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 특정 운동이 뇌 건강을 증진하는 데 특히 좋다는 연구가 나왔습니다. 과학자들은 달리기와 웨이트 트레이닝, 속도와 강도가 다른 운동을 교차로 시행하며 효용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 인터벌 트레이닝 등 총 세 가지 운동이 뇌 신경에 미치는 영향을 직접 비교했습니다. 이 실험 결과만 놓고 보면, 강도 높은 운동이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뇌에 별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운동이 전체적으로 뇌의 부피를 늘리고 나이가 들면서 뇌 속 회백질에 생기는 작은 구멍을 줄여주는 등 뇌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건 여러 차례 연구를 통해 이미 검증된 일입니다. 또한, 운동이 이미 성숙한 뇌에 추가로 새로운 뇌세포를 만들어내는 성인의 신경 조직을 강화해준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동물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러닝머신 위에서 달리기를 한 동물의 뇌 속 해마 부위에서는 (아무런 운동을 하지 않은 동물의 해마에 비해) 신경 세포의 수가 두세 배나 많이 관찰됐습니다. 해마는 학습과 기억을 담당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조직으로, 과학자들은 동물의 해마에서 나타나는 현상이 인간의 해마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실험은 주로 달리기라는 한 가지 운동 방법에 초점을 맞춰 왔습니다. 반면, 최근 <신경학>에 실린 핀란드 지바스키야(Jyvaskyla) 대학 연구팀은 다 자란 수컷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새로 생성되는 뇌세포를 관찰할 수 있는 물질을 주입한 뒤 각기 다른 운동을 시켰습니다.
대조군에 속한 쥐에게는 아무런 운동도 시키지 않는 동안, 연구진은 한 집단의 쥐를 내킬 때마다 쳇바퀴에서 계속 돌 수 있도록 했고, 달리지 않으려는 쥐에게는 꼬리 끝에 작은 추를 달아 벽을 오르게 시켰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집단의 쥐들은 인터벌 트레이닝과 유사한 한 세트에 15분 걸리는 격렬한 운동을 시켰습니다.
이런 운동 패턴을 총 7주간 지속한 뒤 연구진은 각 실험용 쥐의 해마 속 뇌 조직을 들여다봤습니다. 어떤 운동을 했느냐에 따라 뇌 조직의 상태는 무척 달랐습니다.
먼저 쳇바퀴에서 꾸준히 달린 쥐들의 신경 조직은 무척 활성화됐습니다. 아무런 운동도 하지 않은 대조군에 속한 쥐들의 해마에는 예상대로 별다른 변화가 없었던 데 반해, 달리기를 한 쥐들의 해마에는 새로 생겨난 신경 세포가 가득했습니다. 더 먼 거리를 달린 쥐일수록 신경 세포가 더 많이 관찰됐습니다.
강도 높은 인터벌 트레이닝을 한 쥐들의 경우 새로 생겨난 신경 세포의 수가 대조군에 속한 쥐보다는 많았지만, 장거리 달리기를 한 쥐보다는 훨씬 적었습니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 쥐들은 신체적으로는 강해졌을지 모르지만, 뇌에는 거의 변화가 없었습니다. 신경 조직이 활성화됐거나 해마에 새로운 뇌세포가 늘어나거나 하는 변화가 전혀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아니기 때문에 섣부른 확대 해석을 경계해야 하겠지만, 여전히 이번 연구의 파장은 작지 않습니다.
“인간에게도 뇌 건강을 증진하는 데 꾸준한 유산소 운동이 가장 좋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연구를 이끈 지바스키야 대학의 미리암 노키아(Miriam Nokia) 박사의 말입니다.
왜 오래달리기가 신경 조직을 자극하고 활성화하는 데 좋은지는 아직 확실치 않지만, 연구진은 오래달리기가 뇌유도 신경영양 인자(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라는 물질의 생성을 촉진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더 많이, 오래 달릴수록, 이 물질도 더 많이 생성된다는 겁니다.
웨이트 트레이닝은 근육을 키우는 데는 더없이 좋겠지만, 뇌유도 신경영양 인자의 생성을 촉진하는 데는 별 효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꼬리에 추를 매달았던 쥐의 해마에 별다른 변화가 없던 이유도 비슷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보고 있습니다.
노키아 박사는 또 강도 높은 인터벌 트레이닝의 경우, 너무 지나친 운동이 오히려 몸을 지치게 하고 스트레스를 줘 해마의 신경 조직은 덜 자극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실험 결과를 두고 뇌 건강을 위해 반드시 달리기 혹은 꾸준한 유산소 운동만 고집해야 한다고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이런 운동이 해마 부위의 신경 조직을 가장 효과적으로 자극한다는 것이 밝혀진 것일 뿐,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인터벌 트레이닝이 뇌의 다른 부분에 다른 방식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뇌 속에 혈관이 더 촘촘하게 생겨난다거나 뇌세포 간 연결이 활성화되는 식으로 말이죠.
지금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인터벌 트레이닝을 위주로 운동을 하고 계신다면, 당장 모든 걸 바꾸실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다만, 적어도 이번 실험을 통해 확인된 해마의 활성화를 염두에 두신다면, 때때로 조깅이나 유산소 운동을 곁들이는 걸 추천합니다.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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