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과학

저자, 감독, 자문위원이 말하는 영화 의 과학

영화 <마션(Martian)>을 볼 계획이 있다고요? 당신은 사랑에 빠지게 될 겁니다. 아, 난 와트니 역의 맷 데이먼을 말하는 게 아니에요. 이 영화의 진짜 주인공은 바로 과학입니다. 화성탐사계획에 사용되는 멋진 헤르메스 우주선, 화성에서 살아남기 위해 분투하는 와트니의 기발한 아이디어들, 그리고 그를 돕는 지구 과학자들의 창의성 등, 이 이야기는 그 자체로 과학에 대한 연서처럼 보입니다. 우리는 이 영화가 어떻게 현실과 상상 사이의 균형을 잡았는지 알기 위해 감독인 리들리 스콧, 원작자인 앤디 위어, 그리고 나사의 행성과학 책임자이자 이 영화에 자문으로 참여한 짐 그린을 만났습니다. (아래 인터뷰 내용은 적절하게 수정된 것임을 밝힙니다.)

Q: 영화 마션에서 정확한 과학적 묘사를 고집하는 일이 당신들에게 중요했나요?

위어: 나는 어떤 이야기의 과학적 사실을 따지는 사람이에요. 명백한 오류가 눈에 띄면 나는 그 이야기에 빠져들 수 없어요. 나는 내 책의 독자들이 그런 경험을 하길 원하지 않았죠… 이 이야기는 과학적 사실들을 하나하나 따져갈 때, 그것이 그대로 줄거리가 되는 소설이에요. 멋진 일이죠.

스콧: 대부분의 경우 우리는 가능한한 이를 정확하게 묘사하려 했습니다. … 이는 새로운 시도였고 나는 그게 마음에 들었어요. 그러니까 실제 과학적 한계 안에서만 작업하는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는 뜻이지요. 누군가 “중력새총(gravitational slingshot)을 이용하면 연료를 아낄 수 있을겁니다”같은 말을 했을 때 이를 어떻게 표현할지 생각하는 것은 무척 흥미로운 경험이었습니다.

그린: 무척 중요했지요. 하지만 리들리 스콧의 무대 디자이너였던 아서 맥스와 일할 때는 과학적으로 올바르면서도 동시에 독창적이면서 또 창의적인, 게다가 예술적인 아이디어를 내야 했습니다.

Q: 영화 속에는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기술들이 나옵니다. 어떻게 이 부분을 현실적으로 보이게 만들었나요? 그리고 그런 정보는 어디서 얻었나요?

위어: 나는 평생 우주 여행을 상상했지만, 이 책을 쓸 당시에는 항공공학 전문가를 알지 못했어요. 물론 지금은 알지만요. 나는 구글을 이용했습니다. … 수많은 연구들을 찾아 읽었죠. 그리고 원래 “마션”은 내 웹사이트에 조금씩 연재하던 내용이었어요. 그 내용 중 과학적인 오류가 있을때에는 독자들이 내게 이메일을 보냈죠. 아주 흥미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일종의 대중지성을 이용해 사실 여부를 검증한 셈이죠.

스콧: 이 영화를 만들기로 결심하자마자 나는 NASA와 우주여행, 화성 기지, 이동용 차량(MAV), 우주복 등에 대해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NANA는 우리에게 거의 사진 같은 예상 모형도를 보내줬습니다. 영화 속에서 현실적으로 보이는 모든 것들은 아마 그들이 알려준 것일 겁니다.

그린: 우리는 리들리 스콧 감독을 존슨 우주센터로 데려갔지요. 그에게 화성 우주기지가 어떤 형태일지를 보여줬습니다. … 음식을 만드는 곳, 탈 것의 형태, 그리고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주었죠. 소설만으로는 실제로 그 대상이 어떻게 보일지 알기가 어렵습니다. 눈으로 보여주는 것은 천 마디 말보다 가치가 있고, 이야기에 생동감을 부여합니다.

Q: 짐과 앤디 두 분은 이 영화 제작에 어느 정도 관여했습니까?

그린: 나는 시나리오를 쓰는 일과 실제 그 영화에 들어갈 기구를 만드는 일 사이에 큰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곧 알았습니다. 그리고 그 일을 도와야했죠. 예를 들어, 방사성 동위원소 열발전기는 어떤 형태여야 하는지, 작동 중에는 얼마나 뜨거워지는지, 방사능은 얼마나 나올지, 조작은 어떤 식으로 해야 하는지 등을 생각해야 했습니다. 헤르메스 우주선 내부에 인공 중력은 어떻게 만들어야 하며 이를 위해 필요한 자전속도와, 바깥 장면은 어떻게 보일지 등도 고려해야 했습니다. NASA가 생각하는 화성 표면의 이동 수단과 거주용 시설도 마찬가지였죠.

