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놀라운 통계결과가 있습니다. 미국에서만 매일 360만 마리의 새가 고양이에 의해 삶을 마감하고 있습니다. 이는 1년에 13억 마리가 고양이에 의해 죽는다는 뜻입니다. 스미소니안 조류연구소가 미국 전역에 있는 새의 수를 100~200억 마리로 잡고 있다는 걸 고려했을 때 고양이에 의한 피해는 결코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닙니다. 서식지의 감소와 기후변화도 새들에게는 위기이지만 고양이에 의한 위협이 새들에게는 가장 치명적이라는 최근 연구결과도 있었습니다.
미국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2011년 한 연구는 섬에 살고있는 조류 가운데 22종이 고양이에 의해 멸종 위기에 처해있음을 보였습니다. 영국에서는 집고양이에 의해 매년 5천5백만 마리의 새가 잡아먹힌다는 보고가 있었고, 호주에서는 멸종위기의 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2백만 마리의 야생고양이를 안락사시키겠다는 계획이 발표되기도 했습니다.
즉, 고양이에 의한 야생동물의 위기는 세계적인 문제인 것입니다. 하지만 이 문제를 어렵게 만드는 사실 한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사람들이 고양이를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미국에만 8천4백만 마리의 반려고양이가 있으며, 그 가운데 4천6백만 마리는 집 밖을 나다닙니다. 또한 길고양이의 수도 3천만~8천만 마리로 추정됩니다. 이 많은 고양이들이 하루종일 하는 일은 바로 이들이 9천년 전 인간과 같이 살게 되기 전까지 하던 그 일입니다. 작은 동물들을 사냥하는 것이죠. 사실 인간이 처음 고양이를 가축으로 만든 이유도 이들이 매우 능숙한 사냥꾼이기 때문입니다. 식량 창고를 다른 해로운 동물들로부터 지키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러나 이제 고양이는 그런 일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고양이는 인생의 따스한 동반자이거나 그저 인터넷에서 인기를 끄는 대상입니다. 그러나 고양이에게는 아직 본능이 남아 있습니다. 이들은 여전히 상당히 뛰어난 조용한 사냥꾼입니다. 인간은 이렇게 뛰어난 사냥꾼 수천만 마리를 방조함으로써 새들의 생존에 위협을 가하고 있는 것입니다.
어떤 고양이 주인들은 이 문제를 잘 모르고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이런 생태계의 문제보다는 자신의 고양이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느낍니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고양이를 사랑하는 만큼 새들 또한 사랑합니다. 여기에 속하는 두 사람, 곧 조류 관찰가 낸시 브레넌과 조류학자 수잔 윌슨은 바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개발해냈습니다.
57세의 브레넌은 인생의 상당 부분을 환경 및 자연보호 일에 쏟았습니다. 그녀는 뉴잉글랜드의 시골지역에서 자라났고, 그 지역에서는 고양이가 집안과 밖을 마음대로 다니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버몬트의 그린 마운틴 국립 삼림지대 옆 숲속에 살고 있는 이들은 자신이 키우는 고양이 조지에게도 그런 자유를 주었습니다. 문제는 그 숲에 조지가 사냥할 수 있는 동물이 너무나 많았다는 것입니다. 그들이 그 동네로 이사온 후 몇 달 만에 브레넌은 조지가 끊임없이 집안으로 물고 오는 새들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2008년 어느 봄날, 결국 일은 터졌습니다. 그녀는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들었고, 조지가 거의 작은 닭 만한 새를 물고 집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날 그녀는 조지의 사냥 습관을 고치거나, 그러지 못할 경우 조지를 동물보호소로 데려가는 수밖에 없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브레넌은 조지를 집안에 가두는 방법이 통하지 않으리라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이미 몇 차례 시도가 모두 실패한 뒤였습니다. 조지의 목에 다른 종을 달아 본적도 있지만, 조지는 매우 은밀하게 움직였기 때문에 다른 동물에게 별 다른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어느날 새들이 특별한 색깔을 구분할 줄 안다는 사실을 떠올렸습니다. 실제로 영장류가 세 종류의 색 구분 세포를 가지고 있으며 다른 포유류가 단 두 종류의 세포를 가지고 있는 반면, 조류에게는 네 종류의 세포가 있습니다. 이는 조류가 먹이를 더 쉽게 구분하고 짝을 더 잘 찾기 위해 일어난 진화의 결과이지만, 브레넌은 이 사실을 이용해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녀는 여러 색깔의 천을 붙여, 마치 엘리자베스 여왕시대에 유행하던 목깃 같은 형태의 화려한 천을 조지의 목에 둘러주었습니다.
