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의 리츠 칼튼 호텔에서 케랄라의 게스트하우스, 그리고 디트로이트의 매리엇 호텔에 이르기까지 환경전문 언론인이자 교육자인 심란 세티는 셀 수 없이 많은 룸서비스로 끼니를 해결했습니다. “수천 번은 될 거예요.”
왜 그렇게 룸서비스를 많이 시켰냐구요?
“나는 레스토랑에서 혼자 자리를 차지하고 먹는 것을 늘 부끄러워했어요.”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책 “빵, 와인, 초콜릿: 천천히 사라져가는 우리가 사랑하는 음식들(Bread, Wine, Chocolate: The Slow Loss of Foods We Love)”을 쓰기 위해 필요했던 대륙을 넘나드는 5년간의 연구의 막바지에 이르러 마침내 호텔 밖으로 나왔습니다. 페루의 리마에 있는 세비체리아(Cevicheria)에 자리를 예약했지요.
그녀는 하수구가 보이는 자리로 안내받았습니다. 그 식당에서 가장 나쁜 자리였지요. 그러나 그녀는 그 자리를 거부하고 2인용 테이블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곧 그녀는 페루의 대표적인 칵테일인 피스코 사워(pisco sour)를 마시며 자신의 인생 최고의 구운 문어 요리를 먹을 수 있었습니다.
“나는 문어를 좋아해요. 문어는 경이로운 보라색을 띠고 있죠. 불에 요리되었을 때 살은 한결 부드러워지고 나무와 바다의 맛을 느낄 수 있어요.” 그녀는 이메일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녀는 갑자기 홀로 식당에서 밥을 먹는 것이 용감한 행동으로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주변 사람들과 대화를 함으로써 자신이 방문하는 도시의 사람들과 더 가까워지는 느낌도 주었고요.
지난 10일 출간된 그녀의 책에서 그녀는 홀로 식당에서 먹을 때의 장점을 이야기했습니다. 이는 사실 이 시대의 정신과도 잘 맞는 일입니다. 프라이스라인이 소유한 온라인 식당 예약 서비스 오픈테이블은 지난 10월 식당을 홀로 예약하는 사람들의 수가 2년간 62% 증가했다고 말했습니다. 시장조사회사인 하트만 그룹이 푸드 마케팅 연구소를 위해 만든 보고서에도 오늘날 미국인들이 식사의 거의 절반을 홀로 먹으며 이중 절반은 집이 아닌 바깥에서 이루어진다고 말합니다.
물론 어떤 이들은 어쩔 수 없이 홀로 식사를 하겠죠. 그러나 다른 사람들 틈에서 홀로 식사하기를 스스로 선택함으로써, 그 테이블은 “제 3의 장소(third place)”가 될 수 있습니다. “제 3의 장소”란 사회학자 레이 올든버그가 스타벅스와 파네라 같이 가벼운 식사를 제공하는 가게들의 대성공을 보고 그의 책 “훌륭한 장소들(The Great Good Place)”에서 사용한 단어입니다. 게다가 오늘날의 모바일 문화는 홀로 식사할 때의 어색함을 줄여줍니다. 우리는 스마트폰으로 논문을 읽거나 연애편지를 쓰거나 소셜 미디어를 돌아다닐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변화에는 음식문화의 변화가 가져온 보다 근본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오늘날 사람들은 음식 문화에서 더 모험적인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이국적인 음식이나 농장에서 바로 가져온 재료로 만든 음식, 시식용 요리와 식당이 가진 고유의 품종으로 만든 음식 등 음식 문화에서 음식 그 자체가 주는 경험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문어로 만든 그 풀포(Pulpo)는 정말 놀라웠어요.” 그녀의 고백은 마치 울음을 터뜨리는 것 같았습니다. 혼자 먹었기 때문이 아니라, 세상과 자신이 연결되어 있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모든 음식과 음료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그 지역의 땅과 사람들과의 길고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어요.”
이제 이를 느끼기 위해 전 세계를 돌아다닐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그저 조금의 호기심과, 일상을 벗어나보겠다는 시도, 그리고 잘 준비된 요리를 감상할 수 있는 능력만이 필요합니다.
여러분들도 과감하게 홀로 식당을 방문해 보는 것이 어떨까요? 마치 관광객이 현지의 경치와 주변 소리, 그리고 그 지역의 음식에 푹 빠지는 것처럼 말이죠. 특이한 재료를 사용하는 동네의 음식점을 찾아봅시다. 그 음식에 대해 물어보고 요리사의 창의력을 칭찬해봅시다.
그 음식이 때로 지구 반대편의 어떤 음식에서 착안된 것이라는 사실에 감동해보세요. 우리가 먹는 음식이 세티의 문어 요리 같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음식은 우리를 먼 지역의 농부, 채집인, 사냥꾼, 트럭 운전사, 요리사, 종업원, 그리고 우리와 함께 음식을 먹는 저 조용한 손님들에게 연결시켜 줄 겁니다.
(N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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