퀘벡 비숍 대학(Quebec Bishop’s University)의 생물학자 웬디 킹(Wendy King)과 그의 동료들은 2008년부터 2013년까지 호주 빅토리아에 있는 한 공원의 야생 회색 캥거루들에 대해 연구했습니다. 이 연구팀은 암컷 캥거루 194마리와 조이(Joey)라고 불리는 어린 캥거루 326마리를 포함하여 총 615마리의 캥거루를 관찰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연구를 하던 중에 이들은 신기한 현상을 발견했습니다. 때때로 조이가 다른 어미의 주머니에 들어가 있는 것을 확인한 것입니다. 이들 캥거루들은 입양되었습니다.
과학자들은 약 120종류의 포유류에서 입양이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확인하였습니다. 연구하기 힘든 종류의 동물들까지 포함하면, 이 숫자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과학자들은 이미 예전부터 조이를 혈연 관계가 없는 암컷 캥거루의 주머니에 넣어둘 경우 이들 암컷이 때때로 아기 캥거루를 키운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확인된 캥거루들의 자발적인 입양은 새롭게 발견된 사실입니다. 연구 대상이었던 326마리의 어린 캥거루 가운데 약 3%에 해당하는 11마리가 양부모 캥거루에게 입양되었습니다. 포유류 어미가 새끼를 입양할 경우 들이는 노력을 생각해본다면-캥거루 어미는 한 마리의 새끼 캥거루가 젖을 떼기까지 1년이라는 시간을 들입니다-이는 매우 신기한 현상입니다.
동물의 입양에 대해 학자들은 여러 가설을 내놓았습니다. 어떤 학자들은 포유류들이 자신들과 유전적으로 비슷한 친척들의 자손을 입양한다고 주장합니다. 친척들의 자손을 입양함으로써, 입양을 한 부모들은 자신과 유사한 유전자를 후대에 전하게 됩니다. 또 다른 학자들은 상대적으로 젊은 부모들이 부모를 잃은 새끼들을 키움으로써 부모가 되는 예행연습을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들이 나중에 키울 새끼들을 더 잘 키우기 위한 교육의 목적으로 입양을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처럼 많은 학자들은 동물의 입양이 진화론적인 이득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입양을 하고자 하는 유전자가 자연선택에 의해 더 증가하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캥거루에 있어서는-그리고 다른 종에서도 마찬가지일 수 있지만-진화가 오히려 본인의 유전자가 전달될 가능성을 낮추는 것처럼 보입니다. 다시 말해 캥거루의 경우, 입양은 적응보다는 부적응에 가까워 보입니다.
연구팀은 캥거루의 입양을 이해하기 위하여, 입양이 진화적 이득을 준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찾아보았습니다. 그 결과, 새끼를 입양하는 캥거루 어미들은 자신과 혈연적 관계가 있는 새끼들을 입양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양육 예행 연습을 위한 입양의 증거 또한 찾지 못했습니다. 본 연구에서 입양을 한 어미 11마리 가운데 단 한 마리만이 새끼를 키워본 적이 없는 젊은 캥거루였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어떤 캥거루의 경우에는 다른 새끼를 입양하면서 자신의 새끼는 버리기까지 했습니다. 버려진 새끼들은 다른 동물의 먹잇감이 되었습니다.
킹과 그의 동료들은 캥거루들의 입양은 진화적으로 이득이 있어서가 아니라, 자기 새끼들을 잘 알아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조이가 어미의 주머니에 들어가려고 할 때 어미는 조이의 냄새를 맡아서 자신의 새끼가 맞는지 확인합니다. 하지만 천적이 나타나는 것과 같은 위급상황에서는 어미가 조이의 냄새를 맡을 시간이 없습니다. 이 경우 혈연적으로 관련이 없는 조이가 주머니에 뛰어 들게 되고, 이 조이들은 주머니에 머무는 동안 어미의 채취를 가지게 되어 자연스럽게 입양이 이루어집니다.
케임브리지 대학의 생물학자 커스티 맥레오드는 위기 상황에서 캥거루의 입양이 이루어진다는 연구진의 의견에 동의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캥거루들의 입양이 ‘부적응’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위기 상황에서 가장 가까운 조이를 택하는 것은 어미에게는 좋은 전략일 수 있다는 의견입니다. 왜냐하면 가장 가까운 조이가 어미의 새끼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비록 1/10의 확률로 남의 조이를 키우게 되는 한이 있더라도, 자신의 조이를 잃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선택이기 때문입니다.”라고 맥레오드는 말합니다.
이 연구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가르침은 두 가지입니다. 동물의 특이한 행동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그 행동의 진화적 이득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진화의 불완전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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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