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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털매머드의 멸종이 사냥에 의한 것이었다는 증거

과학자들이 어린 시베리아 털매머드의 엄니의 화학성분를 분석하여 젖을 뗀 나이를 알아냈습니다. 코끼리와 닮은 이들 동물이 멸종한 주 원인은 기후변화가 아닌 사냥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털매머드는 마지막 빙하기가 끝날 무렵 멸종한 거대 포유류들과 마찬가지로 약 1만 년 전에 시베리아와 북아메리카에서 사라졌습니다. 매머드 멸종에 대해 현재 유력한 두 가설은 인간의 사냥과 기후변화가 꼽히며, 이 둘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치명적인 원투 펀치가 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수십 년에 걸친 연구에도 불구하고 아직 명확한 결론이 나지 않은 채 논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시건대학교의 고생물학자 두 명이 교착상태를 풀어낼 독창적인 방법을 찾아낸 것으로 보입니다.

미시건대학교의 지구환경과학 박사과정 학생인 마이클 처니와 지도교수인 고생물학 박물관 관장 대니얼 피셔에 따르면 어린 시베리아 털매머드의 엄니 15 개의 동위원소 특징을 조사하자, 새끼가 젖을 떼는 나이가 털매머드의 멸종이 진행되던 3만 년 동안 약 3년 정도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처니와 피셔에 따르면 기후와 관련된 영양섭취 스트레스는 현생 코끼리들이 젖을 떼는 나이가 늦어지는 현상과 관련되어 있으며, 사냥에 의한 압력은 동물들의 성숙을 가속시켜 젖을 더 일찍 떼게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털매머드의 멸종에 이르는 동안 젖을 떼는 시기가 빨라지는 변화는 사냥에 의한 압력이 있었다는 강력한 증거이며 기후변화가 빙하시대 거대 포유류들의 멸종을 이끌었다는 학설과는 들어맞지 않는 생활사 관련 자료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 자료 하나를 추가한 것입니다.” 처니의 말입니다.

“이 발견이 논쟁을 종식시킬 수는 없겠지만, 지금까지 진영을 나누기만 해왔던 질문을 푸는 열쇠가 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이 얼마나 가능성이 있는지를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처니는 지난 15일 텍사스 주 댈러스에서 열린 척추고생물학회(Society of Vertebrate Paleontolgoy) 연례회의에서 연구내용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피셔가 지난 20여 년간 모아온 방대한 양의 시베리아 매머드 엄니 컬렉션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이 표본들 — 러시아 정부의 허가와 러시아, 프랑스, 그리고 네덜란드 동료들의 도움으로 수집 및 입수가 가능했던 — 중에는 40개 가까운 새끼들의 엄니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엄니들로부터 젖 떼는 시기에 대한 정보를 얻어낼 수 있다는 사실은 10여 년 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피셔 교수의 말입니다. 피셔는 이번 달에 미시건 주의 첼시 부근에서 발견된 매머드 유해 일부를 발굴하는 연구팀을 이끌기도 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충분한 수의 개체로부터 충분한 지질학적 시대에 걸친 자료를 얻어 시간의 흐름에 따른 패턴을 보여줄 수 있었던 첫 번째 경우였습니다.” 피셔의 말입니다. “우리가 제안하는 접근법을 개발하는 데 있어서 이정표가 되는 것이고, 멸종 문제가 풀 수 있는 문제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3살에서 12살에 걸친 개체들의 엄니 열다섯 개가 분석대상이 되었습니다. 3살짜리 매머드의 엄니는 약 25cm 정도, 12살짜리 매머드의 엄니는 75cm 정도 길이였습니다.

연구의 일부로 처니는 톨레도 동물원 아프리카 코끼리의 어미-새끼 쌍으로부터 꼬리털을 얻어 동위원소 조성을 분석했습니다. 새끼 코끼리는 어미의 젖을 떼는 중이었기 때문에 처니는 매머드와 가까운 관계인 코끼리가 젖을 먹다가 고형식으로 바꿔가는 과정에서 동위원소 비율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처니는 코끼리 꼬리털의 단백질로부터 질소의 두 가지 안정동위원소, 즉 질소-14와 질소-15의 비율을 비교했습니다. 처니는 새끼 코끼리의 식단에 고형식의 비율이 늘어나면서 질소-15 대 질소-14의 비율이 꾸준히 떨어진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 패턴은 인간을 포함하여 다른 포유류에서 이전에 관찰된 적이 있지만 코끼리에서는 기록된 적이 없습니다.

