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미국에서 가장 많은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회사 월마트가 노동자 50만 명의 임금을 올린다고 발표했습니다. 인상분이 아주 큰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발표는 두 가지 이유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첫 번째는 확산 효과입니다. 월마트는 대기업이므로 다른 기업 노동자 수백 만 명의 임금도 아마 올라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두 번째는 단언컨대 더 중요한 것으로, 낮은 임금이란 정치적 선택의 결과일 뿐이며, 우리는 다른 선택을 할 수 있고 다른 선택을 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월마트가 가르쳐주고 있다는 점입니다.
배경 설명이 필요하군요. (인정하긴 싫지만 경제학자 다수의 지지를 받고 있는) 보수주의자들은 흔히 고용 시장도 다른 상품 시장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합니다. 즉 수요 공급의 원리에 따라 임금이 결정되며 이 법칙에서 벗어나려는 행동은 ‘보이지 않는 손’의 벌을 받게 된다는 것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이런 시각은 임금을 인상시키려는 어떤 시도도 실패하거나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을 암시합니다. 최저 임금을 설정하면 고용을 감소시키고 시장에 노동초과 현상이 일어나게 되며 이는 마치 농산물 가격을 안정시키려 가격을 강제로 낮추는 정책 때문에 농부들이 버터를 산에 버리고 와인을 호수에 버리는 것과 같은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겁니다.
하지만 노동 경제학자들은 이런 관점에 오랫동안 의문을 가져왔습니다. 노동자들은 사람이기 때문에 임금은 사실 버터 가격처럼 움직이지 않습니다. 노동자들이 얼마나 받는지는 단순한 수요 공급 원리 못지 않게 사회적 압력과 정치적 힘에 의해 결정됩니다.
증거가 있을까요? 첫째, 최저 임금이 상승했을 때 실제로 일어나는 일을 봅시다. 연방 정부가 정한 최저 임금보다 주정부가 정한 최저 임금이 더 높은 지역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웃 주보다 최저 임금이 더 높은 주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관찰할 수 있습니다. 임금이 높은 주에서 일자리가 많이 없어졌을까요? 아닙니다. 이 현장 실험 연구를 통한 광범위한 결론은 최저 임금이 적절하게 상승하는 것은 고용 감소 효과가 전혀 없거나 있더라도 미약한 수준이라는 것입니다.
역사적 사실도 있습니다. 미국에 한때 존재했던 중산층은 비인격적인 시장이란 힘의 결과로 출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중산층은 정치적 행위 덕분에 단기간에 걸쳐 형성된 산물이었습니다. 1940년대 미국은 여전히 아주 불평등한 사회였습니다. 하지만 1950년대 소득 격차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변화가 있었습니다. 경제학자 클라우디아 골딘과 로버트 마고는 이 때를 대압착(Great Compression) 시대라고 칭했습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이 질문은 부분적으로는 정부 개입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특히 2차 세계대전 당시 정부가 임금 설정에 개입한 덕분에 고임금자와 저임금자의 격차가 좁혀졌습니다. 물론 또 다른 설명은 노조 가입률이 가파르게 올랐다는 점입니다. 전쟁 기간 완전 고용 경제 상태라 노동에 대한 수요가 상당히 높았던 덕분에 노동자는 높은 임금을 추구할 수 있었다는 것도 이유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대압착 시대가 전쟁이 끝나자마자 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그 대신 완전 고용과 노동 친화 정책은 임금 지불 규범을 바꾸었고, 탄탄한 중산층이 한 세대 이상 지속되었습니다. 아, 그리고 전쟁이 끝난 뒤 십여 년 간은 전례 없는 경제 성장기이기도 했습니다.
월마트의 임금 인상은 비록 훨씬 약한 형태이지만 대압착 시대를 이끌었던 같은 위력을 연상시킵니다. 월마트는 직원 임금이 너무 낮아 상당수 노동자들이 식품 배급과 의료보험에 의존해 살아간다는 정치적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는 동안 노동자들은 노동 시장 개선 덕분에 영향력을 얻어가고 있으며 나쁜 직장을 그만둘 의향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이 사회적 압박은 아직까지는 전혀 고통스럽지 않아 보인다는 점입니다. 월마트는 임금을 인상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월마트가 임금 인상을 정당화하는 명분은 과거 저임금 정책을 비판했던 사람들이 수년 간 해왔던 말입니다. 직원에게 보수를 더 주면 이직률이 줄고, 사기를 북돋으며 생산성이 높아집니다.
이 점이 시사하는 바는 수백만 미국인의 임금을 꽤 올리는 일이 통념이 주장하는 것보다 훨신 더 쉬울 수 있다는 점입니다. 최저 임금을 상당 수준으로 올려보십시오. 노동자가 노조를 만들고, 임금협상력을 높이도록 만들어봅시다. 직접 금융 정책과 재정 정책을 완전 고용을 향해 집행합시다. 미국이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처럼 갑자기 붕괴할지 모른다는 공포 때문에 경제가 침체되도록 놔두지 맙시다. 이런 일들은 실행하기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만약 우리가 이런 일들을 진작에 했다면, 우리 대부분이 살고 싶어하는 그런 사회에 한 발짝 더 다가가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핵심은 극도의 불평등과 노동자의 몰락은 시장이라는 신이 정한 운명이 아니라 단지 사회적 선택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원한다면 그 선택을 바꿀 수 있습니다.
원문출처: 뉴욕타임스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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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리적 오류 투성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