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메리칸 스위스 치즈의 구멍을 생산하는 제조업자였지” 오즈의 마법사 4권에는 머리를 딴 할아버지가 등장해 도로시에게 치즈의 구멍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나는 최고의 구멍만을 만들었단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그가 만든 구멍에 빠졌다가 지구의 중심 근처에 매달리게 됩니다. 이 이야기는 흥미로운 질문을 우리에게 남깁니다. 곧, 스위스 치즈의 구멍은 왜 생기는 것일까 하는 것입니다.
치즈 역사가 폴 킨즈테트는 이 구멍이 알프스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포장에 그려져있는 것처럼, 스위스는 산지이며 치즈를 만드는 일은 번거로운 일이었습니다. 해안가에서 산지로 소금을 운반하기위해서는 힘든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더구나, 스위스를 지배하던 이들은 치즈에 대한 세금을 무게가 아니라 덩어리의 갯수에 대해 매겼습니다. 이는 사람들로 하여금 치즈 덩어리를 점점 더 크게 하도록 만들었지요. 오늘날 전형적인 에멘탈 치즈 한 덩어리의 지름은 90cm 이고 무게는 100kg 에 달합니다. 이 한 덩어리를 만드는데 우유 1,500kg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큰 덩어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제조법이 계속 개량되어야 했습니다. 치즈를 자르는 도구에서부터, 치즈가 만들어지는 온도, 압력을 가하는 방법등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그 결과, 적절한 탄력을 가지면서도 낮은 산도와 소금기를 가지게 되었고, 이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미생물(Propionibacterium freudenreichii)에 적절한 환경이 만들어졌습니다. 이 미생물이 바로 스위스 치즈에 풍미와 단맛을 만들어내며, 또한 구멍을 만듭니다.
우연히 만들어진 이 구멍은 오늘날에는 스위스 치즈가 가져야할 바람직한 특성으로 바뀌었습니다. 곧, 구멍은 치즈의 품질을 보증하는 요소가 되었습니다. 미국 농무성의 마이크 튜닉은 말합니다. “사람들은 구멍을 좋아하지요.” 치즈에 구멍이 없어지는 끔직한 일을 상상해 봅시다. “지난 10여년간 바로 그 일이 일어났습니다.” 스위스 정부산하 식품연구소 아그로스코프(Agroscope)의 왈터 비식의 말입니다. “농장주들이 우리에게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치즈 품질보고서에도 치즈의 눈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지요.”
이들이 이 문제애 관심을 가진 것은 당연해 보입니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이 겉으로 드러난 구멍의 감소가 어떤 원인 때문인가 하는 것입니다. 아이오와 대학의 유제품 전문가 스테파니 클라크는 말합니다. “좋은 치즈를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치즈가 만들어 지는 데에는 수많은 과정이 있으며, 각각의 과정에서 잘못될 가능성 역시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스위스 치즈는 또한 껍질 아래 작은 구멍이 많이 생기는 문제와 둥글지 않고 길쭉한 구멍이 새기는 문제도 겪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구멍이 사라지면서 표면의 윤기도 사라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각각의 문제는 응고중의 우유가 너무 산성이었거나, 경도와 온도가 맞지 않아 박테리아가 충분한 역할을 못하는 등의 다양한 원인때문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과정에 문제가 있는지를 발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이는 치즈를 망가뜨리지 않고 내부 상태를 보는 것이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과학자들은 MRI 나 CT를 사용할지 고민중입니다. “체다 치즈와는 다릅니다. 스위스 치즈는 한 번 자르면 끝입니다. 이산화탄소를 품고 있게 만드는 압력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습니다.”
구멍이 어디에 생길지 알 수 없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한가지 이론은 치즈 구조 중에 약한 부분에 이산화탄소가 모이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어떤 전문가들은 마치 빗방울이 생기는 것처럼 작은 입자 주변으로 구멍이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두번째 이론이 맞을 가능성을 말해주는 증거가 치즈 구멍의 연중 변화기록에서 나왔습니다. 여름에 만들어진 치즈는 겨울에 만들어진 치즈보다 구멍의 수가 적습니다. 이는 암소가 여름에는 야외의 풀을 뜯는 반면 겨울에는 헛간 안에서 건초를 먹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비식은 이로부터 건초 가설을 세웠습니다. 곧, 건초에 포함된 작은 입자가 구멍을 만드는 핵이 된다는 것이죠.
비식은 0.1 밀리미터보다도 작은 다양한 크기의 건초 입자들을 아무런 불순물이 없는 우유에 뿌려가며 자신의 가설을 확인했습니다. 그의 가설은 맞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입자를 많이 뿌렸을 때, 구멍은 더 많이 생겼습니다. 스위스의 과학자들은 건초 입자에 있는 솜털이 이산화탄소를 품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추측했습니다. 또한 입자를 많이 뿌렸을 때에는 작은 구멍이 많이 생겼고, 입자를 적게 뿌렸을 때는 소수의 큰 구멍이 생긴다는 사실도 발견했습니다.
결국, 최근 스위스 치즈에 구멍이 줄어든 이유는 우유가 너무 깨끗해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처음 구멍이 사라지기 시작한 90년대는 스위스의 목장들이 손과 우유통을 사용하는 전통적인 방법을 벗어나 최신식 장비들을 들여놓기 시작한 시점입니다. 한편, 미국의 상황은 조금 다릅니다. 미국의 소들은 옥수수, 알팔파, 주정 등을 먹고 우유도 자동으로 튜브를 통해 탱크에 저장하기 때문에 건초와는 무관합니다. “미국에서는 어떤 입자가 그런 역할을 하는지 모르겠네요.” 비식의 말입니다. 어쩌면 머리를 땋은 할아버지가 후계자를 찾는데 성공했었는지도 모르겠네요.
(뉴요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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