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후반은 앞으로 인류가 맞이하게 될 악몽 같은 미래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호황을 이루던 때였습니다. 1966년 해리 해리슨이 ‘Make room! Make room!’이라는 제목의 과학 공상소설을 발표한 것을 예로 들 수 있을 것입니다. 한정된 양의 부족한 자원을 갈구하는 넘쳐나는 인류의 모습을 담은 반이상주의적인 세계를 그린 이 책은, 1973년에 발표된 지옥과도 같은 미래를 다룬 영화 ‘소일렌트 그린’의 영감이 되었습니다. 또한, 팝 듀오 재거 앤 에반스는 ‘2525년에는’이 라는 곡으로 1969년 팝차트 1위를 장식했는데, 인간은 이미 지옥으로 가는 길을 걷고 있다고 상정하고 있는 내용의 노래입니다.
인구 폭발 종말론에 관한 한 스탠퍼드대학의 생물학자 폴 R. 얼릭만큼 영향력이 큰 사람은 없었습니다. 1968년에 발표된 폴의 밀리언셀러 “인구 폭탄”은 인간이 사실상 지구상에 너무 많이 존재하기 때문에 대재앙의 끝자락에 이미 도달해 있다는 곡소리에 가까운 내용을 담고 있고 있습니다. 얼릭 박사는 수천만 명에 달하는 인구가 1970년대에 아사할 것이라고 예측했으며 그 중 6천 5백만 명이 미국인일 것이고, 인구가 넘치는 인도는 사실상 끝난 것이나 다름이 없고, 영국은 2000년 이후로 더 이상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나라가 될 가망이 크다고까지 얘기했습니다. 얼릭 박사의 확신은 강해져서 1970년에는 “15년 안에 지구가 종말 할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 여러분은 이미 알겠지만, 영국은 아직 이 지구상에 버젓이 있습니다. 인도 또한 마찬가지 입니다. 인류는 지금 인구가 70억 명이 넘는 와중에도 잘 살고 있습니다. 지금 인구 수는 “인구 폭탄”이 베스트 셀러가 된 시점의 두 배입니다.
인구 폭발 종말론의 이슈 가운데 하나는 늘어나는 인구를 어떻게 먹여살리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관해 미국 식물과학자로서 높은 생산력과 강한 병충해 저항력을 지닌 작물들을 만들어낸 노만 E. 볼랑에게도 적지 않은 감사의 말을 전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류는 늘 그랬듯이 답을 찾을 것이라고 낙관하는 분석가들이 있습니다. 그 중 한명은 줄리안 L. 시몬인데, 줄리안은 경제학자로서 스스로를 ‘얼릭 반대주의자’라고 지칭하며, 인류의 환경은 항상 인공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합니다. 시몬 씨는 사망하기 1년 전인 1997년 ‘와이어드’에 “식량 공급량 증가 속도를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인구 성장률이 어떻건 간에, 그 인구 성장률을 상회하지는 못할지라도 적어도 인구 성장률 만큼은 식량 공급량도 증가했다”라고 썼습니다.
얼릭박사의 절망적인 견해와 시몬의 낙관론 사이 어딘가에 영국 작가이자 세계 인구 전문가 프레드 피어스가 있습니다. 그는 인구 증가를 크게 걱정하지 않습니다. 사실, 출산율은 현재 장기 대체 수준에 밑돌거나 그 언저리에 있습니다. 산업화된 서방국가들과 일본, 인도, 중국, 동아시아의 대부분 국가와 라틴 아메리카 국가를 포함해 (아프리카를 제외한) 사실상 전 세계의 출산율이 하락하고 있습니다. 피어스는 2010년 자신의 책<다가오는 인구 충돌과 지구의 놀라운 미래>에서 “미래의 여성은 아이를 낳지 않을 것”이라고 서술한 적이 있습니다.
건강의 기준이 향상되었기 때문에, 더 이상 과거처럼 아이를 많이 낳는 것이 생존을 위한 규범이 아닙니다. 비좁은 도시에서는 대가족이 농경시대처럼 축복받지 못하고, 여성들은 더 독립적이고, 사회적이고, 경제적입니다. 더 이상 끊임없는 임신을 자신의 운명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많은 나라가 노령화에 진입했고, 정부 지도자들은 국가 활력이 쇠퇴하고 있다는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피어스 씨의 관점에 따르면 초과 인구가 아닌 과소비를 더 문제로 지적해야 한다고 합니다. “인구 증가 문제는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그는 2011년에 말했습다. 하지만 사용 가능한 자원들에 대한 남용과 기후변화에 대해서는 덜 긍정적입니다. (물론 지구의 건강을 생각하는 것이 다른 대안을 찾는 것의 출발점이 될 수도 있지만, 인구에 대한 두려움이 인구 폭발을 해소할 수도 있습니다.)
