혁에 반대하는 이들의 거짓말
주당 60시간 근로로 나아간다고요?
개혁안에 반대하는 이들도 기만 전술에 있어서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지난주 목요일 iTélé에 출현한 올리비에 브장스노(Olivier Besancenot)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번 개혁안에는 근로 시간과 같은 문제에 대해 매우 해로운 방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최대 48시간인 주간근로시간을 노동 감찰 없이 60시간으로 늘리는 이번 법안은 많은 이들에게 심대한 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실상 : 이번 법안이 노동 시간과 관련된 많은 부분을 수정한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 부분은 아닙니다. NPA(반자본주의 신정당) 당원의 위와 같은 설명은 이미 뒤쳐진 것입니다. 사실 최대 근로시간을 48시간에서 노동 감찰 없이 60시간까지 늘릴 수 있도록 한 것은 파리지앙에 발표되었던 개혁안 초안의 내용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법안에는 다른 내용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이 두 번째 초안에서도 60시간 근로를 언급하고는 있지만, 행정적 허가가 있는 경우에 한하며, 올리비에 브장스노의 언급과는 달리 노동 감찰 하에서만 가능합니다.
결국 새로운 개혁안과 관련된 입방아가 실제 사실에서 크게 벗어난 것은 아니었습니다. 현재 노동법 3121-35조는 이미 특수한 경우, 특정 기업에 대해서는 주당 60시간 근로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논쟁의 와중, 스웨덴에서는 주당 30시간 근로가 이루어진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RTL에서 정부안을 반대하는 주요 인물인 카롤린 드 아스(Caroline de Haas)는 유럽 다른 지역에서 이루어지는 개혁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하였습니다. “스웨덴의 사례를 살펴봅시다. 그들은 이미 상당한 수준의 실업률을 보이고 있음에도 주당 30시간 근로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왜 총리는 이러한 개혁안을 제시하지 않나요? 스웨덴에서 그들은 주당 근로시간을 30시간으로 낮추며 실업률을 낮추려고 하고 있습니다.”
실상 : 정치적 논쟁 과정에서 언급되는 해외 사례들이 대체로 근거가 없다는 점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2014년 스웨덴의 실업률은 7.9%였으며, 이는 프랑스의 실업률보다 한참 낮은 수치입니다(2015년 4분기 프랑스 실업률은 10.3%). 또한 스웨덴이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노동시간을 단축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주당 30시간(혹은 32시간, 출처에 따라 다름) 근로의 전설은 2015년 11월, 몇몇 언론에서 스웨덴의 사례를 언급하며 돌기 시작했습니다. 예테보리 시장이 하루 6시간 근로를 시험적으로 적용했다는 내용입니다. 그러나 이는 예테보리 시립 양로원에서 일하는 몇몇 이들에게만 한정된 것이었습니다. 이 시도는 2017년 초까지 이루어질 예정이며, 근로시간이 근로자의 건강과 그들의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하기 위한 것이었으며, 실업률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었습니다.
가디언이나 리베라시옹과 같은 여러 매체에서는 같은 지역에 있는 토요타 공장 등 일부 사기업에서도 근로시간을 단축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 이 사건을 기사화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실제로는 실험적 시도였던 것이 어떤 이들에게는 스웨덴 전체가 하루 근로시간을 6시간으로 단축했다는 일반적인 사실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사실이 너무나도 널리 퍼졌던 나머지 스웨덴의 주요 언론에서 전 세계의 기사들을 검토하여 사실 확인을 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스웨덴에는 최소 근로시간이라는 개념이 없습니다. 그러나 주당 최대 근로시간은 40시간이며, “각각의 작업장이 주당 40시간 근로하기에 적절한 조건을 유지한다는 조건”이 있으며, “하루 6시간 근로는 특수한 사례입니다”라고 노동부는 결론짓습니다.(리베라시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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