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을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현실 덕에 정신에 문제가 있는 미국인들이 자신의 분노를 만천하에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은 이제 우리 모두에게 목숨이 걸린 문제가 되었습니다. 최근 몇 년만 보아도 총기 사건은 학교와 교회, 극장, 일터를 가리지 않고 여러 차례 일어났지만, 이번 주 버지니아주에서 일어난 방송기자 살해 사건은 미국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렸습니다.
사건 관련 수치만을 보면, 이번 일은 그다지 특별할 것이 없는 총격 사건입니다. 범인이 두 사람을 죽이고 자살해, 총 세 명의 사망자가 나왔죠. 무서운 점은 범인이 자신의 범행을 직접 기록하고, 소셜미디어에 이를 버젓이 공개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그가 직접 올린 끔찍한 영상이 삭제되기 전까지 많은 사람이 그의 메시지를 읽고 영상을 보았습니다.
총기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생기는 의문들은 이번에도 여전합니다. 도대체 사람들은 왜 이런 끔찍한 짓을 벌이는 것일까요? 부인할 수 없는 것은 분노와 좌절감에 휩싸인 범인이 죄 없는 사람을 죽이고, 나아가 그것을 모두에게 보여줄 수 있는 힘을 원했고, 쉽게 구할 수 있는 총이 그러한 욕망을 현실로 만들어 주었다는 점입니다. 소셜미디어가 그의 욕망에 날개를 달아준 것도 사실입니다.
많은 정치인이 이번 사건 이후, 총기 문제보다는 범인의 불안한 정신 상태에 애써 초점을 맞추며 정신 질환 치료 환경을 개선하자고 나설 것입니다. 미국이 그 어떤 현대 국가보다도 많은 1인당 총기 수를 자랑하는 마당에, 이러한 태도는 현실을 외면하는 것입니다. 공화당을 중심으로 하는 정치인들이 미국의 총기 안전을 약화시키는 동안, 총은 누구나 쉽게 얻을 수 있는 일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충격에도 불구하고 큰 변화가 없을 거라는 사실을 우리 모두 알고 있습니다. 이런 범죄마저도 경각심을 일깨우는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 일상에 가까운 오늘, 미국에 총은 너무 많고, 상황을 개선하려는 의지는 전혀 없어 보입니다.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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