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과학

불완전성 정리가 적용되는 물리 문제가 발견되다

수학과 전산학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계산불가능에 관한 이론이 적용되는 물리적 현상이 발견되었습니다.

1931년 오스트리아 출신의 수학자 쿠르트 괴델은 ‘불완정성’에 관한 놀라운 정리를 발표합니다. 이는 곧, 참인지 거짓인지를 증명하는 것이 불가능한 명제가 존재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지난 9일 <네이처>에는 물질의 기본적인 특성을 계산함에 있어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는 연구가 발표되었습니다. 곧, 이들은 특정 물질의 전자들이 가지는 가장 낮은 에너지 값들 사이의 간격을 계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이번 발견을 주도한 런던 대학의 양자물리학자 토비 큐빗은 상금 1백만 달러로 잘 알려진 밀레니엄 문제 중 입자물리학 분야의 문제인 양-밀스 질량-간극 가설 역시 이와 유사한 방법으로 풀 수 있을지 모른다고 말합니다.

<네이처>에 실린 이들의 논문과 140페이지에 달하는 <arXiv>에 실린 이들의 논문에 대해 스페인 바르셀로나 광자물리 연구소의 양자정보전문가 크리스찬 고골린은 “매우 충격적이며 고체물리 이론분야의 누구라도 매우 놀랄 만한” 연구라고 밝혔습니다.

이론에서 물리적 현상으로

괴델의 발견이 처음 실제 세상과 연결된 것은 1936년 영국의 수학자 앨런 튜링에 의해서입니다. 괴델의 전기를 쓴 레베카 골드스타인은 이렇게 말합니다. “튜링은 물리학과 논리학의 관계를 괴델보다 더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튜링은 괴델의 이론을 한 번에 한 비트씩 읽고 쓸 수 있는 이상적인 컴퓨터가 수행하는 알고리즘을 통해 새롭게 표현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딴 이 이상적인 컴퓨터 ‘튜링 머신’에서 결정불가능(undecidable)한 알고리즘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그것은 곧, 특정한 계산이 유한한 시간 안에 끝날 것인지를 판별하는 문제입니다. 또한, 어떤 특정한 알고리즘이 ‘결정불가능’한지를 판단하는 일반적인 알고리즘 역시 존재하지 않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컴퓨터 역시 근본적으로는 튜링 머신이기 때문에 이와 같은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1990년대에 들어 이론물리학자들은 튜링의 이론이 적용되는 물리적 현상을 찾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그러나 “물리학자들이 관심을 가진 문제 중에 그 결정불가능 문제와 직접 연관되는 문제는 없었습니다”라고 캐나다 런던 웨스턴 대학의 물리학자 마커스 뮐러는 말합니다. 그는 고골린과 함께 2012년 유사한 연구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번 우리의 연구는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던 물리 문제 중 최초로 결정불가능 문제가 발견된 문제입니다.” 큐빗의 말입니다.

스펙트럴 갭

큐빗과 그의 동료들은 물질 내의 전자가 가지는 에너지 수준 중 가장 낮은 에너지와 그다음으로 낮은 에너지 사이의 간격인 ‘스펙트럴 갭(spectral gap)’에 주목했습니다. 이 값은 그 물질의 근본적인 특성을 결정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물질은 낮은 온도에서 이 값이 0에 가까워지며, 이 때문에 그 물질은 저항이 0인 초전도체로 바뀝니다.

이들은 먼저 이를 계산하기 위한 이론적인 모델인 무한한 2차원 평면 격자로 구성된 원자들에서 시작했습니다. 이 격자 속 원자들의 양자 상태에는 이 물질의 스펙트럴 갭을 계산하기 위한 각 단계에 필요한 정보가 포함되어 있으며 이는 곧 이 격자를 튜링머신으로 생각할 수 있게 만듭니다.

큐빗과 그의 동료들은 무한한 격자에서는 이 계산이 끝날지 알 수 없으며 이는 그 스펙트럴 갭이 ‘결정불가능’한 것임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유한한 2차원 평면 격자에서는 이 계산이 언제나 유한한 시간 안에 끝나며 정확한 값이 존재합니다. 이 세상은 유한하기 때문에 이들의 발견은 얼핏 보기에는 현실과 무관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물질의 크기는 언제나 한정되어 있으며 이 때문에 어떤 물질의 특성은 실험적으로 측정되거나 컴퓨터에 의해 계산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무한한 크기’에서의 결정불가능성은 이미 스펙트럴 갭이 알려진 유한한 크기의 격자에 대해 그저 원자 하나가 더해지는 정도의 작은 변화만으로도 그 스펙트럴 갭이 사라지거나 다시 생기는 것과 같은 갑작스러운 변화가 생길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현실의 물질에 대해서도 이들이 언제 스펙트럴 갭이 갑자기 변할지를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provably impossible)하며, 이 때문에 실험결과와 계산 결과로부터 우리가 일반적인 결론을 이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큐빗의 주장입니다.

백만달러 문제

큐빗은 그의 팀이 이와 관련된 입자물리 분야의 문제인 양-밀스 질량-간극 문제를 풀 계획이라고 말합니다. 이 문제는 뉴햄프셔 피터보로에 있는 클레이 수학연구소가 밀레니엄 문제 중의 하나로 내건 문제입니다. 이들은 이 문제를 푸는 이에게 1백만달러의 상금을 걸고 있습니다.

질량-간극 문제는 약한 핵력과 강한 핵력을 매개하는 입자가 질량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과 관련된 문제입니다. 이 때문에 약한 핵력과 강한 핵력은 중력 및 전자기력과 달리 매우 짧은 범위에서만 작동합니다. 또한, 쿼크가 양성자나 중성자의 일부만 존재하며 절대로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왜 전자기력을 매개하는 광자는 질량이 없는 반면 핵력을 매개하는 입자는 질량을 가지고 있는지를 제대로 설명하는 수학적 이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큐빗은 그의 팀이 자신들의 방법으로 양-밀스 질량-간극 문제가 결정불가능한 문제임을 보일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시점에서 그들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백만달러의 상금을 받기 위해서는 먼 길을 가야 합니다.”

(네이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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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itaholic

View Comments

  • 우왕~! 우와왕~!!! 이건 정말 역사적인 발견일수도 있을거 같은데...ㅋ.

    여기저기서 검증을 받아야 겠지만, 불완전성 정리랑 물리학 이론이랑 그럴듯하게(?) 섞어서 무언가 결론을 냈다는거부터가 신선한 충격이... (개인적으론 불완전성 정리를 물리이론에 적용하면 "우주 내부에 존재하는 지적생명체는 우주의 법칙을 완벽히 이해하거나 밝혀낼 수 없을수도 있는거 아냐?" 요정도의 생각은 했었었는데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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