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바호 자치국의 차기 대통령이 되기 위해 나선 한 후보가 지난 몇 달 간 겪은 일은 나바호족이 겪고 있는 변화를 압축적으로 보여줍니다.
나바호 자치국의 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나바호족의 언어를 구사할 줄 알아야 합니다. 43세의 크리스 데신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1차 투표에서 결선에 진출할 수 있을만큼 표를 얻었지만, 이후 그가 나바호어를 잘 하지 못한다는 의혹이 제기되었고 소송이 잇따랐죠. 지난 주, 나바호 자치국 대법원은 2대 1로 데신의 후보 자격을 박탈한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투표 용지를 다시 찍기 위해 결선 투표는 연기되었죠. 그러나 목요일 자정이 조금 지난 시각, 나바호 자치국 의회는 대통령 언어 구사 능력에 대한 법의 개정안을 통과시키기에 이릅니다. 대통령이 나바호어를 구사해야 한다는 내용은 그대로 유지하되, 언어 능력은 대통령에게 표를 던지는 사람들이 판단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의회는 11대 10이라는 아슬아슬한 표차로 이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법원과 의회의 상반된 결정은 나바호 자치국 내에서도 주민들이 언어와 전통에 대해 서로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나바호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대표자가 선출되면 나바호 부족의 정체성이 흐려진다고 우려하는 주민들도 있지만, 나바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지 못하는 주민들은 자신들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다고 느끼는 것입니다.
나바호족의 나바호어 구사 능력은 실제로 점점 떨어지고 있습니다. 1968년에는 초등학교 1학년생의 90%가 나바호어를 유창하게 구사했으나, 2007년에는 이 수치가 30%까지 떨어졌죠. 나바호 자치국은 로제타스톤과 합작 프로젝트를 진행하는가 하면, 영화 <스타워즈>를 나바호어로 번역하는 등, 사라져가는 언어를 보존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현 대통령이 법안에 서명하면, 데신은 11월 4일 치러질 결선 투표에 나설 수 있게 됩니다. 데신은 나바호족 고유의 전통과 문화, 언어가 자치의 명분이자 소중한 가치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자격과 능력을 갖춘 인물이라면 누구나 자치국에 봉사할 권리가 있다며 자신이 준비된 후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N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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