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잔: 이 책에는 또 다른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어요. 바로 사기 사건이 실제보다 신고되는 확률이 낮다는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코니코바: 한 가지 이유는 사람들이 자신의 명예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자신이 다른 이에게 속았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는 겁니다. 그리고 자신의 명예를 너무나 중요하게 생각한 나머지, 스스로도 자신이 속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들은 자신이 어리석어서 속았다기보다는 그저 운이 없었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자신을 포장하고 변명하는 능력은 매우 뛰어나기 때문에 스스로를 속이는 능력 역시 놀랄 만큼 뛰어납니다. 누구도 자신이 다른 이들에게는 뻔한 사기에 당한 불쌍한 멍청이라고 생각하고 싶어 하지 않지요.
우리는 자신이 영리하고 이해가 빠르며 똑똑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그저 “운이 없었어, 동전 던지기였지, 투자 결정이 좋지 않았어, 이 사람은 진지한 관계를 원하지 않았던 거야”라고 말하고 말지요. 재미있는 점은, 바로 이런 특징 때문에 대부분 사람이 자신의 실수로부터 배우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이 책을 쓰면서 내가 새롭게 배운 점 한 가지는 이미 사기를 당했던, 곧 사기를 잘 당하는 멍청이 리스트를 사기꾼들이 사고판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한 번 사기를 당했음에도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한다는 점에서, 사기꾼들에게는 최고의 먹잇감이지요.
카잔: 안타깝네요. 그러니까 사기를 당한 사람은 또 사기를 당하기 쉽다는 뜻이군요.
코니코바: 바로 그 말이죠. 황당하고, 또 슬픈 일이지요. 일부러 이 책에는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많이 넣지 않았어요. 그랬다면 전혀 다른 책이 되었겠죠. 만약 피해자 입장에서 책을 썼다면, 너무 끔찍한 이야기들이 많아 사람들은 눈물을 흘리며 책을 덮어야 했을 거예요. 이 책에 나오는 사기꾼들은 활발하고 흥미로운 사람들로 보이지만,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 역시 재미있지만, 그들이 다른 이들의 삶을 파괴했다는 사실은 알아야 해요. 나는 사기를 당한 뒤 자살을 시도한 여러 명과도 인터뷰를 했습니다.
카잔: 이 책을 다시 쓴다면 무얼 바꾸고 싶나요?
코니코바: 두 가지가 있어요. 이 책을 다 썼을 때 나는 정말로 인간에 대한 불신으로 가득 차게 되었고 모든 인간에 대해 혐오감을 가지게 되었죠. 이를 극복하기위해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난 3년 동안 이런 사기꾼들과 시간을 보낸 것은 사실이지만, 인류 전체로 본다면 이들은 소수에 불과할거야.’ 아마 처음부터 이를 알았더라면 모든 것을 다르게 했을 거예요. 그들을 더 의심했을 테고, 더 냉소적으로 대했겠지요. 사실 이건 그저 어려운 일이 아니라 불쾌한 일이기도 했어요. 모든 제안에 대해 ‘아니’라고 말하게 되었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거나 새로운 경험을 할 수도 없었어요. 한참 시간이 지나고서야 예전의 상태로 돌아올 수 있었죠. 내가 여기에서 배운 교훈은 어떤 제안이 사실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좋게 들린다면, 일단 의심해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쩌면’이란 건 없어요. 예외는 없어요. 너무나 확실한 규칙이죠. 그리고 당신이 예외가 아니라는 사실도 중요해요. 이 사실만 명심해도 수많은 사기를 피할 수 있지요. 이 말은 곧 이를 행동으로 옮기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뜻이기도 해요. 이것이 어려운 이유는 우리는 늘 자기 자신은 특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내 말은, 우리는 모두 특별하다는 것이고요.
카잔: 당신은 사기를 당한 적이 있나요?
코니코바: 모르겠네요. 작은 종류의 사기에는 분명히 몇 번 당했을 거예요. 내가 믿고 돈을 준 어떤 이들은 사실 그들이 말한 그런 사람이 아니었을 것이 분명해요. 나는 그저 그들의 이야기에 속아 넘어간 거죠. 예를 들어, 나는 몇 년 전 자기가 하버드 졸업생이라는 사람을 만난 적이 있어요. 나는 ‘대단하군요’라고 말하고 이야기를 계속했죠. 내가 다른 사람에게 이 이야기를 하자, 당신도 눈치챘겠지만, 그는 어떤 종류의 기록에도 나타나지 않았어요. 그러니까 어쩌면 그는 하버드를 다니지 않은 거죠. 물론 진짜 답은 알 수 없죠.
나는 누군가에 대한 글을 쓸 때에는 그들이 말한 사실을 따로 확인합니다. 하지만 파티에서 누군가를 만났을 때, 그들이 자신이 다닌 학교나 직장을 모두 확인할 수는 없는 거죠.
내가 아는 한, 큰 종류의 사기에는 당한 적이 없어요. 피라미드 조직에 속은 적도 없고, 인터넷 데이트를 한 적이 없으니 자신의 정체를 속이는 사람을 만난 적도 없죠. 사이코패스를 사귄 적은 한 번 있어요.
카잔: 우리도 다 그렇지 않을까요? 사기꾼이 아닌 선한 이들이 이 사기에 사용되는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그러니까 다른 사람인 척하는 것 말고 그저 약간 더 상대방을 설득하는 그런 종류 말입니다.
코니코바: 물론이죠. 사람들은 선한 목적으로 쓰일 기부를 받기 위해 이를 이용합니다. 수많은 이들이 좋은 의도건 나쁜 의도건 이런 방법을 사용하지요.
한편으로는 누가 그들의 의도를 선한 것인지 악한 것인지 판단할 수 있느냐의 문제도 있죠. 자신의 이익을 위해 다른 사람을 속인다면, 그건 사기이죠. 그러나 어떤 다른 이들을 그들이 동의하지 않는 어떤 선한 일에 기부하게 하려고 속이는 거라면 그건 정말 선한 일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사기꾼들이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How to Win Friends and Influence People)”을 성경처럼 여긴다는 것입니다. 카네기의 의도는 물론 그게 아니었을 텐데 말이죠. 나는 늘 이 사실을 생각하며 웃음 짓습니다.
(아틀란틱)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쓰고…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쓰고…
* 비상 계엄령 선포와 내란에 이은 탄핵 정국으로 인해 한동안 쉬었던 스브스프리미엄에 쓴 해설 시차발행을…
우리나라 뉴스가 반헌법적인 계엄령을 선포해 내란죄 피의자가 된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하는 뉴스로 도배되는 사이 미국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 투표가 오늘 진행됩니다. 첫 번째 투표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집단으로 투표에…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와 해제 이후 미국 언론도 한국에서 일어나는 정치적 사태에 큰 관심을 보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