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세탁소를 가든 옷걸이에는 “우리는 고객을 사랑합니다”라는 문구가 쓰여 있습니다. 미안하지만 저는 이 사실을 분명히 하고 싶군요: 당신의 세탁소는 적어도 당신의 어머니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처럼 당신을 사랑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지난달 메리어트 호텔이 스타우드 호텔 리조트를 인수한다는 소식에 관한 기사를 쓴 뒤 기업과 고객이 서로를 사랑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계속 생각했습니다. 웨스틴과 W 호텔과 같은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는 스타우드 호텔 리조트를 자주 이용하는 고객들은 이 합병에 대해 불만을 털어놓았습니다.
이 자체는 이상한 것이 아닙니다. 만약 당신이 오랫동안 쌓아온 공고한 사업 관계가 있다면 당신은 이 합병으로 인해 그 관계가 깨질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스타우드의 고객들이 자신들의 우려를 표현할 때 쓰는 감정적 단어들입니다: “나는 몹시 화가 납니다.” 혹은 “저는 이 합병이 너무 두렵네요.” 스타우드의 한 고객은 스타우드로부터 합병에 관한 소식을 직접 듣지 않고 뉴스를 통해서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 실망스러웠다고 저에게 말했습니다.
“이들은 우리가 대법원을 묘사하듯 기업을 사람처럼 생각합니다.” 시카고 부스 경영대학원에서 행동 과학을 가르치는 니콜라스 에플리 교수는 말합니다. “기업들이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면 이들은 기업이 자신을 소중히 생각한다고 느끼죠. 고객들은 자신들의 관찰하는 행동을 통해서 기업의 의도와 생각을 추론해 냅니다.” 즉, 앞서 언급한 그 고객은 스타우드 호텔을 공개 기업이 아닌 다른 무언가로 여기고 있다는 뜻입니다. 공개 기업인 스타우드 호텔은 합병에 관한 사전 정보를 연간 100일 이상을 호텔에 머무는 최우수 고객에게라도 절대 유출해서는 안 되는 법적 의무를 집니다. 그는 스타우드를 중요한 소식을 미리 귀띔해주지 않은 친구처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기업 브랜드에 친구 사이의 친밀한 감정을 느끼는 것은 스타우드 고객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과 고객 사이에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사회심리학자들이 묘사하듯이, 인간관계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상호 혜택을 위해 무언가를 교류하는 교환적 관계와 상호 보살피고 지지해주는 공동체적 관계입니다. 일반적으로 당신은 사업 관계에 있는 사람들과는 첫 번째 종류의 관계를 맺고, 가족이나 친구와는 두 번째 관계를 맺습니다. 스타우드의 경우는 스타우드 호텔을 자주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더 많은 혜택과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친구와 같은 관계를 유지해 왔습니다. 이런 서비스를 통해 스타우드는 단순히 이윤 극대화만 신경 쓰는 것이 아니라 고객들의 필요를 이해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왔습니다. 메리어트와 스타우드 합병에 관한 제 첫 기사가 나간 뒤 스타우드는 제가 앞서 언급한 고객에게 “당신은 여전히 우리에게 소중합니다”라는 문구를 적어 고객이 가장 좋아하는 케이크(초콜릿 라즈베리 무스)와 함께 보냈습니다.
공동체적 관계의 핵심은 이 관계가 비슷한 수준의 혜택을 서로 주고받는 것에 바탕을 두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당신이 친구에게 도움을 주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친구가 당신을 공항까지 태워다줬을 때 당신이 친구에게 80달러를 지불하지는 않죠. 대신 나중에 친구가 당신을 필요로 할 때 당신이 부탁을 들어줄 겁니다. 기업은 궁극적으로 자신들의 상품과 서비스에 대해 고객에게 가격을 요구하기 때문에 고객과 쌓아온 공동체적 관계를 위반할 가능성이 큽니다. 2004년에 토론토 대학에서 마케팅을 가르치는 판카지 아가왈 교수는 한 가지 실험을 했습니다. 실험 참가자들에게 자신들이 은행의 고객이라고 상상하라고 주문한 뒤 한 그룹의 참가자들에게는 교환 관계를 강조했고 (“은행이 신용 한도를 늘려줬고, 이자율 혜택을 줍니다”) 다른 한 그룹에는 공동체적 관계를 강조했습니다. (“당신이 은행을 방문할 때마다 당신은 매우 유쾌하고 따듯한 환대를 받았어요.”) 그런 뒤 실험 참가자들은 은행이 유용한 개인 서비스를 제공한 뒤 서비스 비용으로 20달러를 청구하는 상황을 묘사했습니다. 비용을 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별로 없지만, 공동체적 관계를 강조했던 그룹의 사람들이 훨씬 더 이 상황에 부정적으로 반응했습니다.