젖을 떼면서 일어나는 동위원소 비율 변화를 알아낸 후 처니는 매머드 엄니로 돌아왔습니다. 처니는 CT 스캐닝을 이용해 — 나무의 나이테와 비슷하게 — 매년 엄니가 성장하는 정도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각 해에 성장한 부분에서 표본을 채취하고 콜라겐 단백질에서 질소 동위원소를 측정했습니다.

처니는 매머드 새끼가 어릴 때의 동위원소 비율은 일관되게 점점 낮아지는 질소-15 값을 보여주어 전체적인 식단에서 어미의 젖이 차지하는 비율이 줄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설명합니다.

“톨레도 동물원의 새끼 코끼리에서 보았던 것과 동일한 패턴이었습니다.”

질소-15 는 점진적으로 감소한 이후 대개의 경우 급격한 증가를 보이는데, 처니와 피셔는 이것을 완전히 젖을 뗀 후 첫 해에 단기적으로 영양섭취에 스트레스를 받았던 신호라고 해석합니다.

시베리아 털매머드의 엄니 15개에 대한 방사성탄소 연대측정 결과, 이 엄니들은 지금으로부터 4만 년 전에서 1만 년 전 사이에 살았던 매머드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처니와 피셔는 3만 년의 기간 동안 젖을 떼는 나이가 평균 8 살에서 5 살로 줄어들었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이번 젖 떼는 시기에 대한 연구는 화석 엄니에 보존된 “생활사” 정보를 추출하고자 하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이 프로젝트는 피셔와 일련의 대학원생들이 수행하고 있는 수십 년에 걸친 대규모 장기 연구입니다. 생물학자들은 생활사라는 단어를 어떤 생물이 성장하고 발달하는 과정에서 겪는 모든 변화를 가리키는 의미로 사용합니다.

“30년 전에 엄니 연구를 시작하고는 초기에 생활사가 연구의 열쇠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피셔의 말입니다. “엄니에는 삶과 성장의 기록이 들어있는데 엄니를 이용해서 이런 방식으로 자료를 추출하는 연구를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엄니를 연구하면서 피셔와 학생들은 매머드의 엄니가 성장률, 성적 성숙을 이루는 나이, 임신 간격, 그리고 젖 떼는 나이 등 생활사와 관련된 정보를 담고 있다는 것을 보여왔습니다.

생활사의 이정표가 되는 이러한 사건들의 시기는 다양한 환경적 압력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엄니는 “동물들이 환경의 변화로부터 어떤 영향을 받는지, 혹은 변화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직접적으로 알아볼 수 있는” 길을 제공해 준다고 처니는 말합니다.

종종 환경 변화는 생활사에 예측 가능한 결과를 가져오기도 합니다. 매머드의 엄니로부터 얻은 증거를 분석함으로써 피셔와 학생들은 이런 예측을 검증해 볼 수 있습니다.

“멸종 논쟁을 푸는 데 있어서 생활사 분석의 강점이라면 최종적으로 젖을 떼는 나이가 생활사에 있어서 사냥과 환경 관련 영양섭취 스트레스에 각각 다르게 반응하는 하나의 이정표라는 점을 알고 있다는 점입니다.” 고생물학 학회의 로머 상(Romer Prize) 세션에서 연구내용을 발표할 처니의 말입니다. “우리 분석 내용은 경합하는 가설들에 대해 검증을 할 수 있게 해주고 예비 결과는 사냥에 의한 압력에서 예측할 수 있는 결과와 일치하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는 미국 국립과학재단, 내셔널지오그래픽 소사이어티 및 CRDF 글로벌 등에서 연구비 지원을 받아 이루어졌습니다. 처니와 피셔는 이번 연구결과를 과학 학술지에 출판할 예정입니다. (사이언스 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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