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옹이 너무 길어졌을 때, 대화 중에 정적이 흐를 때, 또는 막 헤어진 연인들이 아직 같은 집에 살아야 할 때 등 어색함은 우리 삶에서 늘 함께하는 감정입니다.
비록 우리는 이런 어색한 상황을 피하고 싶어 하지만 사실 이 감정은 인간이 다른 이와의 관계를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감정입니다. 간단히 말해, 사회적 동물로서 우리는 어색함 없이는 살 수 없다는 것이죠.
다른 사람들 앞에서 당황스런 모습을 보여야 할 때 그 순간에는 이를 모면하고 싶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자신이 어색해 한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곧 상대방에게 자신이 호의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음을 알려주는 것과 같습니다.
유튜브에서 철학과 과학을 방송하는 개인채널 Vsauce를 운영하는 마이클은 말합니다. “우리가 어색함을 자주 느끼게 된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어색함은 사회적 삶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기 때문이지요.”
즉 어색함은 우리가 다른 이와 부드러운 관계를 유지하는 데 민감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신호이며 따라서 이를 잘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약간의 어색함은 그 사람이 덜 완벽하게 보이도록 함으로써 그를 더 인간적으로 보이게 하며 더 어울리기 쉬운 사람으로 만듭니다. 실제로 한 연구는 누군가 자신의 말실수 혹은 다른 이의 통화를 엿듣게 된 일을 후회하거나 불편해 했을때, 사람들이 그를 더 신뢰한다는 것을, 그리고 그의 다른 실수에 대해 사람들이 더 관대해진다는 것을 보인바 있습니다. 곧, 그가 자신의 카드를 다른 이들이 볼 수 있게 모두 펼쳐놓았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물론 이렇게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 말은 듣기 좋네요. 하지만 여전히 나는 버스에서 잔돈이 없다는 사실을 알아차렸을 때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단 말이죠.” 다른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 마이클은 어떤 곤란한 상황에서 적절한 정도의 어색함을 표현한 이들이 일반적으로 더 나은 사회적 관계를 맺고 있으며 더 친절하고 여유있는 사람들이라는 연구 역시 소개합니다.
때로 우리는 자신이 아니라 상대방이 어떤 예절에 어긋난 일을 하면서 스스로 이를 알아채지 못할 때에도 어색함을 느낍니다. 이는 ‘간접적인 당혹감(vicarious embarrassment)’으로 불리며 공감 능력의 하나입니다. 어떤 이가 그저 아기 코뿔소 정도의 사회적 지능이 아니라면 느낄 만한, 혹은 느껴야 하는 어색함을 안타까워 하는 것이죠. 당신이 미드 <제발 자제 좀(Curb Your Enthusiasm)>을 본 적이 있다면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 알 겁니다.
자신의 사회적 실수나 타인의 부끄러운 상황에서 같이 부끄러움을 느끼는 것 역시 불필요한 반응이 아닙니다. 한 연구는 어색함을 느낄 때 활성화되는 뇌의 부위가 물리적 고통을 느낄 때의 부위와 같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어색함 또한 ‘투쟁 혹은 도피’ 반응을 일으킨다는 것이지요. 이는 우리 선조들이 사회적 위협을 생명의 위협과 같은 정도로 인식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우리가 다른 사람의 시선 앞에서 혈압이 올라가고 호흡이 빨라지는 이유도 이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어색함이 인간이 가진 자연스러운 특징이며 꼭 필요한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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