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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좋아하는 목성

제일 좋아하는 행성이 뭔가요?

지구를 골라서는 안 됩니다. 최근 <아틀란틱> 편집실에서 우리는 어떤 행성이 가장 놀라운지에 대해 서로 이야기했습니다. 지구는 후보에서 제외했습니다. 그건 뻔뻔한 일이에요. 마치 자신을 상징하는 동물로 인간을 꼽는 격이고요.

나는 목성을 골랐습니다.

목성은 거대하고, 난폭한 행성입니다. 목성은 태양이 만들어지던 그 시기에 형성된 구름에 의해 만들어졌습니다. 목성은 태양계의 다른 모든 행성을 다 모은 것보다 두 배 이상 큽니다. 목성의 부피는 지구의 1,300배에 달하며 지름은 11배가 넘습니다.

목성에는 시속 수백 킬로미터의 바람이 늘 불고 있습니다. 평균 온도는 영하 235도이지만 가장 아래층의 구름 밑에는 뜨거운 용암이 흐르고 있습니다. 목성은 태양으로부터 받는 에너지보다 더 많은 열을 내뿜고 있습니다. 목성에는 400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거대한 태풍이 있습니다. 이 태풍이 바로 우리 눈으로 관찰 가능한, 지구 세 배 크기의 대적반(Great Red Spot)입니다.

그러나 이 태풍이 항상 붉은 색인 것은 아닙니다. “보통 오렌지 색을 띄지만 계속 변합니다.” NASA의 행성과학자 아미 사이먼의 말입니다. 이건 목성이 가진 수많은 미스터리 중 하나에 불과합니다.

멀리서 보면, 목성은 그저 흐릿한 베이지색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목성의 구름들은 붉은 색, 오렌지, 핑크, 황토색, 그리고 약간의 푸른 색을 모두 띄고 있습니다. 이는 암모니아와 같은, 태양빛을 분리하는 분자들의 영향으로 추측되지만 확실한 것은 아닙니다. “아직 우리는 구름이 어떻게 그런 색깔을 띄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태풍이 어떻게 그렇게 오래 지속되는지도 모르지요.”

목성의 극심한 기후가 목성의 색깔 변화와 관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2010년, 과학자들은 목성에 작은 점으로 보이는 불덩어리 비가 떨어지는 것을 관찰했습니다. 사실 그 점들은 각각 탱크 하나 크기의, 약 10^15 J 의 에너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비교하자면, 불덩어리 하나 하나가, 1908년 러시아 퉁구스카에 떨어져 나무 수백만 그루를 쓰러뜨렸던 유성의 1/5 ~ 1/10 정도의 에너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1994년에는 수 킬로미터 크기의 혜성 잔해들이 목성에 떨어졌고, “목성 자체보다 더 밝은 불꽃이 일었습니다.” 당시 일어난 불꽃 중 하나는 지구의 크기만 했습니다. 목성은 실제로 수많은 혜성들로부터 지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어떤 과학자들은 지구에 생명체가 살 수 있게 된 이유로 목성을 꼽기도 합니다.

“목성은 일종의 기후 실험실입니다.” 목성의 번개구름은 지구상의 어떤 번개구름보다 더 격렬합니다. 과학자들은 1979년 보이저호가 목성을 스쳐갈 때, 같은 구름 속에서 끊임없이 번쩍이는 번개를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그 번개들은 지구상의 번개보다 1,000배 더 강력했습니다. 목성의 환경은 그 크기 만큼이나 극한 환경인 것이죠. “방문하기에 그렇게 좋은 곳은 아닙니다.”

목성의 고리에 대해서는 들어본적이 있나요? 목성에는 네 개의 고리가 있습니다. 밝고 얇은 고리 하나가 두껍고 희미한 입자로 된 고리와 위성의 조각들로 이루어진 두 개의 거미줄 고리 사이에 있습니다.

게다가 목성의 자전속도는 놀라우리만치 빠릅니다. 목성의 하루는 겨우 10 시간밖에 되지 않죠. 금속성을 띤 액체 수소로 된 거대한 바다도 있지요. 지구에서는 가장 가벼운 원소로 풍선을 하늘 높이 보내는 데 사용되는 수소가 목성에서는 액체의 형태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 바다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상상하기는 힘듭니다. “누구도 보지 못한 광경이죠. 게다가 수소 바다 위의 기압은 200만 기압에 달합니다. 또 구름 아래 있기 때문에 극히 어둡기도 합니다.” 목성 탐사계획인 주노 계획에서 일하는 과학자 스티브 레빈의 말입니다. “나는 그저 그 움직임이 액체 수은과 비슷할 거라고 상상할 뿐입니다.”

이 어둠의 바다는 전기를 띠고 있으며 이 때문에 목성에는 대단히 강력한 자기장이 흐릅니다. 이 자기장은 목성을 통과하는 우주선이 이를 이용해 더 빠른 속도를 얻을 수 있게 만들어줍니다. 이는 태양계 내에서 가장 강력한 자기장으로, 빛의 속도에 가까운 속도로 움직이는 고 에너지 입자와 전자로 만들어진 거대한 복사대(radiation belt)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 결과 목성의 양 극지에는 지구보다 훨씬 화려하고 눈부신 일렉트릭 블루 색의 네온 오로라가 만들어집니다.

“목성의 북극과 남극에는 거대한 오로라가 있습니다. 이 오로라는 찌그러진 고리 형태를 띄며, 위성 아래쪽에 밝은 점이 있습니다.”

목성의 위성에도 특징이 있습니다. 우선 목성의 위성은 수백 개나 되는데, 이는 목성에서는 삼중 일식을 관찰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갈릴레오는 400년 전 목성의 가장 큰 네 개의 위성인 에우로파, 가니메데, 이오, 칼리스토를 관찰했습니다. 그는 이 위성들이 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들이 목성의 주위를 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 사실이 어떤 충격적인 사실을 의미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바로,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는 수억 킬로미터 떨어진 이 기체로 된 행성이 인간이 우주에서 자신의 위치를 깨닫는 데 도움을 주었다는 뜻일 겁니다. 더 최근의 일로는, NASA가 보낸 갈릴레오 위성이 수집한 자료로 천체물리학자들의 빅뱅에 대한 추측이 보강되기도 했습니다. 올해 말 주노 우주선은 전자파를 이용해 목성의 내부에 대한 정보를 더 얻어낼 계획입니다. 높은 압력 때문에 목성의 대기 안으로는 들어갈 수는 없지만, 이 방법을 통해 목성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얻어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목성을 바라볼 때 보게 되는 것은 거대한 구름들입니다. 수백년간 지속되는 허리케인과 띠들은 마치 유화 같은 느낌을 줍니다. 나는 우리가 이 목성의 바깥 얇은 부분만을 보고 있다는 사실이 가장 놀랍습니다. 이는 우리가 마치 오렌지의 껍질만을 보고 있는 것과 같지요.”

“목성의 모습은 늘 달라집니다. 날씨와 구름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습니다.” 4년전 출발한 주노 우주선은 2016년 목성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주노 위성이 보내올 사진과 자료들은 목성에 대한 이해를 근본적으로 바꾸며, 태양계 생성의 비밀을 알려주리라 생각됩니다.

(아틀란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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