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Amazon.com)의 창업자 제프 베조스(Jeff Bezos)가 워싱턴포스트지를 2억 5천만 달러에 사들이겠다고 발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인 2013년 8월에 그는 워싱턴포스트지의 논설 위원장 프레드 히앗(Fred Hiatt)과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이 자리는 워싱턴포스트의 미래를 논의하기에 완벽한 자리였지만 베조스는 알려지지 않은 달 탐사와 같은 주제들만 이야기했습니다.
베조스가 열정을 가지고 있는 분야는 저널리즘이 아니라 기술입니다. 지금까지만 보면 베조스는 편집권에 거의 참여하지는 않고 포스트지가 진행하고 있는 다양한 실험을 지원하고 손실을 감내하는 소유주로서 해야 할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전 소유주 그래이엄 가(Graham Family)의 지배하에서 계속된 내림세를 경험한 포스트의 직원들은 베조스의 소유 아래 진행되는 포스트지의 확장과 새로운 시도를 반기고 있습니다. 다른 많은 종이 신문사들이 직원을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워싱턴포스트는 베조스가 소유권을 가진 이래 100여 명 이상을 새로 고용했습니다.
부활을 위해서 워싱턴포스트지는 아마존을 성공으로 이끈 전략을 따르고 있습니다. 베조스가 먼저 규모를 확장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이윤은 나중에 생각한 것이 아마존이 성공 전략이었던 것처럼, 베조스는 워싱턴포스트가 다양한 국내외 독자들을 유치하는 데 필요한 전략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워싱턴포스트지의 온라인 웹사이트 방문자 수는 베조스가 인수를 발표한 이후 두 배로 증가해서 지난 4월에는 5,100만 명의 고유 방문자를 기록했습니다. 포스트지는 소셜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독자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동시에 웹페이지 로딩 속도를 더 빠르게 만들었습니다.
포스트지는 “파트너”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도입해서 댈러스 모닝 뉴스(Dallas Morning News)와 같은 다른 신문을 구독하는 독자들이 자신의 이메일을 등록하면 포스트지를 무료로 접속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지금까지 이 파트너 프로그램에 참여한 신문의 수는 270개에 달합니다. 이는 아마존이 소비자들의 정보를 방대하게 수집해 온라인상에서 독자적 지위를 차지한 것과 비슷한 전략입니다. 포스트지가 시행하고 있는 다른 실험은 독자들의 구독 행위를 분석해서 독자의 특징에 따라 기사를 내보내는 것인데 이는 온라인 상거래 시장에서 독자가 좋아할 만한 제품을 보여주는 것과 같은 전략입니다.
베조스는 레인보우(Rainbow)라고 불리는 새로운 앱 개발에 적극적으로 관여했습니다. 이 앱은 워싱턴포스트의 기사를 고급 잡지와 같은 형태로 보여줍니다. 현재는 아마존 킨들에서 이용 할 수 있고 곧 스마트폰에서도 이용 가능합니다. 여기서도 포스트지는 이윤보다는 규모를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킨들 버전은 첫 6개월은 무료로 이용 할 수 있고 그 다음 6개월은 1달러만 내면 구독 가능합니다. 이는 많은 잡지와 신문사에서 독자들에게 콘텐츠 이용료를 청구하고 있는 추세와는 정반대의 전략입니다.
또 아마존이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기업들에 판매하는 것과 유사하게 워싱턴포스트는 다른 뉴스 미디어에 기술을 제공하는 공급자의 역할을 하려고 시도하고 있습니다. 워싱턴포스트지는 엔지니어들을 고용해서 기사와 동영상 콘텐츠를 관리하는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를 다른 언론사에 판매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워싱턴포스트가 직면한 가장 큰 어려움은 종이 신문 구독률이 계속 감소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즉, 포스트지의 미래는 디지털에 있지만, 여전히 수익 대부분은 종이 신문에 나가는 광고로부터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간과할 수 없는 문제인 겁니다. 워싱턴포스트지는 여전히 중요한 단독 보도들을 하고 있지만 다른 미디어 아울렛이 등장하면서 과거보다 그 영향력이 많이 줄어든 상태입니다. 매우 신중한 자세를 취하는 워싱턴포스트지의 논조는 훨씬 더 자기 색을 분명히 드러내는 언론사에 비해서 인기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저널리즘이 온라인 상거래와 다른 점입니다: 아이디어 시장을 독점하는 것이 책과 같은 상품을 파는 시장을 독점하기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또 페이스북이나 구글과 같은 디지털 기업들 역시 뉴스 산업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The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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