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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 강화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입니다.

* <르몽드>에 게재된 토마스 피케티(Thomas Piketty)의 블로그 글입니다.

테러리즘에 직면한 우리의 대응 가운데는 안보를 강화하는 부분이 분명 포함돼야 합니다. ‘다에시(Daech)’를 폭격하고 테러를 일으킨 자들을 저지해야 합니다. 그러나 오늘날 유럽에서 핏빛 사명을 야기하였으며, 중동에서는 상당한 지지를 얻고 있는 이들이 만들어내는 불의, 모욕과 함께 이러한 폭력의 조건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일단 가장 중요한 이슈는 중동이나 유럽이나 균형적인 사회 발전 모델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증거 : 테러리즘은 그 성립에 서구 열강이 큰 영향을 미친 중동의 비대칭적인 화약고에서 성장했습니다. ‘다에시’, 이라크와 레반트 지역의 이슬람 국가는 이라크 정권 붕괴의 결과에서 직접적으로 비롯된 것이며, 더 나아가면 1920년 이 지역에 수립된 국경 체계의 붕괴에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1990 ~ 1991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합병 이후, 강대국들은 석유를 둘러싼 이권을 쿠웨이트의 왕족과 서구 정유회사들의 손에 되돌려놓기 위해 다국적군을 파견하였습니다. 쿠웨이트를 ‘해방’하는 동안 다국적군 수백 명이 희생됐고, 이라크군은 수만 명이 숨졌습니다. 여기서 이미 비대칭적 전자전 시대의 개시를 목도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비대칭성은 이라크에서의 두 번째 전쟁에서 극에 달합니다. 2003 ~ 2011년 이라크인 약 50만 명이 사망하였으며 미군은 4천 명 이상 살해되었습니다. 모두가 알다시피 이 전쟁은 9.11 테러로 희생된 3천 명에 대한 복수로 시작되었지만, 물론 9.11은 이라크와 아무런 관련도 없었습니다. 이러한 현실은 인명 손실의 극단적인 불균형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에 정치적 이슈가 실종된 점으로 더욱 증폭되어 오늘날 지하드의 폭력 행위를 정당화하는 도구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부디 프랑스와 러시아는 미국의 철저한 실패에서 교훈을 얻어 손실과 반작용을 최소화하기 바랍니다.

자원의 집중

종교적 갈등 이상으로, 이 지역의 정치적 사회적 체계 전체가 인구가 없는 일부 지역에 집중된 석유자원에 의해 약화되고 있음은 분명합니다. 약 3억 명이 거주하는 이집트에서 이란까지 중동 지역의 상황을 살펴본다면, 몇몇 석유 왕정이 이 지역 소득의 60~7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의 인구는 지역 총 인구의 10% 정도에 불과합니다. 이 지역은 지구상 가장 불평등한 지역입니다.

또한 군주제가 유지되고 있는 산유국의 국민들 대부분은 이 혜택을 온전히 누리지 못하는 데 이미 익숙해진 상태이며, 여성과 이주민을 포함한 많은 집단들은 거의 반(半) 노예상태를 유지하고 있음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중동 왕정에서 유럽 축구 구단을 사들이거나 무기를 구매하여 혜택의 조각을 떼어주는 점에 즐거워하는 서구 열강들은 지금까지 이들에 대한 정치적, 군사적인 지지를 아끼지 않아 왔습니다. 그러므로 중동의 청년들이 민주주의와 사회적 정의 등 서구의 사회적인 교훈에 별 감흥을 느끼지 않는 점도 놀라울 것이 없습니다.

이들로부터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재정적 이익이나 집권 왕가와의 관계만큼이나 이 지역의 사회적인 발전, 정치적 통합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점을 확실히 보여줘야 할 것입니다.

민주주의의 거부

구체적으로 중동에서 석유로 벌어들인 수익은 지역 발전에 우선적으로 투자되어야 할 것입니다. 2015년 이집트 정부가 자국민 9천만 명을 위해 배정한 교육 예산은 총 100억 달러가 채 되지 않습니다. 인근의 사우디아라비아(인구 3천만)의 석유 수익은 3,000억 달러에 이르며, 카타르(인구 30만)의 석유 수익은 1,000억 달러를 초과합니다. 이렇듯 불균등한 발전 모델은 파국으로 치달을 뿐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지지하는 것은 범죄 행위와 마찬가지입니다.

민주주의와 선거의 경우도 그 결과가 서구 열강에 장애가 될 때에만 민주주의 가치를 강조하는 일은 중지해야 할 것입니다. 2012년 이집트에서는 모하메드 모르시(Mohamed Morsi)가 정규 선거에서 대통령으로 당선되었으며, 이러한 일은 아랍 국가에서는 흔치 않은 일입니다. 그러나 2013년, 무슬림형제단 수천 명을 처형했던 군부에 의해 대통령은 바로 축출되었습니다. 수개월 후 프랑스는 이런 이집트 군부에 대잠호위함을 판매하며 결코 풍족하지 않은 이집트 공공자원의 일부를 차지하였습니다. 이렇게 민주주의를 거부하는 행위가 선거가 중지되었던 1992년 이후 알제리에서처럼 참혹한 결과를 가져오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남은 문제 : 어떻게 프랑스에서 자라난 청년들이 바그다드와 파리를 동일시하고 중동에서의 갈등을 파리로 옮겨올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요? 그 무엇도 비극적인 핏빛 탈선을 정당화할 수는 없음은 물론입니다. 그러나 실업, 혹은 구직 단계에서의 차별이 지금의 상황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유의해야 합니다. 경제 위기 이전, 매년 1백만 명에 이르는 이민을 수용하였던 유럽은 통합의 모델을 재개하고 일자리를 다시금 창출해야 합니다. 국수주의와 정체성의 문제는 결국 긴축정책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증오는 균형적인 사회 발전을 통해서만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르몽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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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yo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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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좋은 글 번역 감사드립니다. 노고에 공연한 지적인가 하지만, '토마' 피케티가 낫지는 않을지요? ^^; Merci bien!

    • Park Won님 제안 감사드립니다. 인명 표기에 철칙이 있는 건 아니지만, 저희는 가능하면 한국 언론에서 쓰는 표기를 따르려 하고 있습니다. 피케티를 프랑스어 발음대로 하자면, (잘은 몰라도) 또마 삐께띠에 가까운 발음이 날 수도 있다고도 생각하고요, 어떤 의미에서 토마 피케티라고 쓰는 것이 훌륭한 절충안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어딘가 양측에 애매하게 발을 걸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게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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