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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중산층으로 살아간다는 건 높은 소득보다는 심리적 안정감

미국에서의 중산층은 소유한 것이 무엇인지가 아니라 어떻게 자신을 느끼느냐의 문제입니다.

중산층을 얘기할 때 자산과 소득은 이를 판단하는 여러 근거 가운데 일부일 뿐입니다. 퓨 리서치 센터가 얼마 전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 소득과 자산의 위치에 상관없이 스스로를 중산층이라고 여기는 미국인의 응답 비율이 90%에 육박했습니다. 즉, 중위 소득이 반드시 중산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죠.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미국인들에게 중산층으로의 편입은 단지 소득과 자산 등 경제지표상 숫자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삶의 심리적인 안정성에 관한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예전에는 쉽게 정량화가 가능한 지표가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가족 건강보험과 대학교육, 노후 준비, 자동차의 보유 여부와 정기적인 여름휴가 등이 중산층을 구분하는 주요 지표로 활용되었죠. 그러나 빈곤층에서도 휴대전화와 평면 텔레비전을 사용하고 있는 오늘날에 이러한 물질적인 지표만으로 중산층을 구분 짓는 데는 분명히 한계가 있습니다. 한 가지 종류의 중산층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층위의 중산층이 동시에 존재할 수도 있는 것이니까요. 전문가들은 중산층을 구분할 때 경제적 지표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경제적 안정성에 대한 자신의 인식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동안 자신을 중산층이라 규정해온 미국인들조차도 점차 삶의 안정성에 대해 불안해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유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2000년 이후 실질 소득 증가율은 0에 가깝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임금은 상승했지만,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실질 소득 수준은 제자리걸음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이죠. 둘째, 이전 부모세대보다 교육 수준은 높아졌지만 소득 수준은 제자리를 맴돌고 있거나 오히려 퇴보하고 있습니다. 셋째, 임금 수준에 비해 주거 비용, 대학교육비, 건강보험 비용 등이 상대적으로 너무 많이 상승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소득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시민들의 심리적 박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코넬 대학의 사회과학자 토마스 히르츨(Thomas Hirschl)은 ‘경제적 안정감의 형성 없이는 중산층도 없다.’고 말합니다. 결국, 오바마 대통령이 말하는 중산층 경제 부흥 정책도 중산층이라는 단어가 내포하는 여러 층위의 사회학적 의미를 섬세하게 독해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뉴욕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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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onh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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