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이탈리아의 한 의사는 2년 안에 한 남자의 머리를 다른 이의 몸에 이식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황당하게 들리나요?
다른 언론들의 반응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예를 들어, 파퓰러 사이언스의 기사 제목은 이랬지요. “아니요, 2017년까지 인간 두뇌 이식은 절대 불가능할겁니다(No, Human Head Transplants Will Not Be Possible by 2017)”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타임즈는 “언급할 가치도 없다(not a thing)”고 말했지요.
내가 이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을 때 사람들의 반응도 비슷했습니다. 그건 미친 짓이라든지, 또는 불가능한 일이라는 반응이 많았지요. 지금 아리조나에서 냉동되어 새 몸을 기다리는 테드 윌리엄즈의 머리로 농담을 하는 이도 있었습니다.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이 모든 소동이 비디오 게임을 팔기위한 것이라는 이야기도 떠돌았습니다.
그러나 내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적어도 2017년까지 이 수술이 가능해질지 아닐지와 무관하게 말이죠. 이식수술의 역사와 척수 접합술, 원숭이 머리 이식실험들에 대해 공부할수록 나는 더 많은 궁금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게 그저 농담에 불과한 이야기는 아니라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이미 동물들의 머리 이식은 시도되고 있습니다. 인간 머리 이식도 명성을 노린 허풍은 아닙니다. 신경외과의사 세르지오 카나베로는 오는 6월 외과학회에서 자신의 계획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그가 이 일을 정말 해내게 된다면 두뇌 이식은 현실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계획이 실패에 그친다 하더라도, 우리는 이 수술의 의미에 대해 깊게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만약 이 실험이 성공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정말 죽어가던 사람이 다른 사람의 몸을 이식받아 자유롭게 세상을 걸어다는 일이 일어날까요? 또는 그저 불치병이나 사지마비로 죽어가던 이가 수술 후 다른 마비된 몸에 붙어 몇 년을 더 살 수 있는 정도라면 어떨까요? 이런 경우에도 이 수술을 성공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그리고 법적, 윤리적 문제들이 있습니다. 현실적 비용의 문제도 있지요. 건강한 몸 하나로 한 명을 살려야 할까요? 아니면 장기를 떼어 더 많은 사람을 살려야 할까요? 그 비용은 누구에게 청구해야 할까요? 배우자의 머리만을 살려놓을 수 있다고 할때, 당신은 그 모든 비용을 지고 그 결정을 받아들일 생각이 있나요?
카나베로는 토리노 신경조절 연구모임(Turin Advanced Neuromodulation Group)을 이끌고 있으며 지난 2월 자신의 GEMINI 척수융합술에 대한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여기 그의 TEDx 강연이 있습니다.
이 수술에 자원한 이는 30세의 러시안 프로그래머 발레리 스피리도노프입니다. 그는 뇌사자가 기부할 몸을 이식받을 예정입니다. 그는 신경과 근육에 영향을 끼치는 유전병인 베르드니히-호프만 마비병을 앓고 있으며 한 인터뷰에 따르면 한 살 이후로 걸어본 적이 없습니다.
이 수술에서 어려운 점으로는 수술 중에 그의 머리를 살려놓아야 된다는 점과 그의 머리를 다른 척수와 연결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새로운 몸을 그가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는 점과 새로운 몸이 그의 머리를 거부하기 않게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 있습니다. 뉴사이언티스트의 헬렌 톰슨이 쓴 기사는 이 전체 수술과정에 대해 가장 잘 쓰여진 기사입니다.
이 수술로 수많은 흥미로운 과학 이야기들을 쓸 수 있겠지만 우선 이 글에서는 두뇌이식수술의 역사만을 돌아보려 합니다. 과연 다른 동물들에게서 머리 이식이 성공한 적이 있을까요?
