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NASA는 한때 황량한 죽은 행성으로 여겨졌던 화성에 생명이 존재할 상당한 증거를 발표했습니다. 그것은 화성의 적도 일부에 지금도 때때로 물이 흐르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이 지역은 태양계 내에서 지구를 제외한 장소 중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 외계생명체를 확인하는 일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화성에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지역이 존재하며, 이를 탐사하는 것은 화성에 인류를 보내야 하는 가장 확실한 이유입니다. 그러나 NASA와 유럽과학재단(European Science Foundation)이 최근 공동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아직 우리는 이를 실행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여기서 문제는 로켓 발사기술, 빠듯한 예산, 정치적 상황, 변덕스런 대중의 지지 등이 아닙니다. 물론 이들은 몇 세대에 걸쳐 이루어지는 우주탐사 계획에 늘 문제가 되었던 것들입니다. 그러나 화성생명탐사계획의 문제점은 바로 생명이 가진 특성에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지구 미생물들의 끈질긴 생명력과 이에 대비되는 화성 생명체들의 잠재적인 연약함입니다. 지금 이 상태로는, 화성에서 발견될 미생물은 분명히 NASA의 로켓발사대가 있는 카나베랄 곶의 미생물들일 것입니다. 곧, 화성이 이들 미생물들에 의해 오염될 것이라는 뜻입니다. 위 연구의 저자들은 화성의 생태계가 지구 생명체들에 의해 오염되지 않기 위해 생명체가 존재 가능한 “중요 지역에 인간의 접근을 금지해야” 한다고 결론 내리고 있습니다. 이 아이디어가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NASA와 같은 기관에서 이를 솔직하게 인정한 것은 드문 일입니다. NASA는 빠르면 2030년대에 인간을 화성에 보내려 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이 문제의 해법을 적극적으로 찾는다손 치더라도 이를 해결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사실 이런 “행성 보호(planetary protection)” 개념은 앞서 로봇 탐사에서도 이미 제기된 바 있습니다. 인간과 달리 지구를 출발할 때 미생물을 제거하기 위해 강력한 방사선과 독한 화학물질로 소독되는 기계의 경우에도 이 오염은 여전히 문제가 됩니다. NASA에서 행성간 우주선을 준비하는 클린룸에서는 늘 살아남은 미생물이 발견됩니다. 아폴로 계획의 우주인들은 2년 반 전 진공의 달 표면에 버려진 서베이어 3호에서도 미생물이 남아있는 것을 발견한 바 있습니다. 지구의 미생물이 달 표면에서 살 수 있다면, 더 살만한 환경인 화성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은 더 크겠지요.
1967년 제정된 UN의 외기권 우주조약(Outer Space Treaty)은 다른 세계를 지구의 생명체로 “유해하게 오염”시키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국제 우주공간 연구위원회(COSPAR, the Committee on Space Research) 역시 미국, 유럽, 러시아 등의 우주탐사에 앞서 있는 국가들이 따라야 할 행성보호규약을 정해놓고 있습니다. COSPAR는 2002년, 화성 보호를 위해 생명체가 거주 가능한 환경을 가진 지역을 “특별 구역(Special Regions)”으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화성에 대한 우리의 지식이 늘어나면서, 이 특별 구역은 매 2년마다 새로이 지정되고 있습니다.
화성의 적도 부근, 협곡 지역, 바위산 등이 이 특별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이번 발표에서 여름마다 염수가 흘렀던 지역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밖에도 동굴 속, 극지의 지하, 화산 활동에 의한 지열이 있는 지역 등이 있습니다. 이런 지역을 탐사하기 위해서는 보다 엄격한 멸균 기준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아직 우리는 미생물을 완벽하게 소독하지 못하고 있으며, 화성 탐사를 위해 그 기준이 얼마나 엄격해야 하는지도 알지 못합니다.
NASA의 첫 번째 화성 탐사는 1976년 화성에 착륙한 바이킹 착륙선이었습니다. 그 후로 모든 시도는 현재의 생명체가 아니라 과거 생명체의 흔적을 찾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만약 충분히 소독된 로봇도 이 특별 구역에 들여보낼 수 없다면, 미생물로 가득한 인간이 그 곳에 들어가는 것이 바른 결정일까요?
칼 세이건은 화성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에 대해 다음과 같은 유명한 말을 남겼습니다. “화성은 화성인들의 것이어야 합니다. 비록 그 화성인들이 미생물이라 하더라고 마찬가지입니다.” 만약 그의 생각을 따른다면, 우리는 화성을 인류의 손길이 닿지 않도록 보호해야 합니다. 물론 이와는 다른, 보다 속 편한 생각들도 있습니다. 과거 소행성의 충돌에 의해 행성간의 물질 교환이 있었고, 또 먼저 화성을 탐사했던 지구의 탐사선에 의해 화성이 지구의 침략자들을 벌써 여러 번 경험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때마다 화성의 환경에 더 잘 적응해 있는 그들이 이 침략자들을 쉽게 격퇴했을 수도 있습니다.
이 모든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위 보고서는 한 가지 사실을 분명하게 말합니다. “화성 유인탐사계획에 있어 행성간 보호원칙은 과학, 공학, 기술, 행정, 공공정책 등의 여러 분야에 매우 중요한 질문들을 던질 것입니다.” 이 말의 진정한 의미 역시 분명합니다. 화성 유인탐사계획에 있어 행성간 보호 원칙은 그저 포기하거나, 무시하거나 간과될 수 없는 원칙이라는 것입니다. 지금부터 이 문제를 다루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유인탐사계획은 기껏해야 실패에 그치거나, 최악의 경우 화성 생명체를 연구할 기회를 영원히 상실하게 되는 결과를 낳을 것입니다.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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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의 경우는 없나요?
강력한 화성의 미생물이 인류에 위협이 될 가능성 말이죠.
궁금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