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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소플라즈마: 영장류가 고양잇과 동물을 두려워하지 않게 만들었을 수도

우리의 영장류 조상 중 상당수는 고양잇과 동물의 위장에서 삶을 마감했을 것입니다. 인간 조상들의 뼈 화석에서 발견되는 표범의 이빨 자국들이 그 좋은 증거입니다.

오늘날에도 고양잇과 동물들은 영장류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코트디부아르의 침팬지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침팬지 한 마리가 한 해 동안 표범의 공격을 받을 확률이 30%에 이른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이런 영장류와 고양잇과 동물 사이의 포식 관계에 톡소플라즈마 기생충 역시 어떤 역할을 맡고 있다는 새로운 연구가 발표되었습니다. 곧, 영장류의 뇌로 들어간 이 기생충이 고양잇과 동물들을 덜 두려워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톡소플라즈마는 이를 통해 무엇을 얻을까요? 바로 고양잇과 동물의 몸속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된다는 것이지요.

톡소플라즈마 곤디로 알려진 이 기생충은 지구상에서 매우 성공적으로 퍼진 단세포 생물입니다. 미국인의 약 11%가 뇌에 이 기생충을 가지고 있으며 국가에 따라 인구의 90%가 이를 가진 예도 있습니다.

톡소플라즈마는 태아와 몇몇 면역이 약한 사람들에게 큰 해를 끼치지만, 대부분 사람에게는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습니다. 건강한 면역 시스템은 이 기생충을 관리할 수 있습니다.

포유류와 조류 역시 톡소플라즈마에 감염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고양잇과 동물은 이 기생충의 삶에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고양잇과 동물이 톡소플라즈마에 감염된 다른 동물을 먹을 때 톡소플라즈마는 고양잇과 동물의 내장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됩니다. 이곳에서 톡소플라즈마는 번식 후 “난포낭(oocyst)”을 만들어 고양이의 배설물을 통해 배출합니다. 난포낭은 다른 동물에 먹힐 때까지 몇 달 동안을 버틸 수 있습니다.

1990년대 과학자들은 톡소플라즈마에 감염된 설치류가 선천적으로 가진 고양이 냄새에 대한 두려움을 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어떤 쥐들은 오히려 고양이 냄새를 더 선호하게 바뀌었습니다. 연구진은 톡소플라즈마가 숙주의 행동을 변화시켜 고양이에게 먹힐 확률을 높인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기생충이 쥐의 뇌에서 공포와 관련된 부분을 변화시킨다는 사실이 발견되었습니다. 스탠포드 대학의 생물학자 로버트 M. 사폴스키는 이 발견이 여러 과학자로 하여금 톡소플라즈마를 설치류에 최적화된 기생충으로 보게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런 관점에서 “설치류가 아닌 다른 종을 감염시킬 수 있는 수억 마리의 톡소플라즈마는 그저 진화적으로 엉뚱한 길에 이른, 막다른 골목에 이른 존재들일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톡소플라즈마는 인간의 뇌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이 발견되었습니다. 2015년 발표된 연구는 톡소플라즈마에 감염된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더 공격적으로 바뀌며, 감염된 남성은 그렇지 않은 남성보다 더 충동적으로 행동하게 된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프랑스 몽펠리에에 있는 기능진화생태학 연구소의 생물학자 클레멘스 푸와로는 정말 톡소플라즈마의 영향력이 우리가 연구해 본 몇몇 종에만 한정될지에 의문을 가졌습니다. 그녀와 그녀의 동료들은 침팬지를 연구해보기로 했고, 가봉의 영장류 연구소에 있는 33마리를 대상으로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33마리 중 9마리가 톡소플라즈마에 감염되어 있었습니다.

이들은 이 침팬지가 고양이 냄새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조사하는 대신 침팬지의 포식자인 표범에 대해 조사했습니다. 가봉 동물원의 수의사는 표범의 소변을 구해 주었고, 연구진은 이 소변을 침팬지가 사는 지역을 둘러싸고 있는 울타리에 뿌렸습니다.

연구진은 침팬지들이 이 울타리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보았습니다. 그들은 또한 침팬지의 포식자가 아닌 인간, 사자, 호랑이의 소변 역시 실험했습니다.

때로 침팬지들은 그 냄새를 맡고 다가와 이를 확인하기도 했으며 때로는 그저 무시하기도 했습니다. 연구진은 톡소플라즈마에 감염되지 않은 원숭이들은 인간의 소변보다 표범의 소변을 덜 확인한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는 가설에 정확히 부합하는 결론입니다. 톡소플라즈마에 감염되지 않은 침팬지들은 표범의 냄새를 두려워해 이를 멀리한다는 것이지요.

반면, 톡소플라즈마에 감염된 침팬지들은 표범의 소변을 인간의 소변보다 더 자주 확인했습니다. 이는 톡소플라즈마에 감염된 쥐가 고양이를 덜 두려워하는 것과 같은 결과입니다.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사폴스키 박사는 “톡소플라즈마가 영장류와 고양잇과 포식자 사이에서도 같은 역할을 한다는 것이 매우 흥미롭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른 과학자들도 이 연구에 흥미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UC 버클리의 마이클 B. 아이센은 이 실험이 침팬지의 행동을 설명할 수 있는 다른 요인들을 배제하기에는 부족해 보인다고 답했습니다.

그는 톡소플라즈마와는 무관하게 침팬지마다 표범에 대한 타고난 반응이 다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결과지만 아직 확정적인 결론을 내릴 수 있는 단계는 전혀 아니라고요.”

포와로는 침팬지들이 톡소플라즈마에 걸리기 전과 걸린 후를 비교함으로써 그가 말한 가능성을 제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인정했습니다. 물론 이를 실험하기는 매우 쉽지 않은 일이 될 것입니다.

적어도 이번 실험이 기생충이 침팬지를 조종한다는 여러 증거 중의 하나는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톡소플라즈마는 자신들의 포식자가 아닌 다른 동물의 소변에는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았어요. 표범의 소변에만 영향을 끼쳤지요.”

이는 특정 동물에게 먹혀야만 하는 기생충의 입장에서 택할 수 있는 최적의 생존 전략입니다. “이렇게 특정 동물에게만 다르게 행동하도록 만든다는 점이 그 원인이 톡소플라즈마에 있을 가능성을 높여줍니다.”

그녀는 톡소플라즈마가 다른 영장류에는 어떻게 작용할지를 보는 것이 의미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어쩌면 우리의 영장류 조상이 톡소플라즈마의 주요 숙주였을지 모릅니다.

그리고 수천 년 전 집고양이가 등장하자 이 기생충은 설치류를 새로운 숙주로 삼았을 수 있습니다.

“어쩌면 톡소플라즈마가 인간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그저 우연한 진화의 결과가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사폴스키의 말입니다.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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