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에 미국 정부는 농업 분야에서 특허의 범위를 확장하면서 작물학이 가지고 있는 가능성을 인식했습니다. 특허는 혁신을 보상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이기 때문에 특허 범위를 확장하면 이것이 더 많은 혁신을 가져올 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혁신가를 보호하는 장치를 더 늘렸음에도 불구하고 1980년대 작물학 분야의 혁신은 정체됩니다. 다른 산업 분야에서도 더 많은 특허를 인정하는 것이 혁신으로 이어지지 않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이 자체로도 실망스럽지만 다른 근거들은 오늘날 특허권이 가진 문제를 더 드러냅니다.
특허는 혁신을 가져온 사람에게 그 권리를 인정함으로써 지식을 확산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약속은 종종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특허 관련 변호사들이 제도를 남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특허 시스템은 자신에게 특허로 인한 혜택이 조금이라도 돌아오지 않으면 혁신을 방해하려고 하는 많은 사람을 낳았습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반도체 산업에 뛰어든 기업들이 이미 반도체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기업으로부터 무려 2억 달러의 특허를 사야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고 합니다. 특허권은 혁신을 끌어내야 하지만 오히려 이미 시장에 진출한 기업에게 높은 진입장벽을 제공해 혜택을 주는 도구가 되어버렸습니다.
특허 제도는 비쌉니다. 10년 전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만약 특허의 독점 제도가 없었다면 미국인들이 처방약에 쓴 2,100억 달러 중 75%를 아낄 수 있다고 합니다. 특허에 들어간 돈이 혁신과 번영을 가져왔다면 혁신에 쓴 돈은 가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급진적인 방법은 특허 제도를 모두 없애버리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코노미스트지는 19세기에 이 입장을 지지했었습니다. 하지만 만약 특허권을 모두 없애버리면 누군가가 당신의 노력으로 만든 혁신의 결과물을 가로챌 수 있다는 문제에 직면하게 됩니다. 하지만 어떠한 소유권도 절대적이지 않습니다. 혁신의 결과를 공유하는 것의 사회적 가치가 충분히 클 때, 정부가 간섭해서 그 결과물을 나누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개인의 이익과 사회의 이익 사이에 조화를 이룬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혁신적 아이디어와 관련해서는 정부가 지적 재산의 소유자에게 지적 재산을 다른 사회 구성원들과 나누게 해야 한다는 주장은 큰 지지를 얻고 있습니다.
한 가지 이유는 바로 지적 재산을 공유하는 것이 건물이나 물건을 공유하는 것만큼 본래 소유자에게 큰 피해를 가져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두 명의 농부가 같은 작물을 수확할 수는 없지만 모방하는 사람은 원작자의 작품을 해치지 않으면서 새로운 작품을 생산해낼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이유는 바로 공유하는 것 자체가 사회에 큰 혜택을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공유는 엄청난 혁신을 가져옵니다. 발명은 기존에 있는 무언가를 기반으로 생깁니다. 블루스가 없었다면 재즈 역시 없었을 것이고 터치스크린이 없었다면 아이폰도 없었겠죠. 정부는 이를 인식하고 특허권을 개혁하기 위해서 여러 시도를 했지만 실패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더 나은 특허 제도를 만들 수 있을까요?
개혁가들은 우선 자신들이 가진 한계를 잘 인식하면서 개혁을 추진해야 합니다. 왜냐면 아이디어는 눈에 보이지 않고 혁신은 복잡해서 서로 다른 쪽의 주장을 듣고 제대로 된 판결을 내리는 일은 어렵습니다. 적은 재정으로 운영되는 특허 관리소가 다양한 자원을 가진 특허 관련 변호사들과 경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따라서 투명하고 간단한 특허 시스템이 복잡한 시스템보다 훨씬 낫습니다. 특허 개혁에서 중요한 것은 특허 제도를 통해서 다른 사람들을 괴롭히며 돈을 벌려는 사람들을 발본색원하는 것입니다. 만약 발명을 가져오지 못하는 특허라면 계속 보호해줄 필요가 없으며 특허에 대한 도전 역시 정식으로 법원에 가는 것보다 쉬워야 합니다. 또 특허권은 새롭고 큰 아이디어를 위해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보상을 줘야 하며 “당연하지 않은” 아이디어의 조건은 더 강화되어야 합니다. 둥근 코너를 가진 네모난 태블릿을 “발명”했다고 애플이 특허를 받아서는 안 됩니다. 트위터 역시 스크린을 끌어당기면 새로운 피드가 보이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특허를 받을 권한은 없습니다.
또 특허권이 너무 오래 가서는 안 됩니다. 신약을 실험하고 소비자들에게 내보이는 데 10년 넘게 걸리는 제약 분야에서 20년 정도의 특허를 인정해 주는 것은 말이 됩니다. 하지만 정보 기술과 같은 분야에서 새로운 제품이나 혁신을 가져오는 데 걸리는 시간은 훨씬 짧습니다. 만약 특허가 혁신의 속도보다 뒤처진다면 특허는 독점을 쉽게 하는 장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뿐입니다.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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