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 레이 몽크는 이렇게 썼습니다. “1927년 9월을 전후해, 세계는 바뀌었다.”
“퀀텀 모멘트(The Quantum Moment)”의 저자 로버트 P. 크리스와 알프레드 샤프 골드하버는 그 시기 전까지, 인간은 균일하고 연속적인, 모든 물체가 과거에서 미래로 하나의 수학 공식에 의해 부드럽게 이동하는 뉴턴 역학의 세계에 살고 있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운명적인 그 해 이후로 모든 것은 바뀌었습니다. 물체들은 그들의 크기에 따라 다른 법칙을 따르게 되었습니다. 또한, 그들이 지금 어디에 존재하는지,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대해 우리는 확신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사실 우리는 그 물체가 정확히 무엇인지도 말할 수 없습니다. 이는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측정하는가에 의존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현실은 존 업다이크가 말했던 것처럼, 또다른 예측불가능한 “빈 틈, 불일치, 뒤틀림, 그리고 거품”이 되었습니다.
스토니 브룩 대학의 물리학자인 두 저자는 우리가 살게된 이 양자우주를 담담하게 소개합니다. 뉴턴 역학의 우주에 균일이 생긴것은 1900년 막스 플랑크가 흑체복사에 대한 새로운 설명을 제시하면서부터였습니다. 그는 빛의 복사가 연속적이지 않으며, 양자(quantum)라는 덩어리로 나온다는 혁신적인 가정을 세움으로써 현상을 더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의 물리학자들은 이 불연속적인 양자라는 개념을 단순히 계산을 위한 트릭으로만 여겼습니다. 그러나 이 개념은 점점 더 많은 것을 설명하기 시작했습니다. 1905년, 아인슈타인은 양자 개념을 이용해 광전효과와 브라운 운동을 설명할 수 있음을 보였습니다. 몇 년 뒤 젊은 닐스 보어는 전자가 정해진 궤도에만 존재하는 새로운 원자모델을 만들었습니다. 이 모델은 에너지를 연속적이 아닌 불연속적인 특정한 값만 흡수하거나 방출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새로운 개념을 우리는 아직도 다루고 있습니다.
1925년에서 1927년 사이, 양자 역학은 고전 역학의 근본에 도전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이젠베르그는 입자의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 정확히 알 수 없다는 불확정성 원리를 제안했습니다. 같은 시기에 슈뢰딩거는 입자가 특정 위치에 존재할 확률을 말해주는 파동함수를 생각해 냈으며 이는 그 대상이 측정에 따라 입자 혹은 파동으로 행동한다는 보어의 상보성 원리로 이어졌습니다. 이제 어떤 대상이 입자인지 파동인지와 그 대상의 위치와 운동량이 어떻게 되느냐는 자연의 독립적인 특성이 아니라 관찰과 연결된 특성이 되었습니다.
저자들은 이 머리아픈 이론을 일반인들에게 비교적 쉽게 설명하면서 동시에 이 양자 혁명이 사회에 끼친 영향에도 주목합니다. 입자가 파동이면서 입자일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측정이 위치와 운동량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데 어떻게 영향을 끼쳤을까요?
이 새로운 과학이 세상을 경험하는 새로운 방법을 만든 것은 분명합니다. 예술가 안토니 고믈리는 우연에 의해 형태가 만들어지는 조각상 시리즈를 내놓았고 테주 콜의 소설 “오픈 시티”의 등장인물은 삶의 연속성을 환상으로 인식합니다.
이 혁명을 보다 가까이에서 겪은 어떤 이들은 더 과감한 주장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1928년 영국의 천문학자 아서 에딩턴은 양자역학의 비결정론적 특성이 영적 세계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으며 이는 양자역학이 가진 까다로움을 종교의 신비와 연결하려는 흐름의 시초가 되었습니다. 수 년 후 미국의 물리학자 아서 H. 콤프턴은 양자 세계가 곧 신의 존재를 알려준다고 주장했습니다. 70년대 존재했던 “근본적 물리모임(Fundamental Fysiks Group)”은 양자역학을 뉴에이지 동양 신비사상과 연결시켰습니다.
양자역학은 영지주의를 과학에 접목하려는 시도만 만든 것이 아닙니다. 양자역학은 또한 뉴턴 역학의 우주에서 가능했던, 완벽한 결정론과 수학적으로 예측가능한 세계라는 오랜 꿈을 무너뜨렸습니다.
물론 이 꿈은 뉴턴 역학보다 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기원전 6세기, 피타고라스와 그의 제자들은 세상의 모든 것이 정수와 정수의 비로 설명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2천년 후, 데카르트 역시 완벽하게 수학적인 우주를 고안했습니다. 그러나 매 번 이들은 새로운 무질서의 벽에 부딪혔습니다. 피라고라스 학파가 겪은 “양자 혁명(quantum moment)”은 바로 무리수였습니다. 데카르트의 생각은 뉴턴의 만유인력에 의해 좌절되었습니다.
크리스와 골드하버는 20세기의 양자 혁명이 인류가 겪을 유일한 결정적 순간은 아닐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이들은 20세기의 양자혁명 또한 수학과 질서라는 인간의 이상에 대항해 자신의 신비 속으로 끊임없이 도망가는 우주가 남긴 가장 최근의 좌절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뉴욕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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