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6시 10분에 삐삐가 울린다는 건 뭔가 나쁜 일이 있다는 겁니다. 중환자실의 동료 트레이는 내게 응급실로 바로 오라는 문자를 보냈습니다. “오늘 아침 한 남자가 커먼웰스 가에서 넘어져서 머리를 다쳤어요.” 그에게 전화를 걸자 그는 말했습니다. “경막(subdural)이 꽤 커요. 신경외과에서는 이 환자가 가망이 없다고 생각하는군요.”
경막이란 전형적인 뇌출혈 증상의 하나인 경막 혈종의 준말입니다. 이 환자는 보도블록에 머리를 부딪혀 두개골에 있는 정맥이 터졌습니다.
응급실에 도착했을 때 나는 매우 여위고 왜소하며, 창백한 피부를 가지고 흰 머리 몇 가닥만을 가진 남자가 호흡기의 도움으로 겨우 숨을 내쉬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가 가진 운전면허증은 그의 이름이 마이크 카바나이며 그가 장기기증을 약속했다는 것이 쓰여 있었습니다. 머리에는 큰 상처가 있었고 침대 시트를 따라 핏자국은 얼어붙은 불길한 폭포처럼 드리워져 있었습니다.
환자의 삶과 죽음을 결정하는 것은 의사의 가장 중요한 일 중의 하나입니다. 이를 판단하지 못한다면, 어떤 일도 할 수 없게 됩니다.
이 환자는 무호흡 검사(Apnea test)를 받아야 합니다. 이를 통해 뇌간을 포함한 모든 뇌 기능이 정지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혹시나 당신이 호흡기를 떼어낼 일이 있다면, 그게 무호흡 검사를 위해서든, 사망선고를 내린 후이든 간에, 그 장면을 가족들은 보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간호사에게도 미리 경고를 해야 하구요. 많은 뇌사 환자들이 산소호흡기가 제거되었을 때 팔을 굽히고 손을 가슴으로 올리며 호흡기를 잡으려는 행동을 합니다. 이는 라자로 징후(Lazarus sign)이라 불립니다. 나는 이를 수 없이 많이 경험했지만, 여전히 이를 볼 때마다 소름이 끼치는 것을 느낍니다.
이 검사는 매우 중요합니다. 12세기의 의학자 모세스 마이모니데스는 환자가 숨을 쉬는지를 알기 위해 컵을 씌워 김이 서리는지를 보았습니다. 이를 통해 환자가 스스로 숨을 쉴 수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마이크 카바나의 폐에 100퍼센트의 산소를 집어넣어 그가 산소 호흡기 없이도 2분 동안 버틸 수 있도록 한 후, 호흡기를 껐습니다.
침묵. 나는 내 주머니 회중시계의 초침소리를 듣습니다. 트레이와 나는 마이크의 등이 조금씩 움직이는 것을 봅니다. 이것은 라자로 징후가 아닙니다. 뇌사자의 반응과는 다릅니다. 우리는 기다립니다. 나는 손을 그의 입에 가져다 대 봅니다. 나는 거의 느끼기 힘든 공기의 흐름을 느낍니다. 이것이 그의 숨일까요? 여기에는 확신이 필요합니다.
10분 뒤, 결론은 분명해졌습니다. 마이크 카바나는 무호흡 검사를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끝났어요.” 트레이는 장갑을 벗으며 말합니다.
“그래? 어떤 의미로 그가 죽었다고 하는 거지?”
“그는 죽었으니까요.”
“음, 뇌는 죽었을지 몰라도 다른 장기들은 살아있어. 이식이 가능해.”
“그것들은 장기일 뿐이에요. 장기는 몸에서 떨어져 나온 뒤에도 계속 살려놓을 수 있어요.”
“목에 난 상처는 림프절이 아물게 만들 거야.”
“그건 세포들일뿐이죠. 자동으로 반응하는 거에요. 피만 돈다면 자기 일을 하죠. 하지만 어떤 의미도 없죠.”
“하지만 마이크 카바나가 만약 임신했다면, 우리는 아이가 태어날 때까지 그를 살려둬야 하지. 그건 의미가 있잖아? 내 말은 우리가 단순히 죽음의 기계적 정의에만 신경 쓰고 있다는 거지. 생명을 무시하고 말이야. 비록 결론은 같다 하더라도, 생명이 무엇인지 확신한다고 우리가 편하게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거야. 나는 우리가 내리는 판단이 어떤 의미인지를 잘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 그의 두뇌는 죽었을지 모르지만, 나머지 신체는 살아있고 그건 의미가 있지. 나는 우리가 하는 일이 잘못되었다는 게 아니라 좀 더 주의해야 한다는 거지.”
트레이는 잠시 후 말을 이었습니다.
“우리가 그렇게 하고 있잖아요. 그렇지 않아요?”
“내 말을 안 듣는군.”
“그렇죠.”
트레이와 나는 내가 사망증명서에 사인하고 나면 벌어질 일을 매우 잘 알고 있습니다. 뇌사는 확실하고 모호하지 않은, 이 뇌는 절대로 살아날 수 없다는 뜻을 가진 결정입니다. 어떤 뛰어난 두 명의 신경외과의사라 하더라도 뇌사 환자에 대해 우리와 같은 결론을 내릴 겁니다. 이 뇌는 회복될 수 없으며 그건 돈이나 노력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말이지요.
문제는 죽음이라는 단어입니다. 이 단어는 ‘진단’이라는 단어처럼 중요한 주제를 묻어버립니다. 진단이라는 단어는 어떤 가능성을 내포한 단어인 반면, 뇌사는 진단이 아니라, 확실한 사실입니다. 진단은 오류의 가능성을, 곧 누군가 살아있는 상태에서 관으로 들어갈 가능성을 내포합니다. 뇌사에 있어서 그 가능성은 누군가가 검사에 있어 실수했을 때에만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실수를 하지 않았습니다.
“트레이, 기계적 정의를 가지는 것은 좋아. 만약 그런 정의가 없다면 언제까지고 기다려야 할지도 모르지. 그러나 우리는 뇌를 다루는 의사이고, 이런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해야 하는 사람이지. 우리가 아니면 누구도 그러지 않을 테니까.”
오즈의 마법사에서 토네이도가 집을 날려버린 후, 먼치킨랜드의 검시관은 현관에 걸린 동쪽의 사악한 마법사 에바노라의 유해를 조사합니다. 그는 시체를 자세히 살핀 후, 시장에게 다음과 같이 진지하게 보고합니다.
검시관으로서 나는 단언합니다. / As Coroner I must aver
나는 그녀를 면밀히 조사했습니다. / I thoroughly examined her
그녀는 그저 단순히 죽은 것이 아니라 / And she’s not only merely dead
진정 가장 분명하게 죽었습니다. / She’s really most sincerely dead
1981년의 대통령 자문위원회와 메사추세츠 주나 바티칸은 뇌사를 “단순한 죽음”으로 간주했습니다. 트레이도 여기에 만족했습니다. 하지만 나는 확신할 수 없군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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