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몸 아래로 길게 나있는 하나의 지느러미를 가진 칼고기(knifefish)는 송어나 참치가 하듯 자신의 몸을 움직여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지느러미만을 움직여 물속에서 나아갑니다. 이 칼고기의 움직임을 보다보면 마치 최면에 걸린듯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다른 물고기들과는 다른 칼고기의 이동 방식은 속도를 내기에는 적합하지 않지만 자유롭게 움직이기에는 더 유리합니다. 노스웨스턴 대학의 연구진은 이와 비슷한 움직임을 오징어와 같은 무척추동물 및 화려한 페르시안 카펫 편형동물을 비롯한 다른 22종의 수중생물에게서 발견할 수 있으며, 특히 이들의 움직임 자체는 모두 조금씩 달랐지만, 그 움직임의 패턴이 모두 동일하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곧, 지느러미가 만드는 파장의 길이는 지느러미의 상하 움직임, 즉 진폭의 정확히 20배에 해당했습니다.
이렇게 전혀 다른 생물들이 같은 형태로 진화하는 것을 수렴진화(convergent evolution)라고 하며, 이는 자연에서 흔히 발견되는 성질입니다. 박쥐와 새와 곤충은 모두 날개를 움직여 하늘을 날며, 이는 날개를 움직이는 것이 하늘을 날기에 적합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연구가 가지는 의미는 이들이 이런 정성적 특징에만 주목한 것이 아니라, 로봇을 이용해 칼고기의 지느러미 운동을 재현했고, 20대1 이라는 비율이 이런 움직임에서 최적의 비율이라는 것을 보였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이들은 다른 동물들도 이와 같은 비율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아보았습니다. 진화는 생물로 하여금 환경에 적합하게 움직이도록 만듭니다. 이런 긴 지느러미를 움직이며 앞으로 나아가야하는 생물들은 수중이라는 환경의 물리적 조건에 의해 자연스럽게 20대 1의 비율을 가지게 되며, 이런 현상이 진화의 역사에 있어 적어도 8번 이상 등장했습니다.
이 연구는 지난 달 말 PLOS Biology 에 실렸으며 진화가 가진 “필연과 우연”이라는 특성을 잘 보여줍니다. 물론 모든 생물체가 정확히 20대1 의 비율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 아니며 이들 사이에 약간의 차이는 존재합니다. “우리는 무엇이 가장 최적인지를 보였고, 동시에 자연안에 여러가지 변칙이 존재한다는 사실 역시 보인것입니다.”
물론 자연은 이 비율을 이미 알고 있었겠지요. 하지만, 이들의 이 새로운 발견은 지금까지의 수중장치가 프로펠러에만 의존했었다는 점에서 새로운 수중 로봇을 만들 때에 유용하게 사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프로펠러는 속도를 내기에 적합한 장치입니다. 그러나 물속에서는 속도보다 민첩성이 더 중요합니다. 수중로봇이 어떻게 민첩성을 가지게 할 것인가가 문제의 핵심입니다.”
(뉴욕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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