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경제세계

소 두 마리로 알아보는 경제

옮긴이: 새로운 내용은 아닙니다. 이미 몇 년 전에 인터넷 상에 회자됐던 이야기입니다. 뉴질랜드의 언론인 마이크 호스킹(Mike Hosking)이 페이스북 페이지에 다시 올린 소 두 마리로 알아보는 경제 체제 / 각 나라의 경제에는 뻔한 고정관념, 선입관에 휘둘린 잘못된 상식도 있지만 반대로 뛰어난 통찰과 신랄한 풍자가 담겨있기도 합니다. 페이스북 상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수많은 사람들이 댓글로 소개되지 않은 나라의 버전을 지어 올리자 호스킹은 그 가운데 몇 가지를 골라 추가로 포스팅을 올렸습니다. 한국 이야기도 있습니다. 여러분이라면 한국 경제를 표현하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공산주의 (Communism)

소가 두 마리 있다. 국가가 소를 국유화한 뒤 국민들에게 우유를 나눠준다.

사회주의 (Socialism)

소가 두 마리 있다. 한 마리는 이웃에게 나눠준다.

파시즘 (Fascism)

소가 두 마리 있다. 국가가 소를 국유화한 뒤 국민들에게 우유를 판다.

관료주의 (Bureaucratism)

소가 두 마리 있다. 국가가 소를 국유화한 뒤 한 마리는 죽이고, 다른 한 마리에게서 짜낸 우유도 엄한 데다 버린다.

고전 자본주의 (Traditional Capitalism)

소가 두 마리 있다. 한 마리를 팔고 그 돈으로 황소를 산다. 소가 계속 불어나고 경제도 성장한다. 소를 판 돈은 은퇴 후 노후 자금이 된다.

벤처 투자 (Venture Capitalism)

소가 두 마리 있다. 은행에서 일하는 가까운 친척이 써준 신용장으로 본인이 갖고 있는 주식회사에 소 두 마리에 아직 있지도 않은 한 마리를 더해 판다. 출자전환(debt/equity swap)을 통해 장부에 소를 네 마리로 불리고, 세금 공제를 받고 나면 소는 다섯 마리가 된다. 소들이 짜낸 우유의 소유권을 (조세피난처인) 케이만 아일랜드에 있는 유령회사 중개인에게 넘기고, 이때 여섯 마리로 불어난 장부상의 소는 다시 본인 주식회사로 되팔 때 일곱 마리로 한 마리 더 불어난다. 회사 연례보고서에는 회사 소유의 소가 여덟 마리로 나와 있다. 한 마리 더 늘릴 수 있는 옵션 포함.

이탈리아 (An Italian Corporation)

소가 두 마리 있다. 내 소긴 한데 지금 어디있는지 모르겠다. 일단 점심부터 먹기로 한다.

프랑스 (A French Corporation)

소가 두 마리 있다. 파업에 돌입하고 투쟁을 조직하고 도로에 바리케이드를 세운다. 우리는 소를 한 마리 더 원하기 때문이다.

미국 (An American Corporation)

소가 두 마리 있다. 한 마리는 팔고 다른 한 마리의 젖을 계속 쥐어짠다. 네 마리 소가 생산할 분량의 우유가 나올 때까지. 소는 끝내 죽었다. 컨설턴트를 고용해서 왜 소가 죽었는지 분석을 의뢰한다.

스위스 (A Swiss Corporation)

소가 5천 마리 있다. 당신 소는 아니다. 전 세계 곳곳에 퍼져 있는 소 주인에게 보관료를 받는다.

아일랜드 (An Irish Corporation)

소가 두 마리 있다. 사실 한 마리는 말이다.

호주 (An Australian Corporation)

소가 두 마리 있다. 이 정도면 꽤 풍족하다. 사무실 문 닫고 맥주 마시고 축하 파티를 한다.

중국 (A Chinese Corporation)

소가 두 마리 있다. 300명이 달려들어 젖을 짠다. 완전고용을 달성했고 소의 생산성도 아주 높다고 홍보한다. 실상을 보도하는 기자가 있으면 체포해 구금한다.

인도 (An Indian Corporation)

소가 두 마리 있다. 소를 숭배한다.

이라크 (An Iraqi Corporation)

모두가 당신 나라에 소가 많다고 생각한다. 실제로는 소가 전혀  없다고 누차 말했지만 아무도 이 말을 믿어주지 않고 결국 당신 나라는 침공을 받고 전쟁통에 아수라장이 된다. 그들이 찾던 소는 당연히 없었고, 지금도 소는 없다. 대신 민주주의를 얻었다.

영국 (A Brithsh Corporation)

소가 두 마리 있다. 둘 다 광우병에 걸렸다.

