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미국인이 고등학교에서 기하와 대수를 포함하여 수학을 배우지만, 정작 전국적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성인의 82%가 카펫 치수와 넓이당 가격을 알려줘도 카펫 가격을 제대로 계산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OECD가 24개국을 대상으로 기본적인 산술 능력을 조사한 결과 미국은 22위에 그쳤습니다. 이대로는 안 됩니다. 더 많은 수학을 가르쳐야 할까요?
진짜로 필요한 능력은 정작 제대로 가르치지 않고 있는데, 미국 수학협회는 이를 “정량적 문해능력”이라 부릅니다. 물론 고등수학은 중요하지만 일상에서는 잘 쓰이지 않죠.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간단한 숫자를 계산하고 그래프와 차트를 읽는 것입니다. 정량화 시대로 들어서면서, 이제 소수점과 비율은 명사와 동사만큼이나 중요합니다.
말은 쉽지만 간단한 문제는 아닙니다. 나는 학부에서 수리력 101(Numeracy 101)을 가르치고 있는데, 선행학습과목은 중학교 산수에 불과합니다. 그럼에도 학생들은 숙제가 선형부등식만큼이나 어렵다고 토로합니다. 미시간과 뉴욕에서 대학교 선행학습과목(advanced placement classes, AP) 수업을 참관할 기회가 있었는데, 수업은 기대와는 전혀 달랐습니다.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숫자들, 즉 수입을 나타내는 숫자나 기후 변화, 혹은 스마트폰 사용이 뇌에 나쁜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 비판적으로 생각하고 주어진 자료의 출처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지 배우리라 기대했으나, 정작 수업은 완전히 박사과정 심사자의 연구 세미나나 다름없었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중도에 포기했습니다. 이건 단순히 수업이 어렵기 때문은 아니었습니다. 학생들은 추상적인 공식 계산이 어떻게 일상생활과 연결되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카네기 고등교육재단이 2012년 19개의 커뮤니티 칼리지에 도입한 통계과목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한 예로 “통계의 길”이라 불리는 과목에서는 유관표를 바탕으로 카이스퀘어 검증의 동질성을 계산하는 것이 과제입니다. 많지 않은 수강생 가운데 여럿이 수업 시간 외에도 추가로 도움을 받았는데도 거의 절반 이상의 학생이 D나 F를 받고 낙제했습니다.
대체 어떤 문제를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 걸까요?
한 방법은 데이터를 시각화해서 보여주는 것입니다. 가령 내가 지도한 한 수업에서는 얼마나 많은 미국 가정이 집전화와 핸드폰을 소유하고 있는지 차트로 나타내어, 코네티컷과 아칸소 두 주를 비교하도록 했습니다. 또한 시각화된 자료를 통해 변화하는 트렌드를 파악하게 하거나, 서로 다른 두 해의 출산율을 비교하게 하여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화를 이해하도록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어떻게 수학이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정리하고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지에 관해 얘기를 나눴습니다.
단순히 이 모든 수학을 가르치기만 한다면 모두가 숫자에 능통해지리라는 가정은 잘못됐습니다. 애리조나 대학의 수학자인 데보라 휴-할렛은 “고등수학을 공부한다고 해서 반드시 높은 수준의 정량적 문해력을 갖게 되는 것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아마도 이건, 수학이 정확한 답을 요구하는 반면 우리 사는 세상은 끊임없는 예측을 요구하기 때문일지 모릅니다.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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