그것으로 충분했습니다. 조지는 그날 빈손으로 돌아왔습니다. 다음날, 그 다음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봄, 여름이 지나갈 때까지 조지는 한 마리의 새도 잡지 못했습니다. 브레넌은 이 방법을 다른 고양이 주인들에게도 알려주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녀는 “Birdbesafe”라는 웹사이트를 만들고 자신이 만든 목깃을 팔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몇 년간 그녀는 고객들의 반응을 통해 가장 효과가 좋은 색깔과 무늬를 찾아왔습니다.
이 목깃은 꾸준히 팔렸지만, 2013년 세인트 로렌스 대학의 조류학자 윌슨이 자신의 고양이의 사냥을 제어할 방법을 찾기 위해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이 사이트를 발견할 때까지는 제품의 효과가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못했습니다. 고릴라라는 이름의 이 고양이 역시 대략 일주일에 두 마리 정도 새를 잡아왔습니다. “하지만 나는 조류학자였고, 이는 내게 매우 끔찍한 일이었죠.” 그녀는 “Birdbesafe” 사이트에서 목깃을 주문했습니다. 고릴라에게도 그 목깃은 효과가 있었습니다. 고릴라는 쥐는 계속 잡아왔지만, 새를 잡아오는 일은 멈추었습니다.
고릴라의 변화를 본 윌슨은 브레넌에게 연락해 실험을 제안했습니다. 윌슨은 뉴욕 주 캔튼에서 자신의 고양이가 새를 잡아오는 고양이 주인들을 모았습니다. 그녀는 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목깃의 유무에 따른 사냥결과를 비교했습니다. 그녀는 2주마다 두 그룹이 목깃 사용 여부를 바꾸도록 했습니다. 그해 가을 동안 목깃을 두른 고양이는 그렇지 않은 고양이보다 약 33%밖에 새를 못 잡았습니다. 다음해 봄, 그 비율은 거의 5%까지 떨어졌습니다.
“엄청난 효과이지요.” 그녀는 봄에 이 비율이 커진 이유를 새들이 짝짓기철인 봄에는 포식자에 주의를 덜 기울여 목깃을 하지 않은 고양이에게 많이 잡히기 때문이라고 추측합니다. 즉 목깃은 짝짓기에 정신이 팔려있는 새들조차 고양이를 피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는 뜻입니다.
윌슨의 연구는 <지구적 생태학 및 보존(Global Ecology and Conservation)>지에 실렸습니다. 몇 주 뒤, 호주의 연구진도 비슷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 연구는 화려한 목깃이 조류 뿐 아니라 파충류 등의 좋은 시력을 가진 다른 동물들에게도 도움이 되었음을 밝혔습니다.
이제 버드비세이프 목깃은 미국 16개 주 및 다른 네 개 나라의 애완동물 가게에서도 판매되고 있습니다. 브레넌은 과학적으로 효과가 입증된 뒤 판매량이 크게 증가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어떤 동물 전문가들은 이 문제가 실제 고양이 포식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한다고 말합니다. 네브라스카 대학의 생물학자 존 캐롤은 이렇게 말합니다. “물론 가치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는 거리의 수많은 고양이들이 단순히 새들을 죽이는 문제를 넘어 다른 포식자들과의 먹이를 둔 경쟁, 다른 동물들에게 옮기는 질병, 새들과 다른 피식자 동물들에게 주는 스트레스, 야생 들고양이와의 짝짓기 등 생태계에 다양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브레넌은 그녀의 목깃이 실외에서 주로 생활하는 반려동물을 위한 것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저 집 안팎을 다니지만 제어할 수 없는 고양이를 위한 것이라는 뜻입니다. “이 방법은 사실 문제를 살짝 비켜가는 미봉책입니다.”
윌슨은 그러나 이 방법이 야생고양이들에게도 쓰일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그녀는 프랑스에서 이 목깃의 효과를 확인하려 준비 중이며 뉴질랜드의 생물학자들도 이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브레넌의 이 목깃은 한 가지 문제는 확실히 해결하고 있습니다. 브레넌의 조지는 이제 야생동물을 노리고 다니던 습관을 접고 아침잠을 즐기고 있습니다.
“조지는 이 목깃을 차기 전까지는 한 번도 새벽 사냥을 건너뛴 적이 없어요. 하지만 지금은 마치 ‘그래 까짓거 그만두지 뭐’라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아틀란틱)
트럼프 2기 행정부 인사가 속속 발표되고 있습니다. 대부분 트럼프에게 절대적인 충성을 보여준 이들로, 기존 공화당원들…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선거가 끝난 지 일주일이 다 돼 가고 있습니다. 역사적인 승리를 거둔 트럼프는 2기 행정부 출범을…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미국 대선이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로 마무리됐습니다. 트럼프의 승리 요인, 해리스의 패배 요인을 분석하는 기사와 칼럼이…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