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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와인버그 인터뷰(1/2)

물리학의 역사는 곧 우리를 둘러싼 다양한 세상을 하나의 이론으로 설명하려는 시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수 세기 동안 우리는 서로 무관해보이는 현상들이 실은 매우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발견해 왔습니다. 1979년 노벨상을 받은 텍사스 주립대의 스티븐 와인버그는 전자기력과 약한 핵력이 어떻게 하나의 이론으로 설명되는지를 보임으로써 물리학의 발전에 큰 기여를 했습니다. 이는 우주를 구성하는 모든 기본 입자들을 설명하는 표준모형(standard model)의 주춧돌이 되었습니다.

그의 새 책 “세상을 설명하기: 근대 과학의 발견(To Explain the World: The Discovery of Modern Science)”에서 와인버그는 근대 과학이 어떻게 시작했는지를 다시 한 번 살펴봅니다. 오늘날 “과학적 방법론”이라 불리는, 실험과 관찰을 이론에 대한 사유보다 더 중요시하는 접근법이 수 세기동안 어떻게 발전했는지를 통해 그는 세상을 설명하는 다른 방법들과 달리 과학이 어떻게 진정한 진보를 이루어냈는지를 이야기합니다. 과학을 통해 세상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깊어졌고 우리는 과거의 결과위에 새로운 결과를 쌓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실수들은 결국 수정되었습니다. 와인버그는 퀀타 매거진과 물리학의 과거와 미래에 대해, 과학 안에서의 철학의 역할에 대해, 그리고 우리를 둘러싼 이 우주가 더 큰 멀티버스의 작은 조각일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아래는 그와의 인터뷰를 정리한 내용입니다.

퀀타(Q): 물리학자로서 과학의 역사에 대한 당신의 관점과 역사학자의 관점은 어떤 차이가 있나요?

와인버그(A): 물론 그들이 적어도 그들의 전문분야에 있어서는 나보다 더 많이 알고 있을 것이라는 한 가지 차이가 있습니다. 역사학자들은 나보다 원전도 더 많이 보았을 것입니다. 만약 그가 고대사를 전공했다면 그들은 나는 전혀 읽을 수 없는 그리스어와 라틴어를 알겠지요.

한편 역사를 대하는 자세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많은 역사학자들은 과거의 한 가지 사실을 오늘날로 가지고와 해석하는, 소위 “휘그 해석”을 반대합니다. 그들은 그 당시의 사람들이 어떻게 느꼈는지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주장에도 일리가 있지요. 그러나 나는 적어도 과학의 역사에 있어서는 휘그 해석이 더 합당하다고 생각합니다. 과학은 정치나 종교와 달리 지식이 축적되는 분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취향과 무관하게, 냉정한 판단에 근거에 뉴턴이 아리스토텔레스보다 세상에 대해 더 많이 알았으며, 역시 아인스타인이 뉴턴보다 세상을 더 많이 알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 사이에는 분명한 진보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진보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과거의 과학적 행위 중 어떤 것이 진보를 가져왔고 어떤 것이 진보를 늦추었는지를 말할 수 있겠지요.

Q: 물리학과 천문학의 역사에 주목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그 두 분야가 내가 충분히 잘 아는 분야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이유도 있는데, 그것은 물리학과 천문학에서 과학이 처음으로 “근대적”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정확히는 천문학에 사용된 물리학입니다. 뉴턴은 17세기 후반에 물리학이 근대적 접근을 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과학의 다른 분야들은 보다 최근에 근대적으로 바뀌었죠. 화학은 19세기 초반이었고 생물학은 19세기 중반, 또는 20세기 초반이라고 해야겠군요. 근대과학의 발견을 이해하고 싶다면 – 내 책의 부제이기도 하지요 – 뉴턴의 물리학, 특히 천문학에 적용된 그 부분을 보아야 합니다.

Q: 이론 물리학자들은 종종 무언가를 하나로 설명하려는 사람들로 보입니다. 뉴턴은 지상과 천상의 물리학을 통일했고, 맥스웰은 전기학, 자기학, 그리고 광학을 통일했죠. 당신의 작업도 마찬가지였구요. 오늘날 물리학자들은 무엇을 통일하려고 하고 있나요?

