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표된 경제학 논문은 일반 사람들이 자기가 사는 나라의 소득 불평등 수준이 어떤지 제대로 알지 못하다고 주장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저자들은 소득 불평등 수준이 사람들이 투표할 때 영향을 미친다는 학자들이 가정이 잘못되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정말 사람들이 이 논문 저자들의 주장처럼 소득 불평등 수준이나 빈곤율에 대해서 무지할까요?
사람들이 소득 불평등 수준에 무지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근거로 논문의 저자들은 전 세계 사람들에게 거주하고 있는 국가의 소득 분포도가 어떤 모습인지를 물었습니다. 다음이 그 예시입니다. 다음 다섯 가지 선택지 가운데 당신은 미국의 소득 분포가 어떤 모습일지 추측할 수 있나요?
논문의 저자들은 전 세계 대부분의 사람이 자기 나라의 소득 분포를 제대로 추측하는 데 실패했다고 주장합니다. 미국의 경우를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미국 통계청은 미국인들의 소득 분포에 관한 매우 자세한 통계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미국의 소득 분포가 어떤 모습인지를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위의 소득 분포는 논문의 저자들이 제시한 다섯 가지 분포도 중 어느 한 가지와도 정확히 일치하지 않습니다. 이 소득 분포를 토대로 누군가는 다섯 가지 선택지 중에서 타입 A 분포도와 가장 비슷하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연 소득 20만 달러 이상인 가구가 600만 가구나 되기 때문에 미국의 소득 분포가 바벨 모양을 띤다고 주장할 수 있죠. 하지만 미국의 소득 분포가 타입 C, 즉 (과일) 배 모양을 띤다고 주장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미국 소득 분포를 제대로 보여주는 정답은 과연 무엇일까요? 논문의 저자들이 제시한 예처럼 소득 군을 7개로 나눠보면 “제대로 된” 소득 분포가 무엇인지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아래는 소득 군을 다양한 기준으로 7개로 나눴을 때의 분포를 보여줍니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전체 소득 군을 똑같이 7개로 나눈다고 하더라도 어떤 기준에서 나누는가에 따라서 소득 분포도의 모양은 크게 달라집니다. 논문 저자들은 미국 소득 분포 모양의 정답은 위의 예시에서 타입 B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앞서 살펴보았듯이 타입 A나 타입 C 역시 충분히 설득력 있는 답입니다.
저자들은 일반 사람들이 경제 관련 통계에 무지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CEO들의 임금이나 빈곤율에 관해서 물었습니다. 하지만 CEO 임금이나 빈곤율 역시 어떤 기업을 기준으로 통계를 내는지, 또 어떤 기준으로 빈곤을 측정하는지에 따라서 그 수치는 크게 바뀝니다. 저자들은 이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일반 사람들이 소득 불평등과 같은 경제와 관련된 질문에 제대로 된 답을 알고 있다고 가정해서는 안 된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이는 어불성설은 아닙니다. 우리는 모든 사람이 복잡한 경제 현상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알고 있다고 가정해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경제와 관련된 질문들 또한 여러 가지 가정에 기대고 있는, 어떤 의미에서는 대단히 모호한 질문이라는 점도 우리는 인식해야 합니다. 가정에 따라서, 혹은 기준에 따라서 답이 달라진다면 경제와 관련된 “상식” 혹은 “정답”이라는 것이 있을 수 있는 걸까요? (월스트리트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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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 조작...?!?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