위어: 사실 나는 작품을 판 뒤로는 별로 할 일이 없었어요. 하지만 제작진들은 내 도움을 원하더군요. 시나리오를 쓴 드루 고다드와는 매일 전화로 이야기했죠. 촬영이 시작되고 나서는, 스콧 감독이 궁금해하는 내용들이 내게 전달되었습니다. 그 질문들만 보아도, 이들이 정말로 과학적 사실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스콧의 질문은 이런 식이었죠. “마크 [와트니]가 화성 표면에서 우주복을 입은 채로 히드라진 용액을 한 통에서 다른 통으로 붓는 것이 가능할 것 같나요?” 나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아뇨, 화성의 대기압은 매우 낮아서 휘발성이 강한 히드라진은 바로 증발해버릴 겁니다.” 그럼 이런 답을 듣습니다. “그렇군요. 그 장면을 넣어서는 안 되겠네요.”

Q: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즉 영화이기 때문에 가능한 그런 상상의 장면이 있나요?

그린: 많지는 않지만 몇 군데 있어요. 그럴 듯하지만 정확하지는 않은 그런 장면들이죠. 먼지 폭풍이 좋은 예입니다. 화성에도 먼지 폭풍이 있지만 영화에서처럼 위험하지는 않아요. 화성의 대기는 옅어서 뭔가를 날려버릴 만큼 강한 바람이 불 수 없기 때문이죠. 다른 사소한 것들도 있습니다. 호흡을 위한 산소통에는 질소와 산소 혼합기체가 아니라 산소가 주성분인 기체가 들어있습니다. 질소는 색전증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죠. 이런 건 우주복의 구조를 잘 아는 사람만이 알 수 있죠. 나머지 장면, 장치들은 대부분 실제 NASA가 고려하고 있는 것들입니다. 앤디는 지구와의 통신을 화성의 궤도위성을 통해 하는데, 이 위성들은 이미 화성을 돌고 있습니다. 헤르메스 우주선이 사용한 이온 추진엔진은 지금 한창 개발 중이고요. 즉 영화 <마션>에는 우리 같은 현장의 전문가들도 즐길 수 있는, 그런 요소들이 많이 있습니다.

위어: 먼지 폭풍은 내가 이야기를 극적으로 만들기 위해 현실을 약간 희생한 부분입니다… 인간 대 자연의 대결을 다룬 이야기에서는 자연이 먼저 일격을 날려야 하기 때문이죠. 화성의 방사능도 대충 넘어간 부분이죠. 사실 실제 화성 임무에서는 가장 어려운 부분일 겁니다. 나는 그저 방사능을 막을 수 있는 재료가 개발되었다는 식으로 얼버무렸죠.

스콧: 나는 영화를 상상으로 찍지 않습니다. 이건 에일리언 같은 영화를 찍을 때조차도 가장 중요한 원칙이에요. 내가 에일리언을 제대로 묘사하지 않았다면 그런 영화가 나오지 못했을겁니다. … 물론 어느 정도의 타협은 있겠죠. 결국 사람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이건 영화니까, 괜찮아!

(사이언스)

원문 보기

veritaholic

View Comments

Recent Posts

[뉴페@스프] “돈 때문이 아니다” 최고 부자들이 트럼프에게 정치 후원금을 내는 이유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쓰고…

2 일 ago

‘백신 음모론자’가 미국 보건 수장 되다… “인신공격은 답 아냐”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2기 행정부 인선을 속속 발표하고 있습니다. 정치적으로 논란이 불가피한 인물도 다수 지명된…

3 일 ago

[뉴페@스프] “레드라인 순식간에 넘었다”… 삐삐 폭탄이 다시 불러온 ‘공포의 계절’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4 일 ago

[뉴페@스프] 사람들이 끌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이름 결정론’ 따져보니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6 일 ago

‘예스맨의 절대 충성’ 원하는 트럼프…단 하나의 해답 “귀를 열어라”

트럼프 2기 행정부 인사가 속속 발표되고 있습니다. 대부분 트럼프에게 절대적인 충성을 보여준 이들로, 기존 공화당원들…

7 일 ago

[뉴페@스프] “삶이 송두리째 흔들릴 것” 미국 대선판에 등장한 문건… 정작 묻히고 있는 건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1 주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