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밈(Meme) 개념의 변화 (1/2)

2012년 4월 11일, 제디 리틀은 굿모닝 아메리카 쇼에 초대되었습니다. 일주일 전까지만 하더라도 그는 그저 잘 생긴 평범한 25살의 청년이었습니다. 그러나 3월 31일,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 열린 달리기 대회에서 찍힌 사진 한장은 그를 유명인으로 만들었습니다. 윌 킹이라는 이는 그 사진을 레딧에 올렸고 그 사진에는 “믿을 수 없을만큼 사진을 잘 받은 남자(Ridiculously Photogenic Guy)”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그의 사진은 페이스북, 트위터, 텀블러 등에 공유되기 시작했고, 다양한 이야기들이 따라붙었습니다. 예를 들어 ‘이 사진은 그가 일하지도 않는 회사의 ‘이달의 직원’에 올라갔답니다’ 같은 이야기 말이지요. 그리고 “믿을 수 없을만큼 사진을 잘 받은 개, 죄수, 시리아 반란군”등의 유사품도 등장했습니다. 가장 인기의 정점을 찍을 당시, ABC 아침 뉴스는 그가 구글에서 5천9백만회 검색되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가 이렇게 갑작스레 유명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러나 정확히 말하면, 그가 유명해진 것이 아니라 그의 밈(meme)이 유명해진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인기있는 자료들을 모아놓은 “노우 유어 밈(Know Your Meme)”사이트에 따르면, 밈은 “계속 변화하고 진화하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전파되는 정보나 아이디어”를 말합니다. ‘믿을 수 없을만큼 사진을 잘 받은 남자’ 사진 역시 웃긴 고양이 영상같은 밈의 하나입니다. 사진, 영상, 만화 등의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때로 시니컬한 문장이 들어있기도 한, 일상이 지루한 직장인이나 대학생들이 즐길만한 종류의 것들이죠. 이제 정치 켐페인과 마케팅에서도 바이럴은 중요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결과 밈은, 비록 매우 단순한 개념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그 어느때보다도 더 중요한 개념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학계와 인터넷은 다릅니다. 밈은 어느 곳에나 보이지만, 이 에 대한 진지한 이론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1976년 자신의 저서 “이기적 유전자”에서 이 단어를 처음 만든 저 유명한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는 원래 자신의 의도는 오늘날 인터넷의 밈과는 다른 것이었다고 말하며 거리를 두고 있습니다. 밈 분야의 논문지였던 “미메틱스(Journal of Memetics)”는 2005년 폐간되었습니다. 철학자이자 밈 이론가이기도 한 데니얼 데닛 역시 “이 단어는 이제 초기의 이론적 정의와는 멀어졌습니다. 사람들은 이 개념의 정확한 의미에 대해 모르거나 혹은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라고 내게 말했습니다. 이 밈이라는 개념에 도대체 어떤 일이 벌어진 것일까요? 그리고 그 변화는 이 개념의 효용에 대해 무엇을 말해주는 것일까요?

원래 밈은 유전자(gene)와 연관된 개념이었습니다. 리처드 도킨스는 “이기적 유전자”에서 인간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곧 초기 원시 지구에 존재했던 스스로를 복제하는 분자가 변이와 자연선택을 통해 진화된, 유전자의 “생존기계”라는 것이지요. 물론 도킨스도 인간의 모든 행동이 유전자로 설명되는 것은 아니며, 특히 문화의 진화에 대해 언급합니다. 그는 이 두 번째 복제자를 “문화가 전파되는 최소단위”이며 복제를 통해 “뇌에서 뇌로 옮겨다닌다”고 말했습니다.그는 이 최소 단위를 그리스어 중 흉내낸다는 뜻의 단어인 미메네(mimene)를 본따 “밈(meme)”이라고 이름붙였습니다.

도킨스의 밈은 아이디어, 노래, 그리고 종교적 이상에서 잠깐 유행하는 그릇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포함하는 것입니다. 유전자와 마찬가지로 밈도 변이와 진화를 겪고 한정된 자원을 두고 경쟁합니다. 밈에서 그 자원은 아마 사람들의 관심일 겁니다. 도킨스는 밈을 마음의 바이러스라고 생각하며 전염성을 가진다고 봅니다. 성공적인 밈은 독감처럼 기하급수적으로 퍼져나갑니다. 어떤 밈은 해로우며(무신론자인 도킨스의 입장에서는 지옥불이나 신앙 같은 개념이겠죠) 어떤 밈은 흥겨우며(최신 인기가요같은 것들말이죠) 그리고 어떤 밈은 유전자에 반하기도 합니다(성욕을 멀리하는 금욕주의를 생각해보세요). 물론 밈 자신이 어떤 의도를 가진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밈은 우리에게 기생하고 우리의 행동을 지배합니다.

언제부터 밈이 인터넷과 연결되었는지를 말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90년대에 이미 베이비 차차로 알려진 춤추는 아기 영상이 이메일을 통해 돌고 있었습니다. 물론 그 당시에는 누구도 이를 밈이라고 부르지 않았습니다. “인터넷 밈” 용어가 학계에 쓰인 것 중에 내가 찾을 수 있는 최초의 것은 2003년 허핑턴 포스트와 버즈피드의 창업자인 조나 페레티의 삶을 묘사하는 문서의 각주입니다. 2001년 MIT 의 박사과정 학생이었던 페레티는 나이키 운동화에 “아동노동착취공장(sweatshop)”이라고 새겨줄 것을 주문했고 나이키는 거절했습니다. 페레티는 이 내용을 친구들에게 보냈고, 이 이야기는 널리 퍼져, 마침내 NBC 투데이 쇼에서 나이키의 대변인과 토론까지 하게 됩니다. 페레티는 후에 “나는 리처드 도킨스가 밈이라고 부른 것을 우연히 만든 셈이죠”라고 썼습니다.

페레티는 자신의 이메일이 기하급수적으로 퍼진 이유를 “다양한 소셜 네트웍과 연결되어 있었기 때문”이라고 결론내렸습니다. 도킨스와 마찬가지로, 그는 어떤 밈이 성공할 것인지는 그 밈의 생태계에 달려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인터넷 밈의 생태계란 곧 온라인 소셜 네트웍임을 알았습니다. 이때는 페이스북이 생기기 몇 년 전이었는데도 말이지요. 최근 뉴욕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나이키와의 그 사건이 후에 인터넷 밈을 퍼뜨리는 것을 목표로 하는 버즈피드를 만드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습니다. 버즈피드는 실제 바이러스의 성장을 기술하는 공식이 포함된 “큰 씨앗 마케팅(Big Seed Marketing)”이라는 방법을 쓰고 있습니다.

밈 전문가들은 인터넷 밈은 원래 밈의 개념으로부터 왜곡되고 단순화된 것이라고 말합니다. 데닛은 2014년 5월 열린 워크샵에서 문화의 진화를 연구하기 위해 밈이라는 개념을 “매우 엄밀한 방식으로 되살리고” 싶다고 내게 말한 바 있습니다.

도킨스는 인터넷 밈이 기존의 밈과 다른 이유는 인터넷 밈이 만들어지는 방식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인터넷 밈은 다윈의 자연선택과 같은 우연한 돌연변이가 아니라 인간에 의해 의도적으로 제작되어 전파됩니다.” 그는 인터넷 밈이 바이럴을 목적으로 제작된다는 점을 기존의 밈과의 가장 큰 차이로 생각하는 듯 합니다. 그러나 실제 인터넷 밈이 널리 퍼지기 위해서는 돌연변이 못지 않게 여러가지 운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그의 생각은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2부로

(노틸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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