“오늘날 증가하고 있는 소비는 이미 지구를 위협할 정도로 앞지르고 있습니다”고 피어스는 2010년 영국 잡지 “프로스펙트”에서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초과소비는 부유한 국가에서 발생했는데, 이는 자신의 상당히 현실적인 수치를 더한 것입니다. 반면 나머지 나라의 사람들은 지구에 아주 미약한 충격을 주었을 뿐입니다.
“이산화탄소를 한번 살펴보지요, 기후변화의 가장 큰 주범 말입니다. 세계의 가장 부유한 억만장자는 세계 전체 인구의 7퍼센트 가량밖에 되는데, 전 세계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절반에 대한 책임이 있습니다. 한편, 제일 가난한 50퍼센트 인구는 이산화탄소 배출이 7퍼센트에 불과합니다.”라고 피어스 씨는 말했습니다.
인구 폭발에 대한 걱정은 이미 국제사회 아젠다로써는 관심이 소원해진 것이 현재 상황입니다. 피어스 씨에 의하면 이는 기후변화와 관계된 우려 덕분에 가려지게 된 것입니다. “인구 제로 성장”이라는 말은 한때 대중운동의 슬로건이었지만, 요즘은 잘 쓰이지 않습니다. 분명 그러한 시절이 있었습니다. 아주 잠깐 동안, 바로 우리가 살펴본 위 세 가지의 글이 신문에 실린 7년 동안에 말입니다.
아무튼 많은 사람은 세계 인구가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인구는 언제까지 늘어날까요? 정말 악마같이 어려운 질문입니다. 자주 인용되는 UN이 서술하는 인구모델 중에는 2050년에 90억 명으로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예측이 있습니다. 다른 예측들 또한 다음 세기까지는 인구가 계속 성장 할 것이라고 합니다. 이번 세기의 중간부터 인구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아직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구 밀도를 강조함으로써 이러한 수치가 결국은 무의미 하다는 점도 인지해야 합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작은 지역에 사람들을 집어 넣는 것만으로도 가난과 다른 사회악의 충분 조건이 성립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UN에 의하면 모나코와 마카오, 싱가포르가 제일 인구 밀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중에 절망적인 상황에 처한 나라는 하나도 없습니다.
인구 폭발 종말론의 대가 얼릭 박사는 현재 83세입니다. 47년이 흐른 지금, 얼릭 박사는 당시 예언에 대해 뭐라고 할까요? 그는 ‘골치덩이 상황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키는 것이 당시 의도’였다고 설명합니다. 그 점에서는 충분히 성공한 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전히 그는 자신의 비관적 예언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아직도 지구 종말이 가까이에 잠재하고 있다고 믿고 있었고, 더 멀리가 아닌 2525년이나 그 뒤로 예견하였습니다. 그가 1960년에 작성한 것은 순화된 것이며, “내 말과 생각들은 더 종말론적으로 변했다”고 주장합니다. 그는 여성들이 아이를 마음대로 가질 수 있게 하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이웃집 마당에 마음대로 쓰레기를 버릴 수 있게 하는 것”과 유사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원문출처: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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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억 --> 70억이 아닐런지요?
감사합니다. 수정했습니다^^
지구는 어느정도의 인구수까지 수용가능할까?
http://kipid.tistory.com/entry/%EC%A7%80%EA%B5%AC%EB%8A%94-%EC%96%B4%EB%8A%90%EC%A0%95%EB%8F%84%EC%9D%98-%EC%9D%B8%EA%B5%AC%EC%88%98%EA%B9%8C%EC%A7%80-%EC%88%98%EC%9A%A9%EA%B0%80%EB%8A%A5%ED%95%A0%EA%B9%8C
석유/석탄 등의 에너지원 고갈 시점에서 문제가 터질거 같다는 예감인데...
요새 농사도 다 석유 등 에너지 이용해서 짓는게 많으니... 댐이나 저수지 건설도 그렇고...
맬서스얘기가 안나오는게 신기하네요.
먹는 입이 늘어나는 것보단 소수의 입이 과식하는 게 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