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에게 형사법 상 죄를 물을 수 있는 최저 연령 기준선을 두도록 한 UN 협약을 비준하지 않은 나라는 현재 미국과 소말리아 단 두 곳입니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미성년자에게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하는 나라는 미국이 유일하죠. 미국 일부 주에서는 미성년자가 살인 혐의로 기소된 경우 즉시 성인으로서 재판을 받기도 합니다. 최근 미국에서 일어난 두 건의 미성년자 범죄로 인해, 미국에서는 미성년 범죄자를 어떻게 취급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재점화 되었습니다.
두 사건은 성격이 아주 다릅니다. 한 건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10세 소년이 90세 노인을 수 차례 때린 끝에 지팡이로 목을 눌러 죽음에 이르게 한 사건이고, 다른 한 쪽은 15세에서 17세 사이 고등학생들이 풋볼팀 신입생들에게 가혹한 신고식을 치르게 하다가 가중 성폭행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된 사건입니다. 미성년자 권익 보호 비영리 단체인 청소년 사법 센터(Juvenile Law Center)의 부소장 마샤 레빅은 두 사건 모두 미성년자가 법정에서 성인으로 재판받게 될 위험에 처해있다는 공통점과 함께, 소년사법체계 내에서 더 적절하게 처리될 수 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한 매체는 2005년 미성년자에게 사형 선고를 내릴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온 이후 이 부문에서 많은 변화가 있기는 했지만 여전히 10세 소년이 형사 재판을 통해 최소 25년형, 최대 조기 석방 가능성이 없는 종신형을 받을 수 있다며, 그런 판결이 나올 확률은 낮지만 그런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미국 사법 체계의 오점이라는 칼럼을 실었습니다. 레빅은 10세 소년이 성인들과 함께 구치소에 갇혀 있을 때 색칠놀이 책을 가지고 놀았다며, 법정에서 누가 누군지도 구분할 수 없는 아이를 어른과 같이 취급한다는 것은 터무니없고 비인간적인 처사라고 말합니다. 소년범에게는 발달 단계에 맞는 적절한 조치를 통해 재범 가능성을 낮추고 이후 가정과 지역 사회로 잘 복귀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이죠.
일부에서는 고교생 풋볼 선수들의 사건도 교화에 더 초점을 두는 소년사법체계 내에서 다루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주장합니다. 이들에게 역시 처벌보다는 도움과 지도가 필요하다는 것이죠. 그러나 이 사건으로 충격에 빠진 지역사회의 여론은 이들에게 우호적이지 않습니다. 여러 설문 조사에서 이들을 성인으로 취급해야 한다는 결과가 나왔죠. 무거운 벌을 내려 본보기를 세워야 앞으로 이런 종류의 범죄가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이야기도 많습니다. 미성년자의 뇌가 발달 중이라고는 해도, 살인은 나쁜 짓이라는 걸 누구나 아주 어린 나이부터 알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UC 어바인의 심리학 교수 엘리자베스 커프만은 미성년자를 성인 법정에서 재판하고 중한 벌을 내리는 것이 비생산적인 해결책이라고 말합니다. 성인 범죄자들과 시간을 보낸 미성년자가 업그레이드된 범죄자로 다시 태어난다는 것이죠. 미성년자도 옳은 일과 나쁜 짓을 구분할 줄 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렇다고 해도 옳은 쪽을 선택할 능력이나 충동 조절 능력도 성인에 비해 떨어진다고 말합니다. 또한 커프만 교수는 미성년 범죄자들이 끔찍한 괴물일 수 있는 동시에, 여전히 유연한 생물이라고 말하면서 1300명의 미성년 범죄자를 7년간 추적했더니 10%만이 재범을 저질렀다는 연구 결과를 언급합니다.
1990년대, 이른바 범죄와의 전쟁 시기를 보낸 미국에서는 길거리의 청소년들이 모두 미래의 범죄자라는 사고방식이 만연해있습니다. 그러나 미성년 범죄자를 보다 더 적절한 방식으로 다룰 수 있는 소년사법체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뉴욕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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