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생물들에게 손상된 신체 부위를 다시 재생시키는 것은 생존을 위해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바다의 포식자들에게 젤리 같은 간식으로 느껴질 해파리에게는 더욱 그렇겠지요.
해파리의 사촌인 히드라의 재생 능력은 매우 뛰어났고, 이 때문에 세포의 재생에 대해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종종 히드라를 연구 대상으로 삼곤 합니다.
그러나 달 해파리(Moon jellyfish)의 재생 능력은 특이하게도 손상된 신체를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몸의 대칭성을 회복하도록 발달했습니다. 칼텍의 과학자들은 해파리가 잃어버린 촉수를 다시 만들기 보다는 남아있는 부분들을 움직여 몸 전체의 대칭성을 유지하는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칼텍의 생물학교수 리 고엔토로는 이것이 새로운 종류의 재생 전략이라고 말합니다. “어떤 동물들은 그저 상처를 아물게 만듭니다. 다른 동물들은 잃어버린 부분을 다시 만듭니다. 그러나 이 달 해파리는 잃어버린 부분을 다시 만들지 않고, 상처를 아물게 한 후 신체를 재조정해 대칭성을 회복합니다.”
이 결과는 지난주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되었습니다. 이들은 해파리가 심지어 8개 중 6개의 다리를 잃어, 즉 단 두 개의 다리만 남았을 때에도 그 두개의 다리를 대칭이 되도록 움직인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해파리에게 대칭성이 중요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사람은 좌우 대칭성을 가진 반면, 해파리는 원형 대칭성을 가집니다. 이 원형 대칭성은 해파리가 움직일 때, 그리고 먹이를 먹을 때 매우 중요합니다. 사실 두 행동은 같은 행동입니다. 해파리는 몸을 들썩여 움직이면서 동시에 물 속의 작은 생물들을 입 속으로 넣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해파리가 한 쪽에만 다리가 너무 많을 경우, 이들은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없게 됩니다. 이 때문에 해파리는 다리를 새로 만들기보다는 남은 다리를 대칭적으로 자리잡도록 진화한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인간에게는 이렇게 신체를 재배열하는 재생 능력이 없습니다. 그러나 인간 역시 대칭성을 선호합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신체가 대칭인 사람이 더 춤을 잘 출 것이라고 판단하며, 특히 대칭인 얼굴을 왜 더 매력적으로 느끼는가는 잘 알려진 문제로, 이에 대해 이미 많은 연구들이 진행된 바 있습니다.
여기에 대한 한 가지 이론은 얼굴의 대칭성이 상대방의 건강 상태를 나타낸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어렸을 때 병으로 생긴 상처는 얼굴의 대칭을 해치며, 따라서 사람들은 이를 피하도록 만들어졌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2014년 영국의 아동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이 가설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이들은 어린이 5,000명의 유아기 건강 상태와 얼굴의 대칭성을 조사했으나 둘 사이에 어떠한 상관 관계도 찾지 못했습니다.
이 논문의 저자들은 말합니다. “만약 대칭인 얼굴에 대한 선호가 적응의 결과라면… 건강한 아이들 사이에서는 어차피 무시할 만한 그런 차이 때문이 아니라 … 심각한 질병이나 발육의 장애를 피하기 위해 진화했을 수 있습니다.”
물론 비대칭은 우리에게 중요한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과 사진에 찍힌 모습의 차이는 우리를 혼란스럽게 합니다. 다행히 우리는 해파리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비대칭이 삶과 죽음을 가르지는 않습니다. 그저 허영과 인식의 문제일 뿐입니다. 물을 벗어난 우리 인간에게 대칭은 실제 능력보다는 그저 눈에 보이는 외모의 문제라는 것이죠.
(아틀란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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