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여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회의에서 발표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발표자들의 직위는 대체로 ‘내러티브를 인간화하는’ 것이 일인 ‘기업 스토리텔러’와 ‘이야기 전략가’, 클라우드 컴퓨팅 회사에서 일하는 ‘퓨처리스트’ 등이었습니다. 내 직업도 한 번에 들어서는 잘들 모르니, 딱히 재단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나는 콘텐츨리(Contently)의 부사장으로 특정 브랜드의 콘텐츠를 변화하는 미디어 지형에 맞추어 온라인 영역으로 확장하는 일을 돕고 있습니다만, 내 어머니가 친구들에게 하는 설명이 사실 더 와닿을지도 모릅니다. “샘은 요새들 일하는 스타트업 회사에서 일하는데, 거기서 뭘 하는지는 아무도 몰라.”
우리가 전통적으로 알고 있던 직함은 1930년대부터 생겨나기 시작해 한층 복잡해지는 회사 내부의 역할을 정의하는 데 쓰였다고 펜실베니아대학교 와튼 경영대학에서 인적자원센터장으로 일하는 피터 카펠리는 설명하고 있습니다. 1990년대 들어 직장인들은 자신의 직함이 어떻게 해석될지 고민하기 시작했고, 명함은 회사 내부용과 대외용 두 장으로 늘어났습니다. 이제 두 가지 명함으로는 충분치 않아 보입니다. 고용시장은 훨씬 세분되고, 프리랜서 시장이 커졌으며, 창업과 디지털이 중심이 될뿐더러 이전에는 존재하지도 않던 수많은 일자리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심지어 많은 경우, 직함이 반영하는 내용보다 실제로 수행하는 역할이 더 빨리 바뀌기도 합니다.
브루클린 지역의 럼 증류소인 노블 엑스페리먼트 NYC(Noble Experiment NYC)에서 한때 브랜드 매니저로 일했던 레즐리 메리노프의 직함은 이제 “두리(Thing 2)”로, 이는 닥터 수스 박사의 동화책인 “모자 속의 고양이”에서 따온 것입니다. “내 상사는 직함에 대해 한참 고민했고, 내가 하는 모든 일을 통틀어 가리킬 만한 단어를 찾아보라고 했죠. 닥터 수스야말로 내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런 신생 회사에서는 아침엔 마케팅 책임자였다가 오후엔 사업개발 팀장으로 변모하는 일이 허다합니다. 직함은 잊히지 않으면 다행이고, 오히려 실제로 하는 일을 제대로 묘사하고 설명하는 데 방해가 되기도 합니다.
이제 직함을 신비화하는 일은 스타트업계 뿐 아니라 모든 종류의 일자리에 퍼졌습니다. 어찌 보면 의도적인 과장이 들어가는 것 같기도 합니다. 여러 사업 분야에서 일하는 프리랜서들은 가능한 한 자신을 인상적으로 어필하는 데 큰 관심이 있습니다. 한편 직함에 일어나는 변화가 사업이 돌아가는 방식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를, 특히 직원을 관리하거나 창의성이 필요한 직종에서 전통적인 역할 자체를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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