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4,200만 년 전, 육식공룡 두 마리가 현재의 독일이 된 해변을 걸었습니다. 한 생물학자가 화석이 된 이들의 발자국을 분석하여 두 공룡의 삶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얻어냈습니다.
하나는 몸집이 컸고, 다른 하나는 작았습니다. 이들은 급하게 이동하지 않았고, 천천히 해변을 거닐며 젖은 모래에 발자국을 남겼습니다. 젖은 모래 위에서 똑바로 서 있기가 힘들었는지 때때로 발이 미끄러진 흔적도 있지만 이들은 가던 길을 똑바로 계속 갔습니다.
작은 공룡은 몇 차례 큰 공룡을 따라잡기 위해 종종걸음을 쳐야 했습니다. 평균 속도는 큰 공룡의 경우 시속 6.3km, 작은 공룡은 시속 9.7km 였습니다. 시속 40km 이상으로 달릴 수 있는 육식공룡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느린 속도입니다.
위와 같은 내용을 포함해 1억 4,200만 년 전에 살았던 두 공룡들에 대한 자세한 연구결과가 지난달 10일 폴란드의 오폴레에서 있었던 제 13회 유럽 척추고생물학회 연례회의에서 발표됐습니다. 연구를 진행한 건 남덴마크 대학의 생물학자 페르닐레 베뇌 트로엘센이었습니다.
연구대상이 된 50여 개의 발자국은 2009~2011년, 독일 하노버에서 50km 정도 떨어진 뮌헤하겐의 버케베르크 층에서 발굴되었습니다. 이곳에서는 200년 이상 발자국과 보행렬이 발견되어 왔습니다.
지질학자와는 다른 관점에서 발자국을 바라보는 생물학자
조사에 사용된 50여 개의 발자국은 이전에 여러 지질학자들에 의해서도 연구가 되었지만 페르닐레 베뇌 트로엘센은 생물학자로서는 처음으로 이들을 철저히 조사했으며 지질학적 연구와는 다른 자료를 제공할 수 있었습니다.
“생물학자로서 저는 개별적인 동물의 행동에 대한 지식을 이용해 기여를 할 수 있습니다.” 페르닐레 베뇌 트로엘센의 설명입니다.
발자국에 대한 분석에 기반해 페르닐레는 두 동물의 엉덩이 높이가 각각 1.6 m 와 1.1 m 이며 아마 육식공룡 종인 메갈로사우리푸스(Megalosauripus)였을 것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작은 공룡은 걷는 도중에 때로 다리를 교차했는데, 페르닐레 베뇌 트로엘센에 의하면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바닥이 미끄러웠거나, 바람이 강해서 균형을 잃었을 수도 있고, 무언가 먹을 것을 찾았을 수도 있으며, 아니면 큰 공룡 옆에 가까이 붙고 싶었을 수도 있습니다.
“만일 그랬다면 이들이 사회적인 동물이었다는 이야기죠. 어쩌면 부모와 자식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페르닐레 베뇌 트로엘센의 말입니다다.
공룡은 사회적 동물
여러 공룡 종들이 사회적 동물이었으며, 어쩌면 함께 사냥을 하고 알에서 깨어난 새끼들을 돌보았을 수도 있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발견들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작은 공룡과 큰 공룡의 발자국이 동시에 만들어졌는지는 분명히 알 수 없습니다.
“하나가 생겨나고 몇 년이 지난 후에 다른 발자국이 생겨났을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한 공룡이 걸었던 길을 얼마 후에 우연히 다른 공룡이 지나갔다는 이야기가 되겠죠. 오리주둥이 공룡(이구아노돈)이 언젠가 같은 길을 걸었던 발자국도 볼 수 있으니 이곳을 오가는 공룡이 꽤 있었던 셈입니다.”
이 육식공룡들은 두 다리로 걷고 달리는 날렵한 사냥꾼들이었습니다. 이들은 영화 쥬라기공원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벨로키랍토르와 대략 비슷한 크기였습니다. (역주: 쥬라기공원 영화에 나온 벨로키랍토르는 사람보다 크지만 진짜 벨로키랍토르는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여기에서는 영화에 나오는 벨로키랍토르를 기준으로 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공룡 발자국은 유럽의 여러 국가들로부터 발견되고 있습니다. 특히 영국, 독일 북부와 스페인에서 1억 4,000만~1억 4,500만 년 전의 육식공룡 발자국이 수백 개나 발견되고 있습니다. 모두 이 연구에서 페르닐레 베뇌 트로엘센이 조사한 발자국과 동일한 지질학적 시대의 것들입니다. (사이언스 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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