A: 1960년대에 예측 했던 것들이 최근 관찰되기 시작했다는 점을 제외하면, 이 분야에서 더 이상의 커다란 발전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내가 1967년 만들었던 이론 – 압두스 살람이 나와 별도로 1968년 사실상 같은 이론을 만들었죠 – 은 대칭-깨짐 장의 근본적인 역할과 힉스 보존의 성질을 질량을 제외하고 예측했었습니다. CERN 의 실험을 통해 힉스 입자는 확인되었죠. 이제 이 이론은 더 확실한 근거를 가진 셈이지요. 그러나 그 뒤로 큰 전진을 보지는 못했습니다. 여기에서 한 단계를 더 나아가기 많은 노력이 있었습니다. 초끈 이론이 대표적이지요. 초끈 이론은 강한 핵력과 약한 핵력, 그리고 전자기력과 중력을 모두 하나의 이론으로 설명하려 합니다. 초끈 이론은 이를 가능하게 하기위한 심오한 수학적 근거들을 제공합니다. 그러나 이 이론을 검증하는 것은 아직은 요원한 일입니다. 40년 전 우리가 전자기력과 약한 핵력을 검증할 수 없었던 그 때보다 훨씬 더 어려운 상황이지요.

Q: 올해 LHC는 초기 가동보다 두 배 더 큰 에너지로 다시 가동될 예정입니다. LHC 로 어떤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 희망하나요? ‘희망’이 옳은 말인지는 모르겠지만요.

A: ‘희망’은 매우 적절한 말입니다! 이는 LHC 가 찾을 수 있는 질량 범위안에 어떤 새로운 입자가 있는지가 결정합니다. 우리가 찾고 있는 것들도 물론 있죠. 제일 확실한 것은 암흑물질 입자입니다. 우리는 우주론을 통해 이 우주의 5/6가 표준모형에 없는 물질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물질의 질량은 알지 못합니다. 천문학은 이 암흑물질의 전체 질량은 말해주지만 이를 이루고 있는 입자 하나의 질량에 대해서는 그렇지 못합니다. 만약 그 암흑물질 입자가 WIMP, 곧 “약한 상호작용을 하는 중입자(weakly interacting massive particle)”이라면 LHC가 이 입자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그 입자의 질량과 붕괴특성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가 그 입자를 직접 관측할 수는 없고, 그 입자의 붕괴만을 볼 수 있기 때문이지요.

LHC 는 알려진 입자들이 각각 대칭쌍을 가지고 있음을 말해주는 초대칭이론(supersymmetry)에 대해서도 정보를 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문제 역시, 우리가 그 대칭들의 질량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이 문제의 경우 더 깊은 불확실성이 있는데, 그것은 우리가 초대칭이론이 현실과 어떤 관계가 있을지조차도 알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무거운 쿼크나 무거운 힉스 입자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Q: 사람들은 초대칭 이론을 현실적으로 직접 검증할 수 없는 초끈 이론의 한 연장으로 생각합니다. 만약 LHC 가 초대칭이론의 근거를 찾지 못한다면, 초끈 이론은 어떻게 될까요?

A: 그걸 알 수 있다면 좋겠죠. 안타깝게도 초끈이론은 가능한 에너지영역에 있어서 정확한 예측을 주지 않습니다. 초끈이론이 다루는 에너지 영역은 너무나 높아서 실험실에서는 절대로 이를 검증할 수 없을겁니다. 그러나 우주의 초기에는 그 정도 크기의 에너지가 많이 있었지요. 따라서 우주를 관측함으로써 어떤 근거를 발견하게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주가 팽창할 때의 질량-에너지 밀도는 초끈이론이 다루는 영역의 크기와 비슷합니다. 그 때 많은 양의 중력파가 발생했다면, 그 흔적이 우주 마이크로웨이브 배경복사에 남아있을겁니다. 지난 해, BICEP2 망원경을 다루던 과학자들은 그런 중력파를 찾았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그들의 발견은 그저 은하간 먼지를 관찰한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플랑크 위성의 추가 관측결과가 나온다면 이 문제를 더 정확하게 결론지을 수 있을 것입니다. 내 생각에는 이 문제가 지금 물리학계의 이슈 중 가장 흥미로운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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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AN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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