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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판 샤를리 엡도? 힌두교 풍자 영화 논란

인도 수도 뉴델리 대형 극장 앞에서 힌두교 국수주의 단체 ‘바즈랑 달’ 회원 십여 명이 영화 개봉에 항의하는 시위를 했습니다.

이들은 유명 배우 아미르 칸을 본따 만든 인형을 불태우기도 했습니다. 그가 이 영화의 주연을 맡았기 때문입니다.

“그가 힌두 신들을 모욕했다”라며 인형을 불태우던 샤르마 씨는 말했습니다. “우리 신자들은 이런 모욕을 용서할 수 없다. 인도에서 더 이상 이 영화가 상영되지 못하도록 막을 것이다. 상영이 중단되는 날까지 싸울 것이다”

인도 곳곳에서 비슷한 시위가 일어났고 몇몇 영화관은 심한 테러를 당해 기물이 파손되기도 했습니다.

영화는 지구를 방문한 외계인이 실험 임무를 수행하던 중 우주선의 무선 조종기를 잃어버리는 바람에 고향 별로 귀환하지 못하고 지구에 남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장비를 찾던 외계인은, 지구인으로부터 오직 신(神)만이 자신을 도와줄 수 있다는 말을 듣습니다. 그리하여 주인공은 ‘신’을 찾아 여정에 나섭니다. 그 과정에서 외계인은 다양한 종교적 미신, 도그마, 관습과 조우하며 힌두교도 여기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주인공 외계인은 힌두교에 대해 의문을 품습니다. 신을 안다고 주장하며 신의 이름으로 타인을 돕는다는 사람들이 실제로는 대중을 기만하고 호도하는 자들이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힌두교 종교 지도자 스와루파난드 사라스와티는 이 영화를 보고 크게 화가 났다고 말합니다. “힌두교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자들이 영화를 만들었다. 그들은 종교를 괴롭힐 권리가 없다.”

요가 전문가인 바바 람데프는 종교 풍자에 이중 잣대가 있다고 비판합니다. “기독교나 이슬람에 대해 말할 때 사람들은 열 번 생각하고 숙고한다. 하지만 힌두교에 대해서는 아무런 거리낌이 없이 말한다.”

힌두교 측은 신성 모독 혐의로 영화 제작진과 출연진을 법정에 고소했습니다. 하지만 감독과 제작자를 포함해 제작진 대부분은 힌두교 신도들이며 신성 모독 혐의를 강하게 부인합니다.

영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중견 배우 파리크시트 사니는 이렇게 답합니다. “나는 독실한 힌두교 신자다. 만약 이 영화가 진짜 힌두교를 모욕하는 거라면 출연하지 않았을 것이다. 영화를 공격하는 사람은 실제 영화를 본 적이 없거나 제대로 이해를 못하고 있다. 영화는 신의 이름을 빌려 대중을 오도하는 자들을 풍자하고 있을 뿐이다. 인도 사회에 사이비 종교인이 너무 많다.”

표현의 자유 논란이 불거지면서 오히려 영화는 입소문을 타고 있습니다. 영화관은 관객들로 붐빕니다. 사업가 샤힐 카나는 “이 영화는 오늘날 인도의 중요한 이슈를 건드리고 있다”며 관람을 추천했습니다.

몇몇 지방정부는 영화 티켓에 붙는 세금을 없애 관객들이 더 싸게 표를 살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인도 영화위원회는 힌두교 단체가 주장하는 검열, 삭제 요구를 거부했습니다. 영화위원회는 이 영화가 정당한 과정을 걸쳐 개봉되었으며 내용상 별 문제가 없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원문출처: 포털KBR 등 외신종합

신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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