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취 전문의를 대신할 기계가 도입되고 있습니다.
아직은 단 네 곳의 미국 병원만이 수술 전 환자를 마취시키기 위해 세다시스(Sedasys)의 마취기계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제품을 생산하는 존슨앤존슨은 2013년 FDA를 통과한 후 조심스레 시장을 넓히고 있습니다. FDA는 2010년에는 이들에 대한 승인을 거부하였으나 존슨앤존슨이 이 기계를 결장경이나 내시경 검사와 같은 간단한 처치에만 사용할 것이며, 간호사나 마취의가 반드시 대기하고 있어야 한다는 데 동의하자 이를 허가했습니다.
이 기계는 프로포폴의 양을 조절하며 약이 잘 작동하는지를 확인합니다. 기계의 설정에는 환자의 안전을 위해 가장 신중한 값들이 정해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환자의 혈중 산소 농도가 낮거나 심박수가 느려지는 것과 같은 단순한 돌발 상황에 대해서도 마취약의 주입은 즉시 멈추게 됩니다. 워싱턴포스트지는 이 기계가 실제 마취 전문의가 마취를 할 때보다 더 엄격한 기준 아래 작동된다고 말합니다.
결장 검사에서 전신 마취를 택한 환자가 이를 위해 내야 하는 비용은 200만 원에 가깝습니다. 이는 결장 검사 자체보다도 더 비싼 가격입니다. 반면 이 기계를 쓰면 환자가 부담하는 돈은 20만 원 안팎으로 줄어듭니다.
의대를 졸업한 후 4년의 수련을 받아야 하는 마취전문의의 평균 연봉은 약 3억 원입니다. 이들은 마취를 심하게 할 경우 환자를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고, 자칫 마취가 부족할 경우 환자가 고통을 그대로 느끼게 되므로, 이런 미묘한 마취의 과정을 기계는 수행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미국 마취전문의 협회는 지금까지 이 기계의 사용을 강력하게 반대해 왔으나 이를 허용하는 것이 거스를 수 없는 일임을 깨닫고 이제 이들의 사용처를 제한하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협회의 대책반은 그러나 이들이 마취전문의 직업 전체를 대체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의 예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마취전문의가 사라지지는 않을 거예요.”
그러나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이들도 있습니다. 밴쿠버의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에서는 뇌수술과 심장수술에 필요한 마취를 제어할 수 있는 기계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프로메디카 톨레도 병원의 부원장 조셉 스페라는 말합니다. “나는 이 기계를 내시경이 아닌 더 많은 일에 쓸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마취전문의들이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파퓰러 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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