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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처] 논문 출판사에 고용된 이미지 조작 전문가

제나 크리스토퍼의 직업은 과학계에서 매우 보기 드문 일입니다. 그녀는 독일 하이델베르그에 위치한 EMBO(유럽 분자생물학기구) 출판사 소속으로 그 출판사에서 나오는 모든 논문의 그림을 확인합니다. 네이처 지는 6월 초 브라질 리오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제 4회 연구진실성 학회에서 그녀를 만났습니다.

Q: 어떻게 이미지 포렌식 일을 하게 되었나요?

A: 나는 런던 웨스트엔드에 있는 영국 국립오페라단의 분장 전문가이자 통역자였어요. 과학자가 아니었죠. 그런데 지금은 논문의 출판을 돕고 있어요. 나는 2011년 부터 논문에 사용된 이미지가 조작되었거나 도용된 것인지를 심사하고 있지요.

Q: 구체적으로 작업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A: 나는 EMBO 사의 논문집 4개에 앞으로 발표될 논문의 모든 이미지를 다 확인합니다. 지금까지 발표된 논문에 문제가 제기될 때에도 이를 다루지요. 논문 하나에 평균적으로 10분 정도를 쓰지만, 뭔가가 이상하면 몇 시간 또는 하루 종일 그 문제를 확인할 때도 있어요. 지난해 나는 350편의 논문에 포함된 2,000여 개의 그림을 검사했어요.

나는 과학자가 아니기 때문에 논문의 내용에는 신경쓰지 않아요. 그건 내가 맡은 일도 아니죠. 나는 현미경 사진, 실제 사진, 그리고 웨스턴 블랏 같은 실험 결과 이미지가 복사되었는지, 혹은 상하반전이나 회전, 또는 부분적인 복제 등의 디지털 조작이 있는지를 확인합니다. 나는 포토샵과 미국 연구진실성센터에서 만든 프로그램을 모두 사용합니다. 이들을 이용해 이미지의 콘트라스트를 높여 의심스러운 점을 찾지요.

간단한 일이지만 어떤 부분을 주의깊게 봐야 하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배경을 복사했을 때 이를 알아채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충분한 경험이 있어야만 이를 눈치챌 수 있지요. 그러나 여기에는 한계가 있어요. 만약 누군가가 마음먹고 이미지를 조작한다면, 그리고 그 일을 제대로 해낸다면 그걸 알아채는 것은 매우 어려워요. 하지만 우리가 찾는 것은 과학논문에 실려서는 안 되는 진짜 잘못이죠.

Q: 그런 조작이 얼마나 자주 보이나요?

A: 20%의 논문에서 약간의 문제가 발견됩니다. 대부분은 그저 그림을 조금 보기 좋게 만든 것이거나 논문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들어간 것이죠. 하지만 약 1% 정도에서는 심각한 조작이 발견되고 우리는 그 논문을 출판하지 않습니다. 충분히 낮지만, 무시할 수는 없는 비율이죠.

Q: 조작을 발견하면 다음 단계는 무엇인가요?

A: 해당 편집자나 편집장에게 이야기합니다. 나는 결정을 직접 내리지는 않아요. 우리는 분명한 가이드라인을 가지고 있어요. 예를 들어, 우리는 저자에게 어떤 점이 문제인지를 직접 밝히지 않습니다. 그 대신 각 그림이 나온 원자료(raw data)를 요구하거나, 한 번 더 그림들을 확인해 달라고 말합니다. 만약 그들이 문제점을 밝힌다면, 이는 긍정적인 신호이지요.

조작의 정도와 그들의 반응에 따라 문제의 심각성은 3단계로 나뉘어집니다. 그에 따라 언제 그들의 연구기관에 연락할지를 결정하게 되지요.

Q: 당신의 작업이 이미지 조작의 비율을 낮추고 있나요?

A: 놀랍게도 그 비율은 매우 일정해요. 세포 생물학(The Journal of Cell Biology)지 같은 경우, 이런 일을 10년 이상 해왔지만 1%라는 비율은 거의 변하지 않고 있어요.

Q: 당신에게 논문이 오기 전에, 이를 심사하는 동료들이 그림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야 하지 않나요?

A: 내게 오는 논문들은 모두 심사를 통과한 것들이고, 따라서 아무도 이를 눈치채지 못한 것들이죠. 어쩌면 이미지를 확인하는 건 그들의 일이 아니겠죠. 하지만 어떤 경우는 어떻게 심사를 통과했는지가 궁금한 경우도 있어요. 지난해, 우리 편집장 번드 풀버러는 (지금은 철회된) 네이처에 실린 STAP 줄기세포 논문을 보내주셨어요. 나는 이상한 점을 세 군데나 발견했어요. 어떤 연구자들은 그림을 실험 데이터가 아니라 그저 삽화 정도로만 여기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건 무척 놀라운 일이죠.

Q: 이미 출판된 논문을 검증하는 퍼브피어는 들어가보나요?

A: 우리 출판사의 논문이 올라오면 바로 봅니다. 그곳에 올라오는 논문들은 2010년 이전의 것들이 많은데, 이는 이미지의 품질이 좋지 않고, 원자료가 없는 것이 많다는 뜻이고 이 경우 문제는 좀 더 까다로워지죠. 우리는 어떤 문제가 확실해지기 전까지는 결론을 내리지 않습니다. 무죄 추정의 원칙도 당연하구요. 하지만 퍼브피어에 달린 의견에 의해 논문이 철회되거나 수정되기도 하지요.

Q: 일은 재미있나요?

A: 네, 물론이죠. 내가 하는 일은 매우 사소한 일이지만, 한편으로 아주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얼마나 많은 논문에 대해 저자에게 수정을 요구하는지를 안다면, 우리가 하는 일이 가치있다는 것을 아실 거예요. 특히 우리가 찾아낸 오류에 대해 저자로부터 감사 메일을 받을 때 보람을 느끼죠. 우리는 그들의 명성을 보호해주는 셈이니까요.

Q: 당신같은 분석가를 데리고 있는 논문 출판사가 거의 없다고 알고 있어요. 어떻게 생각하나요?

A: 당연히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일을 해야한다고 생각해요. 꼭 과학자일 필요도 없죠. 밝은 눈과 적당한 훈련만 있으면 할 수 있어요.

(네이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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