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옮긴이: 이 글은 예일대학교 법학 대학원 교수 이언 아이레스(Ian Ayres)와 존 파비언 윗(John Fabian Witt)이 뉴욕타임즈에 기고한 글입니다.
역사학자들이 대통령을 평가할 때는 평가 가능한 다양한 항목을 들여다봅니다. 대통령학을 공부한 학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는 20개 이상의 항목에서 전직 대통령들을 평가했는데 이 기준은 가장 운이 좋았던 대통령(워싱턴)과 가장 상상력이 풍부했던 대통령(씨어도르 루즈벨트)에서부터 가장 똑똑한 대통령(제퍼슨)과 의회와 가장 관계가 좋았던 대통령(존슨)까지 다양합니다. 물론 역대 최고의 대통령이라는 항목도 있는데 이 자리는 현대적 설문조사가 시작된 1948년 이후 링컨 대통령과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이 늘 경쟁을 벌이고 있죠.
가장 레임덕(lame duck)을 적게 겪은 대통령 항목에서는 누가 1등을 차지할까요? 아마도 오바마 대통령이 강력한 후보일지도 모릅니다. 지난 11월 중간 선거는 사실 그의 레임덕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었지만 오히려 오바마 대통령은 이민 정책이나 기후변화 그리고 쿠바와의 관계 등에서 적극적인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레임덕이라는 개념의 시작은 18세기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영국 증권거래소의 중개인들은 거의 파산 직전인 브로커들을 일컫는 말로 레임덕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미국인들은 이 단어를 정치적 상황에 적용했습니다. 미국이 건국된 지 140년이 지난 시점에 선거에서 진 상원의원들과 하원의원들은 선거 이후 자리에서 물러나기까지 5개월가량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이들 의원 중 많은 수가 워싱턴 정가 사람들에게는 레임덕 통로라고 알려진 백악관에 모여서 대통령에게 정부 일자리를 부탁하고 있었습니다) 20번째 수정헌법이 새로운 의회의 시작을 3월에서 1월로 앞당기기 전인 1933년까지 각 의회의 두 번째 회기 역시 레임덕이라고 불렸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에서 레임덕 대통령을 만든 건 1951년에 통과된 22번째 수정헌법이 대통령 3선을 금지하면서부터였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1951년 이후 반대당이 의회 다수당을 차지하면서 남은 2년을 이들과 동거해야 하는 다섯 번째 대통령입니다. (나머지 네 명은 아이젠하워, 레이건, 클린턴, 조지 W. 부시 대통령입니다) 이 다섯 명의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2년 동안 상하원 모두가 반대당이 다수당을 장악하는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이 기간 동안 이룬 입법 성과는 미미했습니다. 레이건과 클린턴 대통령은 이 기간에 거의 아무런 일을 하지 못했죠. 하지만 최근 두 명의 대통령의 레임덕 기간에는 이상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오히려 대통령이 이 남은 2년간 더 많은 성과를 내는 것이죠. 부시 대통령의 마지막 2년은 그의 8년 임기 중 최고의 시간이었습니다. AIG에 대한 긴급 구제를 하면서 미국이 대공황으로 빠지는 것을 막았죠. 오바마 대통령은 대통령의 권한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데 부시 대통령보다 더 적극적입니다. 그는 처음으로 대통령이라는 자리에 있는 것이 편안해 보입니다.
오히려 자유로워 보이는 오바마 대통령이 어떤 일을 할까요? 첫째, 그는 다음 선거가 있다는 것을 인식할지 모릅니다. 레임덕 상황에서 다음 대통령이 자신과 같은 당 출신 후보가 선출된 경우는 레이건 대통령밖에 없었습니다. 자신이 속한 당에 피해를 주고 싶지 않은 대통령이라면 다음 대통령 선거 기간에는 유권자들에게 인기가 없는 정책은 피할 것입니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이 2016년 대선 캠페인이 시작되기 전에 그의 의제들을 펼쳐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둘째, 그는 다음 선거를 고려하지 않아도 되는 대통령이 시행해야 하는 정책을 생각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그는 드디어 관타나모 수용소를 없애는 정책을 펼 수 있을지 모릅니다. 또는 비폭력적 약물 사용으로 10년형 이상을 받고 수용되어 있는 5만 명의 수용자들을 감형해주는 정책을 펼 수도 있습니다. 이는 무척 인상적인 정책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만약 다음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가 당선된다면 오바마 대통령이 시행한 정책을 무효화 할 수 있을까요?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대통령이 시행한 행정조치(executive action)는 무효로 하기 어려운 새로운 계약의무나 새로운 권리를 만들어냅니다. 마지막으로 오바마 대통령은 1961년 고별사에서 군산복합체의 위험성에 대해서 경고한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사례를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것이며 마지막 결정권의 중요성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그가 내세운 표어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2008년 그를 당선시킨 것입니다 (Yes We Can). 오바마 대통령을 가장 레임덕을 덜 겪은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요? 그가 사용했던 표어를 이용해서 말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네 그는 할 수 있습니다 (Yes He Can). (NY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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