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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왕립 정신과 협회장, “비행기 조종사들의 우울증 병력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지 말아야”

탑승객 150명 전원의 목숨을 앗아간 저먼윙스 여객기 추락 사고가 27살 부기장 러비츠(Andreas Lubitz)가 고의로 일으킨 사고라는 수사 발표가 나온 뒤 언론은 러비츠가 과거에 우울증을 앓았던 병력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심각한 우울증으로 비행 훈련을 받는 교육 과정을 반년 가까이 쉬었고, 시력이 안 좋아져 비행에 어려움이 있는데도 회사에 이를 보고하지 않고 몰래 치료를 받으려 했는데 이 시력 문제가 과거 우울증 병력과 연관이 있을 거라는 보도까지 쏟아져나왔습니다. 사람들은 조종사들이 겪는 우울증이 심각한 문제라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우울증 병력이 있는 조종사들은 승객 안전을 가장 우선시해야 하는 여객기를 절대 몰게 해서는 안 된다. 영구 제명해야 한다.”

영국 왕립 정신과 협회장 시몬 웨슬리(Simon Wessely) 교수가 사람들의 이런 과한 반응에 제동을 걸고 나섰습니다. 특히 민간 항공당국이 이번 사고를 계기로 관련 안전 규정을 강화하고 규정이 제대로 집행되는지 감독하는 건 당연한 의무지만, 모든 우울증 병력이 있는 조종사들을 잠재적인 범죄자 취급을 해가면서까지 사안을 다루는 건 지나치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유럽연합 규정을 보면 우울증 치료를 받은 조종사는 완치되었다는 의사의 판정을 받은 뒤 최소 4주 동안 추이를 지켜본 뒤에야 비행기 조종 업무에 복귀할 수 있으며, 필요한 경우 반드시 규정에 명시된 항우울제 성분 약물을 복용해야 합니다. 옵저버(Observer) 지는 현재 현재 영국의 민간 여객기 조종사 가운데 100여 명에게 우울증 병력이 있으며 42명은 현재 약물을 복용하면서 일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보도에 깜짝 놀라서 가슴이 철렁 내려앉을 일이 아니라 규정에 따라 문제가 있는 조종사에게 적절한 치료를 제공하고 그 후로도 관리를 잘 해왔기에 영국에서는 비슷한 사고가 없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게 웨슬리 교수의 설명입니다.

“비유를 하자면, 한 번 팔이 부러졌던 사람은 뼈가 다 붙고 완치된 이후에도 아무런 일도 해서는 안 된다고 몰아세우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처사예요. 우울증도 다른 병, 부상처럼 충분히 치료하고 관리할 수 있는 병입니다. 일상 생활, 업무를 하는 데 지장이 있고 없고를 의사들은 엄격한 기준을 토대로 판단할 수 있어요. 이번 사고와 관련해 몇 가지 우려되는 건 우선 (발표된 수사 결과 러비츠의 범행이 사실이라고 해도) 우울증과 이번 범죄 행위에 직접적인 연관성을 과학적으로 증명하기 어렵다는 점이 있고요, 또 다른 하나는 언론과 대중이 이번 사건에 격하게 반응하며 쏟아내는 선동적인 발언들입니다.”

웨슬리 교수가 말한 선동적인 발언이란 예를 들어 “심각한 우울증을 앓고 있는 조종사에게 승객 안전을 맡긴 건 치명적인 제도적 허점”이라고 말한 피어스 모건(Pierce Morgan)의 지적입니다. 웨슬리 교수는 한 마디로 모건의 지적은 틀렸다고 잘라 말합니다.

“현재 우울증을 앓고 있는 조종사는 절대 조종 업무를 할 수 없게 되어있습니다. 과거에 병력이 있지만 치료를 받은 조종사와 지금 우울증을 앓고 있는 조종사는 전혀 다릅니다. 조종사들의 건강 상태를 확인해야 하는 항공사들 가운데 일부 책임을 방기하는 곳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건 당국이 감독을 강화해 해결할 문제이지 현재 규정에 허점이 있다고 말해서는 안 되죠.”

블랙박스 하나에 녹음된 조종실 내 대화와 그로 짐작할 수 있는 상황, 그리고 러비츠의 기록들에 근거한 수사 당국의 발표 자체는 신빙성이 있습니다. 수사 당국은 범행을 사전에 꾸민 러비츠의 계획서라든지 러비츠의 일상에서 이상 징후를 감지할 수 있었던 가족 등 주변 인물들에 대한 수사를 계속하고 있지만, 아직 더욱 결정적인 단서가 될 만한 것은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한편, 사고 지점 근처 마을인 프라도뜨 블레온 시의 바톨리니(Bernard Bartolini) 시장은 수사 당국이 러비츠의 아버지에게 이번 사고가 러비츠가 고의적으로 일으킨 사고일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사실을 알린 뒤 러비츠의 아버지를 만났다고 말했습니다. 바톨리니 시장은 러비츠의 아버지가 “자식을 잃은 슬픔을 느낄 새도 없이 이 끔찍한 재앙의 책임을 남은 가족이 짊어져야만 하는 상황에 무척 힘들어했다”고 전했습니다.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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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gppoo

뉴스페퍼민트에서 주로 세계, 스포츠 관련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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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늘이고 땅이고 조종운전은 정말 힘든 일이죠. 대형트럭아저씨들 야밤고속도로타며 졸음운전한 얘기 당연하듯이 얘기하시든데.. 쉬운일은 없으니 쉬어가며 하는 일이 되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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