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DC의 존 이튼 초등학교는 아주 특수한 곳입니다. 도시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면서도 각 지역의 학생들을 받아들여, 시내 어떤 학교보다도 인종, 경제적으로 다양성을 자랑하고 있죠. 이곳에서 25년째 유아 과정을 가르치고 있는 캐롤린 반하트 선생님은 학교의 모습이 전혀 달랐던 시절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저는 마틴 루터 킹의 시절을 경험한 세대입니다. 백인 전용 식수대, 버스 정류장의 흑인 구역도 기억나고요, 학교도 백인들과 함께 다니지 못했죠. 로자 파크스 사건이 있었을 때 6살이었으니까, 민권 운동의 초기를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날 반하트 선생님은 어린 시절 꿈도 꾸지 못한 환경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교실에서 백인과 흑인, 아시아인과 아랍인 학생들이 한데 어울려 수업을 듣는 환경이죠. 그녀는 이곳에서 5살 난 학생들에게 마틴 루터 킹 목사에 대해 가르칩니다. 이미 아이들은 꽤나 많은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 분은 법을 바꿔서, 이런 피부색을 한 사람도 어디든지 갈 수 있도록 했어요.” “그 분이 하는 말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총에 맞았어요.” “킹 박사님은 어린 시절에 다른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황금율을 배웠다고 했어요.”
반하트 선생님은 어린이들에게 킹 목사에 대해 가르칠 때, 직접 경험한 일들을 이야기해 줍니다. “겨우 너다섯 살 먹은 애들한테 이런걸 가르치냐고 의아해할 사람도 있겠지만, 제겐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예요. 아이들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반하트 선생님 반의 조나 헥에겐 이런 수업의 의미가 남다릅니다. 조나는 아프리카계 노숙자 부모 사이에서 태어나 생후 2주 만에 백인 가정으로 입양되었습니다. 조나의 부모님은 어느 날 저녁 유아원에서 돌아온 조나가 “마틴 닥터 루터 주니어 킹”과 “세상을 바꾸었던 꿈”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여기서 “꿈”이란 잘 때 꾸는 꿈이 아니라 “희망하는 것”을 의미한다는 설명까지 곁들였죠. 조나는 이미 피부색의 차이를 인식하고 있습니다. 6개월 된 쌍둥이 여동생이 앞으로 어떤 색이 될 건지를 물은 적도 있고, 스스로를 “갈색 사람”이라고 칭하기도 하니까요. “옛날에는 갈색 사람들이 공원에 갈 수 없었는데, 킹 박사님의 꿈 때문에 이게 달라졌어요.” 조나의 설명입니다. 조나의 부모님도 아이가 인종주의라는 개념을 이해하기 시작한 이상, 이를 되돌릴 수는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 아들이 시련없이 살아가길 바라지만 불행히도 자신의 피부색 때문에, 또 우리의 피부색이 다르다는 사실 때문에 시련이 닥쳐오겠죠.” 부모님의 걱정입니다. (N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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