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문화

육아에 관한 잘못된 연구 결과를 믿어서는 안됩니다

육아를 둘러싼 논쟁중에서 최근에 가장 많이 언급된 것은 엄마가 아이가 어릴 때 함께 보낸 시간은 아이의 성적이나 다른 결과와 크게 상관관계가 없다는 연구 결과였습니다. 이 연구는 워싱턴포스트, 복스, 가디언, 시카고 트리뷴과 같은 많은 언론의 주목을 받았지만 연구 결과 도출 과정에 많은 문제점이 있습니다. 엄마가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최근 세 명의 사회학자들이 내 놓은 논문의 핵심 주장입니다. 이들은 엄마들이 아이가 3~11세일 때 보내는 시간과 아이의 12~18세 때의 학교 성적이나 행동에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상관관계가 없다고 나온 것은 저자들이 부모가 들이는 노력을 제대로 측정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이 논문은 부모들이 일반적으로 아이와 얼마나 시간을 보내는지를 측정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이들은 하나는 주중, 그리고 다른 하나는 주말인 날을 정한 뒤 이 두 개의 날짜에 부모들이 아이와 시간을 어떻게 쓰는지 측정했습니다. 따라서 엄마들이 아이와 시간을 많이 보내는지 아닌지는 어떤 요일에 설문조사가 이뤄졌는지에 크게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저는 이번주를 아이들을 데리고 디즈니랜드에 가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만약 설문조사가 일요일과 월요일에 아이들과 얼마나 시간을 많이 보내는지를 물었다면 저는 아이들과 아주 많은 시간을 보내는 부모로 분류되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은 직작에 돌아왔고 늦게까지 아이들을 보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만약 설문조사가 오늘 이뤄졌다면 저는 아이들과 시간을 적게 보내는 부모로 분류되었을 것입니다. 이렇게 형편없는 측정을 가지고 아이의 학업 성적과의 상관관계를 살펴보는데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다고 나오는 것이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특정 하루에 어떻게 부모 역할을 했는지를 가지고서 당신이 부모로서 아이들과 얼마나 시간을 보내는지를 측정하는 것은 마치 하루치 소득으로 당신의 전체 소득을 측정하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만약 어제가 월급날이었는데 어제 설문조사가 있었다면 당신은 부유한 사람으로 분류되었을 것이고 만약 다른 날 설문조사가 이뤄졌다면 당신은 아주 가난한 사람으로 분류되었을 것입니다. 한 사람의 소득을 제대로 측정하려면 유의미한 시간 간격을 두고서 임금을 측정해야 합니다.

시카도 해가의 발달 심리 학자이자 공공정책 대학원 교수인 아리엘 캐릴(Ariel Kalil)은 언젠가 저에게 이렇게 말한적이 있습니다. “당신이 어제 한 일은 당신이 지난해에 한 일들을 대표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져서는 안됩니다.” 이것이 부모의 시간 할당에 관한 좋은 연구들이 한달 이상의 기간을 두고서 부모가 아이들과 함께 보낸 시간을 측정하는 이유입니다. 아이를 보느라 운동할 시간도 부족하고 영화 한편 제대로 본 지 몇 달이 되었고 배우자와의 둘만의 데이트가 생각이 아니라 현실이 되기를 바라는 부모의 한 사람으로서 저는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부모가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연구에 매료되는지를 이해합니다. 아마 우리는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쓰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잘못된 연구에 의존해서 이런 결론을 내려서는 안됩니다. (뉴욕타임즈)

원문보기

arendt

Recent Posts

[뉴페@스프] “돈 때문이 아니다” 최고 부자들이 트럼프에게 정치 후원금을 내는 이유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쓰고…

2 일 ago

‘백신 음모론자’가 미국 보건 수장 되다… “인신공격은 답 아냐”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2기 행정부 인선을 속속 발표하고 있습니다. 정치적으로 논란이 불가피한 인물도 다수 지명된…

3 일 ago

[뉴페@스프] “레드라인 순식간에 넘었다”… 삐삐 폭탄이 다시 불러온 ‘공포의 계절’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4 일 ago

[뉴페@스프] 사람들이 끌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이름 결정론’ 따져보니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6 일 ago

‘예스맨의 절대 충성’ 원하는 트럼프…단 하나의 해답 “귀를 열어라”

트럼프 2기 행정부 인사가 속속 발표되고 있습니다. 대부분 트럼프에게 절대적인 충성을 보여준 이들로, 기존 공화당원들…

7 일 ago

[뉴페@스프] “삶이 송두리째 흔들릴 것” 미국 대선판에 등장한 문건… 정작 묻히고 있는 건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1 주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