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해주는 집밥이 (건강에는) 제일 좋다”는 말은 반드시 한국에만 있는 말은 아닙니다. 미국의 영부인 미셸 오바마도 여러 차례 집에서 요리해먹는 음식이 건강에 가장 좋다는 점을 강조해 왔습니다. 수많은 연구들이 이를 뒷받침한다는 말도 늘 빼놓지 않았죠. 그런데 최근 시카고에 있는 러시 대학교(Rush University) 예방의학과의 아펠란(Bradley Appelhans) 박사 연구팀은 이런 통념에 강력한 의문 부호를 제기하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미국에서도 주로 가족이 먹을 식사를 준비하는 건 여성들의 몫인데, 중년 여성의 경우 요리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낼수록 심장질환이나 당뇨로 이어질 수 있는 신진대사장애를 겪을 확률이 높아진다는 게 연구 결과의 골자입니다.
연구팀은 미국 여성의 건강 지표를 모은 데이터 가운데 42~52세 여성 2천여 명의 건강을 15년간 추적한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이들은 매년 한 차례씩 생활 습관과 건강 상태에 관한 설문지를 작성했는데, 연구팀은 이 가운데 신진대사장애를 겪고 있다고 분류할 수 있는 대상을 추렸습니다. 즉, 혈당 수치, 복부 비만, 혈중 지방 성분의 일종인 트라이글리세리드, 좋은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HDL 콜레스테롤 수치의 저하, 고혈압 등 건강에 적신호가 되는 분야 가운데 세 가지 이상 해당되는 이들을 신진대사장애를 겪는 것으로 분류한 뒤 이들의 생활습관을 분석했습니다. (전업주부 여부와 직업군, 그리고 폐경 여부 등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들은 통제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신진대사장애를 겪을 확률은 높아졌는데, 집에서 가족의 식사를 준비하는 시간이 긴 여성일수록 신진대사장애를 겪을 확률이 높아졌습니다. 건강 지표 가운데는 복부 비만을 제외한 모든 지표가 요리 시간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이 연구만으로는 왜 엄마들이 집에서 요리를 더 많이 할수록 신진대사장애를 겪는지를 밝힐 수 없습니다. 이 데이터는 특히 참가자들이 자발적으로 작성한 설문에 대한 답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어떤 요리를 주로 하는지는 전혀 알 수 없습니다. 사실 요리를 직접 하는지 여부와는 전혀 관계 없는 다른 요인이 있을 수도 있는 것이죠.
연구팀은 ‘엄마의 건강’ 뿐 아니라 ‘집밥’의 건강에 대해서도 의문을 던졌습니다. 많은 이들은 달고, 기름지고, 짠 가공식품이 미국인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큰 적이라고 비난하지만 아펠란 박사는 근래에 가공식품이라고 반드시 건강에 해로운 건 아니라는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제품이 많아졌다고 지적합니다. 예전에 비해 나트륨도 많이 줄였고, 패스트푸드는 물론 집에서 한 요리보다 오히려 건강에 더 좋은 가공식품도 생겨났다는 겁니다. 아펠란 박사는 집에서 해먹는 요리가 건강에 이로운 점도 수없이 많지만 ‘집밥’이 반드시 최고의 보약은 아니라며 “신선한 재료로 건강하게 요리(cooking healthfully)”하는 데 주안점을 두어야지 단순히 “무조건 집에서 해먹는 요리가 최고(just cooking frequently)”라고 주장하는 건 위험하다고 말했습니다. (N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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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한국같은 경우에는 외식음식들이 너무 짜고 달기도 하고 외국하고는 조금 다를지도, 저 같은 경우는 집밥을 챙겨먹기 시작하니깐 살이 빠지더라고요, 따로 운동을 하거나 덜먹는것도 아닌데...
하지만 어디서 먹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뭘 먹는지가 중요한건 사실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