그리스 (A Greek Corporation)

소가 두 마리 있다. 한 마리는 프랑스로부터, 다른 한 마리는 독일로부터 빌려온 것이다. 두 마리 다 잡아먹었다. 채권자인 은행이 전화를 걸어 우유를 짜내 이자로 보내달라고 한다. 잡아먹었으니 우유를 짤 도리가 없어 IMF에 구제를 요청한다. IMF가 소를 두 마리 추가로 빌려줬다. 그런데 그 두 마리도 다 잡아먹었다. 채권국과 IMF에서 다시 전화를 걸어서 우유를 보내달라고 한다. 당신은 머리 자르러 미용실에 가 있다.

아래는 사람들이 단 댓글 가운데 호스킹이 추려내 추가한 내용들입니다.

뉴질랜드 (The New Zealand Economy)

소가 두 마리 있다. 소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집을 사려고 했는데 집값이 비싸서 턱없이 부족했다. 결국 소를 팔았고, 소를 산 사람에게 소를 다시 빌려서 우유를 짠다. 소 주인은 내 집세를 꼬박꼬박 받아가는 우리집 주인이기도 하다.

헝가리 (The Hungarian Economy)

소가 두 마리 있다. 사실, 아무 것도 없다. 가난하다.

일본 (The Japanese Economy)

소가 두 마리 있다. 실제 소보다 열 배 작고, 우유는 스무 배나 생산해내는 초능력 소를 개발한다. 그리고 똑뿌러진 만화 캐릭터를 만든 다음에 ‘소켓몬(Cowkimon)’이라고 이름을 지어 전 세계 시장에 수출한다.

한국 (The Korean Economy)

남한 – 소가 두 마리 있다. 둘 다 삼성 거다.

북한 – 소가 두 마리 있다. 김정은이 자기 머리 모양과 똑같이 소 털을 자르라고 지시한다. 너는 그 명령을 어겼다가 처형당한다. 소는 노동교화소로 보내진다.

캐나다 (The Canadian Economy)

소가 두 마리 있다. 캐나다 소가 미국 소보다 낫다는 걸 광고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

몽골 (The Mongolian Economy)

소가 두 마리 있다. 사람보다 더 많다.

스코틀랜드 (The Scottish Economy)

모든 사람들이 소 두 마리 갖는 게 소원이라고 수년 동안 넋두리를 했다. 정말 소 두 마리를 원하냐는 국민투표가 치러졌다. 과반이 사실 소는 필요없다고 답했다.

폴란드 (The Polish Economy)

소가 두 마리 있다. 우유를 팔아 버는 돈보다 세금이 더 나간다. 세금을 내기 위해 소를 판다. 소를 팔 때 거래세를 내야 한단다. 결국 세금 때문에 금방 빚더미를 안게 됐다.

아프리카 (The African Economy)

소가 두 마리 있다. 미국인 치과의사가 와서 쏴 죽였다.

원문보기

ingppoo

뉴스페퍼민트에서 주로 세계, 스포츠 관련 글을 쓰고 있습니다.

View Comments

  • 감사합니다. 덕분에 크게 웃었습니다. 세상엔 재치있는 분들이 정말 많군요. 유머는 결국 어떤 대상을 희화하는 것에서 시작되고 그래서 착한 유머는 재미 없다고들 하죠. 유머러스한 사람은 공격적 성향이 다분하다 합니다. 저도 한 공격성 하는데 왜이리 농담에는 잼병인지 모르겠습니다.

Recent Posts

“진짜 승자는 트럼프 아닌 이 사람?… 트럼프 2기를 예측해봤습니다”

미국 대선이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로 마무리됐습니다. 트럼프의 승리 요인, 해리스의 패배 요인을 분석하는 기사와 칼럼이…

3 시간 ago

[뉴페@스프] 공격의 고삐 쥔 트럼프, TV 토론으로 승리 방정식 재현할까?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6 일 ago

“‘기생충’처럼 무시당한 이들의 분노” vs “트럼프 지지자들, 책임 돌리지 말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브렛 스티븐스가 "진보 진영의 잘난 척"에 대한 반감이 트럼프에게 승리를 안겨다줄 수 있다는…

1 주 ago

[뉴페@스프] “‘진짜 노동자’의 절망, 내가 누구보다 잘 안다” 미국 대선의 진짜 승부처는 여기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1 주 ago

이번 대선은 50:50? “트럼프도, 해리스도 아닌 뜻밖의 변수는…”

미국 대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선거 결과는 여전히 예측하기 어려운 팽팽한 접전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특히…

1 주 ago

[뉴페@스프] 이야기꽃 피우다 뜨끔했던 친구의 말… “조금씩 내 삶이 달라졌다”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2 주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