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이슬람국가(IS)의 처형 동영상에 등장한 일명 ‘지하드 존’의 정체가 밝혀지자 세계는 충격에 빠졌습니다. 그가 귀화한 영국 시민이고, 웨스트민스터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걸로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교육받은 중산층 도시인이 IS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지만, 영국 내 대학 캠퍼스에 위험한 종교적 극단주의자들이 침투하기 시작한 것은 사실 꽤 오래 전의 일입니다. 나는 누구보다도 그러한 상황을 잘 알고 있습니다. 직접 경험한 일이니까요.
웨스트민스터대학은 사실 극단주의 활동의 온상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이 학교의 무슬림 커뮤니티는 ‘히즙 웃 타흐리르(Hizb-ut-Tahrir)’라는 급진 단체의 강력한 영향력 하에 있고, 정기적으로 증오를 설파하는 자리가 마련됩니다. ‘지하드 존’의 정체가 밝혀진 날도 이 학교에서는 동성애 혐오와 이스라엘 혐오, 여성 할례를 조장하는 인물로 알려진 하이탐 알 하다드의 강연이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강연을 취소한 것도 대학 측이 아니라 행사 주최측이었죠.
이슬람주의자들의 “위장 가맹(entryism)”은 영국 대학의 큰 문제입니다. 저 자신도 20년 전, 대학에서 이와 같은 활동에 가담했습니다. 나는 런던 근교,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파키스탄계 가정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하지만 청소년기 보스니아의 무슬림 학살과 같은 사건을 접하고 일상 속에서 백인 인종주의자들의 폭력을 경험하면서, 점점 주류 사회에서 멀어졌습니다. 나에게는 국제 정세에 대한 호기심과 종교적 배경에서 비롯된 열정이 있었지만, 정신적으로는 미성숙했기 때문에 솟구치는 온갖 감정들을 감당할 수 없었습니다. 다시 말해 극단주의자들의 신병 모집 요건에 꼭 들어맞는 인물이었던 것이죠.
나에게 접근했던 모집책은 런던에서 교육받은 의대 졸업생이었습니다. 그가 소속되어 있던 히즙 웃 타흐리르는 1953년에 결성된 국제 혁명 이슬람 조직으로 샤리아(이슬람 율법)에 기반한 이슬람 왕국을 세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었습니다. 테러를 수단으로 활용하는 알카에다와 달리, 쿠데타를 통해 권력을 쟁취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죠. 모집책들은 이른바 “이슬람주의적 내러티브”를 활용하여 국제 정세를 교묘하게 왜곡시켜 주입했습니다. 전 세계가 이슬람에 맞서 전쟁을 벌이는 중이며, 무슬림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슬람 왕국을 세우는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죠.
16살의 나는 이미 히즙 웃 타흐리르의 사상에 푹 빠져버렸습니다. 조직은 나에게 뉴햄 대학에 진학해 캠퍼스를 장악하라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나는 캠퍼스에서 학생 회장을 맡으며 점점 영향력을 키워 나갔습니다. 1995년에 이르자 대학 캠퍼스는 우리가 조성한 공포 분위기로 가득찼고, 결국 내 보디가드 역할을 하던 학생이 비무슬림 학우를 칼로 찔러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그는 살인죄로 기소됐고, 나는 퇴학을 당했습니다. 하지만 나는 조직을 떠나지 않고 파키스탄과 이집트로 건너가 모집책 역할을 계속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2001년 이집트 경찰에 체포되어 4년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카이로의 감옥에서 수감 생활을 하는 동안 나는 이슬람주의에 대해 다시 생각할 기회를 갖게 되었고, 마침내 “전향”을 하게 됩니다. 그리하여 출소한 뒤에는 인권과 반테러라는 새로운 가치에 헌신하게 되었습니다.
웨스트민스터대학을 비롯한 영국의 교육 기관에 극단주의자들이 침투해 활동하는 것은 엄연한 현실입니다. 대학 당국이 학내 언론의 자유를 막아서도 안 되지만, 어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아무런 제약없이 증오의 메시지를 설파하는 자들의 존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들은 종교를 이야기하지만, 실제로 이들이 퍼뜨리는 것은 극단적으로 정치화되고 폭력적인 형태로 변질된 이슬람교입니다. 그리고 ‘지하드 존’처럼 똑똑한 젊은이가 이런 사상에 심취하게 되는 것은 그리 드문 사례가 아닙니다. 극단주의 단체에는 그와 같이 높은 사회, 경제적 지위를 자랑하는 젊은이들이 생각보다 훨씬 많습니다. 성적이 좋은 학생이라도 속으로는 분노에 가득 차있거나 정체성의 위기를 겪고 있을 수도 있죠. 모집책들은 바로 이런 약한 고리를 효과적으로 공략해 세를 불립니다.
많은 이들이 한 사회에 종교를 강요하는 행위에 본능적으로 반감을 느끼지만, 영국과 유럽 각지의 여러 무슬림들에게는 그렇지 않습니다. 많은 무슬림들에게 이슬람주의는 정치적 표현의 디폴트로 자리잡고 있죠. 그런 환경에서 평범한 10대 청소년과 IS 전사 간의 간극은 생각처럼 크지 않습니다. 이와 같은 “풀뿌리 이슬람주의 담론”의 존재를 직시하지 않으면, 극단주의는 계속해서 퍼져나갈 것입니다. (뉴욕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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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회 전체가 더 관용을 보여주는 방법밖에는 없을 것 같아요. 세계 전체가 안티 무슬림이 아니라고 반복해주고.
우리 사회안의 일베 걱정하는 목소리와 닮아 보입니다.
대학내에서 특히 진보사회운동잔영에서 80년대 이후에서 지금까지 nl 같은 사상이 전파 공유되는 것과 비슷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