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잭슨의 사망소식은 그가 지난 두 달 동안 매일 밤 프로포폴 주사를 맞았다는 뉴스와 함께 보도되었습니다. 그의 죽음은 약물과용으로 인한 심장발작 때문으로 판명되었습니다. 분명히 그가 받은 치료는 잘못된 것이었이며, 어떤 이도 이런 치료를 지지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보다 근본적인 질문, 곧 마취가 잠을 대신할 수 있는가 하는 논의는 그저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나는 이 질문이 생각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이클 잭슨의 주치의에 대한 재판에서 하버드의 수면전문가는 다음과 같이 증언했습니다.
Q: 프로포폴은 수면제인가요?
A: 아닙니다. 이는 마취제입니다.
Q: 그렇다면 마취제와 수면제에는 차이가 있나요?
A: 네, 그렇습니다.
이 수면전문가는 프로포폴이 단지 잠에 대한 욕구를 채워줄 뿐, 실제로 잠을 대신하지는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A: 이건 마치 저녁 식사대신 섬유질로 된 알약으로 배를 채우는 것과 같습니다. 당신의 배는 부르게 되고 더이상 배고프지도 않을 겁니다. 하지만 실제로 당신이 칼로리와 영양소를 섭취한 것은 아닙니다.
A: 진짜 잠은 생물학적 요구를 채워주지만 프로포폴 마취제는 그런 생물학적 요구를 만족시켜주지 않습니다.
한편, 마취전문가는 다음과 같이 증언했습니다.
Q: 만약 의사가 프로포폴을 수면제로 사용했다면 그것은 실수인가요?
A: 네. 매우 커다란 실수입니다.
Q: 렘 수면, 혹은 비-렘수면이 프로포폴 마취나 일반 마취에 의해 가능한가요?
A: 불가능합니다.
변호사는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잭슨 씨는 두 달동안 전혀 잠을 자지 못했고 그 대신 프로포폴 처방만을 받았습니다.”
물론 수면과 마취는 서로 다른 상태입니다. 마취는 자연적인 상태인 수면과 달리 인공적인 혼수상태와 가깝습니다. 잠을 자고 있는 이에게 칼을 대고 수술할 수는 없겠죠.
그러나 더 중요한 질문은 프로포폴이 수면과 같은 기능을 하느냐일겁니다. 잭슨은 프로포폴에서 깨어났을 때 충분한 휴식을 취한 것 같다고 말했었지만, 마취 전문가는 이 기분이 황홀감을 주는 도파민 분비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쥐를 대상으로한 연구를 인용했고 자신의 임상 경험과도 일치한다고 말했습니다.
A: [잭슨]은 프로포폴이 주는 만족감을 자신이 충분한 휴식을 취했기 때문에 느끼는 것으로 착각한 것입니다. 그는 수면 안정제로 프로포폴을 처방받았고, 충분한 잠을 자지 못했습니다.
내가 학계의 전문가인 이 두 사람의 의견에 의문을 표하는 것은 아닙니다. 나는 그저 그들의 의견과 다른 내용의 연구들도 있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습니다.
24시간의 생체주기 이외에도 우리는 낮 시간 동안 쌓였다가 잠에 의해 해소되는 “항상성 욕구(homeostatic drive)”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회복기능을 가진 느린 주기의 수면인 비-렘수면과 렘수면의 두가지 요소를 통해 해소됩니다. 그러나 이 설명은 수면이 가진 한 가지 측면일 뿐입니다. 항상성의 더 근본적인 요소, 곧 우리가 잠을 자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어쩌면 뇌 신경이 연결되는 강도를 유지하기위해서일지 모릅니다.
몇 가지 분명한 차이를 제외한다면 수면과 마취상황에서 뇌가 휴식을 취한다는 사실은 동일합니다. 프로포폴과 수면은 유사한 느린 파형을 만들며 이를 최초로 보였던 연구는 “프로포폴 마취는 수면과 유사한(sleep-like) 상태를 만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수면과 마취상태 모두 피질에서의 연결활동은 감소했습니다. 두 상태에서 모두 우리는 신체를 움직일 수 없으나, 그 과정은 다릅니다. 또한 마취상태에서는 렘수면에서 나타나는 세타파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내부 과정보다는 그 기능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만약 수면이 마취에 영향을 준다면, 그리고 마취가 수면에 영향을 준다면, 우리는 이 둘 사이에 어떤 기능적 관계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선 수면부족은 프로포폴을 더 효과적으로 만듭니다. 곧, 더 빨리 무의식 상태로 들어가게합니다. 환자는 단지 잠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마취 상태의 특징인 평탄한 신호를 보입니다. 초파리 실험에서도 이 효과는 확인되었습니다. 유전자 조작을 통해 잠을 덜 자게 된 초파리는 마취 상태로 가기위해 더 많은 마취제를 필요로 했습니다.
즉, 수면은, 아니 수면의 부족은 마취제에 대한 반응에 영향을 끼칩니다. 그렇다면 마취는 수면에 영향을 끼칠까요?
수면부족상태에서 충분한 수면은 수면빚을 갚고 수면부족의 효과를 없앱니다. 곧, 우리를 상쾌하고 깨어있게 만듭니다. “마취학(Anesthesiology)”지에 발표된 2004년의 연구는 프로포폴이 렘수면과 비렘수면과 같은 효과를 낸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이 연구는 “우리의 결과는 자연 상태의 수면에서 일어나는 회복과정과 마취상태에서 일어나는 회복과정이 유사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결론내렸습니다.
미시간 대학의 마취학자 조지 마셔역시 이렇게 말합니다. “프로포폴은 수면 그 자체 만큼 수면빚을 없애는 것으로 보입니다. 수면부족상태의 환자가 프로포폴 처방을 받을 경우 그들은 실제로 회복되고 렘수면 및 비렘수면의 관점에서 원기를 찾게될지 모릅니다.”
한편 마취제 세보플루레인은 자연 수면 상태보다 절반의 시간만으로 비렘수면의 수면빚을 갚고 완전한 회복상태로 만드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마취 이후의 수면에서 델타 파의 강도를 보고한 연구는, 적어도 내게는 마취가 “가짜 수면”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하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델타 파의 강도는 수면의 깊이를 알려주는 지표입니다. 수면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잠에 빠졌을 때 우리는 강한 델타 파 신호를 보게 됩니다. 그러나 마취를 경험한 이후 잠에 빠졌을 떄 델타 파의 강도는 높지 않습니다.
프로포폴은 어쩌면 수면부족을 해소하기에는 너무 위험한 약물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수면과 마취가 전혀 다른 상태라는 주장은 사실과 다릅니다. 적어도 수면이 가진 기능과 그 효과가 오직 실제 수면을 통해서만 – 그 특정한 뇌파의 패턴을 통해서만 – 만족되리라는 것은 너무 단순한 가정입니다. 자연은 대체로 그렇게 만들어져있지 않습니다.
(LastWordOnNothing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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