먼저, 나는 아래 실험들을 찬성하기 때문에 소개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하고 싶네요. 여기 소개하는 실험들 중 다수는 오늘날의 동물실험 규정하에서는 불가능한 실험들입니다. 그러나 역사적인 관점에서 이들을 바라볼 수는 있겠지요.
1908: 개에게 다른 머리를 붙이다. 찰스 거드리는 개 한 마리의 머리를 다른 개의 목에 붙였습니다. 그는 동맥을 미리 잘라놓은 머리에 연결시켰고 그 머리에서 나온 피가 원래의 머리로 들어가도록 했습니다. 머리는 수술 중 약 20분 가량 피를 공급받지 못했고, 그 결과 수술 뒤 최소한의 움직임만이 가능했습니다.
1950s: 다른 이두견(two-headed dog)들. 인간 심장이식과 폐 이식의 선구자였던 블라디미르 데미코프는 개의 몸 앞부분을 다른 개의 어깨에 이식함으로써 머리가 둘 달린 개를 만들었습니다. 두 머리는 모두 움직이고, 보고, 물을 마실 수도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약이 없었기 때문에 이들은 단 며칠만을 살 수 있었지만, 29일을 버틴 개(들?)도 있었습니다. 1959년 LIFE 지에는 이들의 이야기가 소개된 바 있습니다.
이미 당시에도 사람들은 이 실험에 대해 불편해 했습니다. 데미코프에 대한 추모기사에조차도 많은 외과의사들이 그 실험의 가치에 의문을 표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1965: 개의 뇌를 이식하다. 클리블랜드 종합병원의 로버트 화이트는 개 6마리의 뇌를 다른 개에 이식했고 뇌가 다른 개체의 몸 속에서 살아있을 수 있음을 보였습니다. 뇌는 EEG 활동을 보였고 산소와 포도당을 소비했습니다. 이 개들이 사지를 움직일 수 있었는지는 기록에 남아있지 않습니다.
1970: 첫 원숭이 머리 이식실험이 성공하다. 로버트 화이트는 레수스 원숭이의 머리 전체를 다른 원숭이의 몸에 이식하는데 성공했습니다. 그 원숭이는 보고, 듣고, 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화이트는 척수를 연결하려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 원숭이는 수술 후 며칠을 더 살았습니다. (생존기간은 3일에서 9일까지 기록마다 다릅니다.) 아래 영상은 그가 자신의 작업에 대해 가진 인터뷰입니다.
2002: 쥐의 머리를 저온에서 이식하다. 일본의 과학자들은 갓 태어난 쥐의 머리를 성인 쥐의 허벅지에 이식했습니다. 산소 부족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이들은 뇌를 낮은 온도로 유지했습니다. 머리는 3 주동안 더 성장했습니다.
2013: 카나베로, 인간 머리 이식을 제안하다. 카나베로는 “국제 외과신경학(Surgical Neurology International)”지에 척수를 깔끔하게 자르는 방법과 폴리에틸렌 글리콜(PEG)을 이용해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척수를 접합하는 방법을 발표했습니다.
2014: 쥐의 머리를 이식하다. 중국의 샤오 핑 렌과 그의 동료들은 흰 쥐와 검은 쥐의 머리를 서로 바꿔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인공호흡장치가 제거된 후 3시간을 더 살 수 있었습니다. 이는 긴 시간은 아니지만, 뇌간이 살아 있었기에 심장박동과 호흡을 조절할 수 있었습니다.
2015년 2월: 카나베로, 머리이식수술의 자세한 계획을 밝히다. 카나베로는 국제외과신경학지에 산소 부족으로 인한 뇌와 신체의 피해를 최소화하기위해 먼저 이들을 냉각하고 PEG와 전기자극을 이용한 GEMINI 척수접합술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전기자극은 척수의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카나베로는 이번 6월 아나폴리스에서 열리는 전미 신경외과및 정형외과 학회에서 두뇌이식에 대한 키노트 발표를 가질 예정입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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