메리어트의 스타우드 합병에 관한 고객들의 반응에서 한 가지 모순은 실제로 메리어트가 제공하는 혜택이 스타우드보다 많다는 것입니다. 메리어트 호텔에서 1000달러를 쓰면 94달러어치의 혜택을 되돌려 받는 반면, 스타우드의 경우 돌려받는 혜택이 61달러에 그쳤습니다. 물론 메리어트의 혜택이 더 관대하긴 하지만 이것이 메리어트가 더 친절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적립 혜택은 교환 관계에서 볼 수 있는 것입니다. 당신이 우리 호텔을 이용하면 내가 당신이 나중에 우리 호텔에서 쓸 수 있는 포인트를 적립해줍니다. 진짜 친구 사이에서는 이런 계산은 필요 없죠.
고객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는 것은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습니다. 2004년 <비즈니스 위크>의 분석을 보면 기업의 인수 합병이 일어날 때마다 고객들의 반응은 부정적이었습니다. 고객 만족도는 인수합병 이후 크게 감소했습니다. 야후가 인수하기 전 사진 공유앱인 플리커를 사용하던 사람들에게 물어보세요. 지역 백화점인 마샬 필드를 메이시가 인수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시카고의 고객들은 거리에서 시위를 하기도 했죠.
결국, 기업은 자신의 고객을 사랑하지 않습니다. 기업은 이윤을 사랑하죠. 동시에 기업은 고객의 사랑을 얻는 것을 이윤을 내는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하죠. 만약 고객과 돈독한 관계를 쌓는 것이 이윤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기업은 이 전략을 미련 없이 포기할 것입니다. 하지만 많은 고객이 기업들과의 공동체적 관계를 통해 진정한 기쁨을 얻는 것처럼 보입니다. 만약 당신이 즐겨 이용하는 호텔 체인이 당신이 좋아하는 초콜릿 무스 케이크를 체크인 데스크에 준비해 두었다면 기분 나빠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저는 당신의 기업을 향한 사랑이 영원하지 않을 거라는 것과 다른 모든 사랑과 마찬가지로 그 사랑도 비합리적이라는 것을 당신에게 설명할 수는 있지만, 당신은 아마도 내 말에 귀 기울이지 않겠죠.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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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타나 음악가의 경우도 그렇습니다. 팬들은 그들의 선수나 가수, 연주자를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그들이 사랑하는 것은 그 사람 자체가 아닌 그들의 퍼포먼스이며, 최고급의 퍼포먼스를 발휘하지 못하거나 발휘하더라도 오랫동안 유지하지 못하면 그 사랑은 시들해집니다. 스타에 대한 팬들의 사랑은 쉬 변하며, 결정적으로 그 사랑은 근본적으로 돈으로 맺어져있습니다. 세상의 당연하고도 슬픈 진리입니다.
좋은 말씀이고, 그 반대의 경우도 똑같이 성립합니다.
기업체나 스타, 음악가 입장에서도 청중,팬들은 그들 자신에게 돈이 되어주니까 소중한겁니다.
경제적 자유를 이룬 뒤라면 모를까, 그 이전에 속하는 대다수의 스타들에게 팬들은 관심을 보여주고 자신을 지지해주니까 소중한 존재인 동시에 그것이 곧 자신에게 돈이 올 것이라는 사실이므로 팬이 소중한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