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세계

열심히 공부한 학생들이라면 좋은 대학에 입학하는 게 생각만큼 어렵지는 않아요

올 초에 하버드 대학은 올가을 입학한 신입생을 선발하는데 3만 5천 명이 지원했고 이 중 5.9%의 학생들을 선발했다고 밝혔습니다. 다음날, 스탠퍼드 대학은 지원자의 5.07%만이 합격을 했으며 이는 스탠퍼드 대학 역사상 가장 낮은 수치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통계는 명문 대학 입학과 관련된 미국 사회의 담론을 좌우합니다. 사람들은 헝거 게임과 같이 경쟁에서 살아남은 극소수의 학생만이 명문대학에 입학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인식은 틀렸습니다. 준비가 잘 된 학생들에게 좋은 대학을 입학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30년 전과 비교해봐도 더 어렵지 않습니다.

우선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한 한 자리대의 하버드와 스탠퍼드 대학의 입학률은 명문 대학 사이에서도 매우 드문 일입니다. 최근 대학 평가에서 14위를 차지한 워싱턴 대학 세인트루이스는 올해 지원자의 17%가 합격했습니다. 노트르담 대학은 21%, 웨즐리는 28%, 그리고 미시간 대학은 지원자의 32%가 합격을 했습니다. 여전히 이 숫자들이 높은 것은 아니지만, 이 숫자들 역시 준비가 잘 된 학생들이 대학을 들어가는 확률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지 못합니다. 학교들은 최대한 들어가기 어려운 명문 대학이라는 인상을 주기 위해서 합격이 가능한 모든 경우를 다 통합해서 합격률을 계산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대학들이 제시하는 합격률은 학생 한 명당 몇 개의 지원서를 냈는지를 고려하지 않습니다. 기술 덕분에 학생들은 여러 대학에 지원서를 내기 쉬워졌고 이는 지원자 자체가 증가하면서 입학률을 낮추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중요한 것은 어떤 특정한 하나의 엘리트 학교에 입학하는 것이 아니라 엘리트 대학 중 한 군데라도 합격하는 것입니다. 엘리트 대학의 교육 과정은 거의 비슷하고 또 한 대학에만 다닐 수 있기 때문에 명문 대학 중 한 군데만 합격하면 됩니다. 이것이 학생들이 입학 확률을 늘리려고 20개 이상의 지원서를 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명문 대학 입학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통계는 합격률이 아니라 적어도 하나 이상의 명문 대학에 합격한 성적이 좋은 학생의 비율입니다. 이 비율은 5% 혹은 20%처럼 낮지 않습니다. 실제로는 80%입니다. 즉, 공부를 잘하고 준비가 잘 된 학생 5명 중 4명은 적어도 하나의 엘리트 대학에 합격합니다. 이 숫자는 고등학생들의 대학 입학 지원을 돕는 사이트인 파치먼트(Parchment.com) 데이터에서 온 것입니다. 이들은 SAT 점수가 1,300점 이상인 학생들이 미국에서 가장 명성이 높은 113개 대학에 입학한 비율을 살폈습니다.

성적이 좋고 준비가 잘 된 학생이 명문대학에 100% 입학한 적은 없었다는 점을 생각해 봤을 때 80%는 명문 대학 입학이 언론에서 말하는 것처럼 그렇게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다음번에 대학 입학에 관한 엄청나게 낮은 입학률에 관한 기사를 읽는다면 당황하지 마세요. 열심히 공부했고 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받았고 SAT 점수도 좋다면 당신이 입학할 수 있는 좋은 대학이 있을 확률은 매우 높습니다. (NYT)

원문보기

arendt

Recent Posts

[뉴페@스프] 공격의 고삐 쥔 트럼프, TV 토론으로 승리 방정식 재현할까?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18 시간 ago

“‘기생충’처럼 무시당한 이들의 분노” vs “트럼프 지지자들, 책임 돌리지 말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브렛 스티븐스가 "진보 진영의 잘난 척"에 대한 반감이 트럼프에게 승리를 안겨다줄 수 있다는…

2 일 ago

[뉴페@스프] “‘진짜 노동자’의 절망, 내가 누구보다 잘 안다” 미국 대선의 진짜 승부처는 여기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3 일 ago

이번 대선은 50:50? “트럼프도, 해리스도 아닌 뜻밖의 변수는…”

미국 대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선거 결과는 여전히 예측하기 어려운 팽팽한 접전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특히…

5 일 ago

[뉴페@스프] 이야기꽃 피우다 뜨끔했던 친구의 말… “조금씩 내 삶이 달라졌다”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6 일 ago

[뉴페@스프] 스벅 주문법이 3천8백억 개? 창업자 호소까지 불러온 뜻밖의 악순환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1 주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