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나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를 하나 접했습니다. 33살 난 컨설턴트인 니알 라이스는 그가 잃어버린 고대의 불꽃을 다시 만나게 해주겠다고 약속한 두 명의 맨하튼 점쟁이들에게 모두 8억 원이 넘는 돈을 주었습니다. 어떻게 사람이 그렇게 어리석을 수 있을까요? 라이스 자신도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듯 보였습니다. 그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그저 자신이 속았다고만 말했습니다.
이런 종류의 사기는 생각보다 더 흔한 것으로 보입니다. 뉴요커에 글을 쓰는 심리학자 마리아 코니코바는 그녀의 새 책 “신용 게임(The Confidence Game)”에서 설명한 것처럼 우리가 실연했거나 감정적으로 불안정할 때 사기꾼들은 인간의 감정을 천재적인 (동시에 사악한) 방법으로 조종합니다. 아래 코니코바와의 인터뷰에서 그녀는 왜 사기가 일어나는지 그리고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 설명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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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잔: 당신 책에는 정말 많은 사기 이야기들이 있어요.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어떤 것인가요?
코니코바: 너무 많아서 고르기가 어렵네요. 그중에서도 가장 내가 흥미롭게 생각한 것은 페르디낭 왈도 디마라의 이야기입니다. 아마 가장 흥미로워서 책의 처음부터 이야기를 꺼냈고, 이야기 내내 계속 다시 꺼내어 파고든 것이겠죠. 그는 자신의 정체를 셀 수 없이 많이 위장했지요. 한 번은 외과 의사로 자신을 꾸몄는데, 해군이 그를 믿고 전체 함정의 치료를 맡긴 적도 있습니다. 더 놀라운 점은 그가 실제로 수술을 해냈고 성공했다는 점입니다.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사람이 외과수술에 성공했다는 것 믿을 수 있으세요? 사실 디마라가 실제로 어떤 삶을 살았는지 아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에요. 그의 전기작가도 사실 그에게 속았기 때문이죠.
카잔: 맞아요. 우리가 사기꾼의 이야기를 다 믿으면 안 되겠죠.
코니코바: 바로 그겁니다. 나는 이 책을 쓰기 위해 이것저것을 조사하다가 절반쯤 왔을 때 결국 사기꾼들과 직접 대화하는 것을 포기했습니다. 어느새 그들의 말을 믿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기 때문이지요. 그들과 이야기하고 만나는 동안 나는 그들이 정말 좋은 사람이고 매력적인 사람이라 느끼기 시작했고, 더는 객관적일 수 없게 되었지요. 그들의 입장에서 온갖 변명들을 생각하다가 그 사람들을 그만 만나야겠다는 생각에 이르렀죠. 나는 피해자들과 이야기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카잔: 사기꾼들은 어떤 이야기를 했나요?
코니코바: 사실 그 내용보다는 그들이 말하는 방식이 더 흥미로워요. 어떤 이들은 그냥 쓰레기들이었지만, 어떤 이들은 정말 사람의 공감을 끌어낼 줄 알았지요. 나에 관해 물어보았고, 나를 잘 알았어요. 나는 그들이 얼마나 이를 열심히 준비하는지 놀랐어요. 내가 그들을 인터뷰하는 역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나의 첫 책에 대해 이야기했고 내가 쓴 기사들을 언급했어요. 나에 대한 사전조사를 한 거죠. 그들은 “당신은 아주 뛰어난 작가예요”라고 말했습니다. 나를 띄운 거죠.
그들은 자신의 모든 행동에 대해 변명을 가지고 있었어요. 이런 식으로 말이죠. “나는 정말 그녀가 돈을 다 잃게 할 생각이 없었어요. 나는 그녀를 돕고 싶었지만 그만 일이 이렇게 되고 만 거죠.” 그리고 정말 그들의 말이 사실처럼 느껴지게 됩니다. 많은 경우에 나는 그 사람에 관한 글을 쓰면서, 그들을 ‘흥미로운 사람’으로 표현하는 부분을 쓰면서 어느 순간 내가 스스로 그를 우호적으로 묘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서야 그들에게 속았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카잔: “어둠의 삼요소’가 무엇인지, 그리고 사기꾼에게 이게 왜 중요한지를 설명해주세요.
코니코바: 어둠의 삼요소는 세 가지 성격적 특징입니다. 먼저, 사이코패스처럼 보통 사람은 느끼는 감정을 못 느끼는 그런 특징이 있어요. 공감능력의 결여죠. 이들의 뇌는 다르고, 감정의 작동방식도 다릅니다. 다른 사람들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지요. 일반인들은 그들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우리가 느끼는 모든 감정에 대해 사이코패스는 무감각하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두 번째 특징은 나르시시즘입니다. 이는 자신이 누구보다도 뛰어나다고 생각할 뿐 아니라 자신이 그런 대접을 받을 만한 존재라고까지 생각하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이 자신에게 머리를 숙여야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그리고 이를 차지하려 합니다. 이 책에 나오는 많은 사기꾼은 노력하기보다는 쉬운 길을 찾습니다. 그게 자신에게는 정당한 것으로 생각하지요. 이들은 박사학위를 받기 위해 노력하는 대신 박사학위를 위조하지요. 그리고 정말로 자신이 박사들보다 더 똑똑하다고 생각하죠.
마지막 한 가지는 마키아벨리즘이란 것으로 다른 사람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조종하는 능력입니다. 마키아벨리의 이상적인 군주처럼 자신의 목적에 도달하기 위해 어떤 수단이든 사용하는 것이지요. 이들은 또한 사람들을 속여서 자신이 원하는 행동을 하게 만드는 데 매우 뛰어납니다.
사기꾼들에게 이런 능력이 중요한 이유는 다른 사람을 속이려면, 그리고 이를 잘 해내기 위해서는 실제로 다른 이들을 불쌍하게 느껴서는 안 되기 때문이지요. 위의 어둠의 삼요소는 바로 이를 가능하게 해줍니다. 다른 사람을 조종하게 해주고, 그 사람에게 미안한 마음을 느끼지 않게 해주며, 또한 자신이 그런 대접을 받을 수 있다고 믿게 하지요. 하나의 사기 이야기에 이 능력들이 다 발휘됩니다. 그러나 내가 책에서 말하고자 한 것은, 이것이 운명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세상에는 이런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사기꾼이 되지 않은 수많은 사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능력 없이도 사기꾼이 된 사람들도 있지요.
(Atlant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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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흥미로운 내용이네요, 2부가 기다려집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